도올의 강의 '차이나는 도올'을 몇번 재밌게 봤고, 그의 새 책 <도올, 시진핑을 말한다>를 한 번 봐야지하고, 보관함에만 계속 올려놓고 있었다. 그동안 현대 중국사를 다루는 책이 2권 생겨 빠르게 한번 씩 보았다.

 

 

 

 

 

 

 

 

 

 

 

 

 

 

 

스펜스의 책은 현대 중국을 찾기 위해서는 청나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놓고, 만주족이 명나라를 접수하기 시작하는 때부터, 특히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3대 130년간에 걸친 통치기가 특히 청나라와 근대중국의 운명을 좌우했다고 주장한다. 여러 타당한 주장과 증거를 제시하며 중국공산당 집권까지 계속 이어진다.

보겔의 책은, 주제가 정치적인 영역인 것을 감안해도, 등소평의 정치적 활약을 너무 중심에 놓고 집중적으로 700페이지 넘는 책의 많은 부분을 채웠기 때문에, 등소평이란 사람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분량은 적은 모택동에 대한 인물 묘사가 더 실감났다. 그리고 아무리 평전이지만 너무 다큐멘터리 느낌이 강해서, 지루한 감이 있었다. 보겔의 이 책을 읽은면서, 내내 중국저자의 고대시대, 중세시대 인물(진시황제, 당태종...)에 대한 평전과 대비되면서, 참 세상은 공평하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중국저자의 평전들은 그 인물에 대한 거의 완벽한 문헌조사를 기반으로 하는 것 같다. 문헌에 담긴 내용을 잘 정리해서 평전을 쓴다. 어떤 면에서는 문헌으로 보는 그 인물에 대한 '고증학'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그게 다다. 인류학이랄까 그런 측면에 대한 접근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반면 스펜스의 책이 좀 덜하기는 하지만, 보겔의 책은 중국인들이 스스로 이해하는 방식으로 보는 등소평에 대한 접근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등소평이나 중국인들을 움직이게 하는 중국문화의 방식 같은 것에 대한 이해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저자와 다른 방식으로 지루함이 있다.

풍문으로 듣기에는, 도울의 책이 이런 서양인들의 현대중국에 대한 이해를 뛰어넘는 방식으로 시진핑을 잘 전달하고 있다는데, 과연 그럴지 읽어 볼 일이다. '차이나는 도올'을 흥미롭고 인상깊게 즐겼다. 인간 중국인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확인했던 거 같았고, 시진핑과 현대 중국에 대한 충분한 워밍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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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다른 물리적 의미 혹은 해석 은 낯설고 복잡한 물리 교과과정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소중한 방향타다. 그렇지만, 요즘은 이 물리적 의미의 상당 부분이 counting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셀 수 있도록' 물리적 형식과 내용을 조성한 후에는 말그대로  해당 물리량을 세는 것이 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꾸로 말하면 셀 수 있도록 자기 나름대로 소화할 수 있으면 어느 선은 물리 내용을 소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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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어를 좀 현실감있고, 실제처럼 접할 수 있는 법이 광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뭐, 어떤 부류의 책이든 그 문화의 작은 부분을 보여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많이 느끼지만, 특히 독서를 언어를 접하는 경우 더 그렇다. 어쨋든 광고라는 말로 연상되는 풍부한 현장감은 잠시 그런 한계를 잊게 해주었고, 외대에서 나온 책 한권을 구입하게 만들었다. <광고로 배우는 미국영어 미국문화>다.

 

 

 

 

 

 

 

 

 

 

 

 

 

 

 

서문까지는 바랐던 대로였다. 포부도 당당하게 광고가 가진 언어공부에 적합한 가능성을 역설하고 있었다. 본문으로 들어가면서, 점차 이건 아닌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바는 50년대부터 최근까지 중요한 광고와 상품, cm송 같은 것으로 오랜기간 혹은 오늘날까지 영향을 끼치는 광고의 역사 같은 것을 바랐는데, 저자는 토익 지문 같은, 광고 지문을 가져와 문장별로 해석해주는데 그치고 있다. 55개 소재로 나눠 그런 식이다. 각 소재 맨 처음을 현지 사정을 설명해는게 고작이고, 약간은 엄선된 듯한 토익 지문을 한 소재당 한 본문을 할당해 몇몇 문장을 해석한다. 하도 황당해서 찾고자 하는 류의 책은 없나 검색해보니 tachen 출판사의 책들이 떳다.

 

 

 

 

 

 

 

 

 

 

 

 

 

 

 

 

 

 

 

 

 

 

 

 

 

 

그리고 미국인들 소비 생활에 관한 책 한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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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 초반만 하더라도 깊이 있는 번역 안내 책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편이었고, 그나마 있는 번역이론 책은 너무 딱딱하거나 그마저도 번역에 문제가 있는 번역책인 경우가 많았고, 실제 활용이나 번역연습에 초점을 맞춘 책들은 저자가 겪은 영어권 문화를 소개하는 수준의 신변잡기 느낌의 책들이 많았다. 안정효 선생님 같은 몇몇 분들이 체계적인 틀을 제시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정도였다.

요근래는 확실히 어느 수준이상의 번역안내책들이 여기저기 눈에 치일 정도로 많아지고 풍부해진 것 같다. 영어입력이 어느 정도 일상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결과로 보인다.

한 십년 전에 영문 논증 글쓰기와 영문 학술적 글쓰기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참여했던 한 분이 현역 번역가였다. 그 십년 동안 계속 번역 작업하면서, 번역강의하고, 번역안내 책까지 출판했다. 그때 수강했던 글쓰기 강의에는, 미국에서 유학하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영문 글쓰기의 성과를 반영한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러면서 그 위력에 엄청나게 감탄했던 내용들이 수도 없이 많았는데, 이 번역안내서에는 그 영문 글쓰기가 한글로 번역할 때는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 적용을 위해 겪었을 저자의 수고--수많은 번역이론서, 영어 언어학, 국어 언어학 책들을 뒤져가며, 실제 번역작업과 번역강의를 하면서, 알맞는 설명을 찾아가는 과정--가 눈에 선하며,  당연하면서도 내심 다행으로, 그 결과물은 꽤 괜찮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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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잠시 <신학정치론>을 펼친 적이 있었는데, 중점적으로 할애한 유대종교나 구약에 관한 비평에 거리감이 느껴져, 혼자서 보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작인 <에티카>도 '신에 대하여'가 첫장을 이루며 시작한다.

마침 구약에 관한 개론서 존 콜린스 <히브리 성서개론>가 생겨서 들여다보며, 스피노자의 성서 이해와 현대 성서 연구 간, 일종의 서로 자기 자리를 확보하는 방식에 대한 정당성 같은 것을 적당한 거리와 견제를 두면서 볼 수 있을 거 같다. 비록 스피노자에게는 불공평하겠지만.

<에티카> 읽기에 대한 책도 있는 거 같고, 스티븐 내들러 <에티카를 읽는다 >는 과학이나 수학 논문 같은 에타카의 형식에 대한 얘기로 시작하는데, 조금 조심스럽게 글을 써내려가, 읽는 재미가 심심했다. 오히려 penguin판 <ethics>의 소개글에 스피노자의 심신에 관한 관점을 뚜렷이 가리켜, 그의 글을 그 관점에 맞춰 봤을 때 훨씬 구체적인 이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정치학은,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볼 때 느꼈던, 바라는 정치적 위치를 위하여, 고안한 듯한 참신한 개념과 논리가 연상되었고, 마치 정교한 공학같은 느낌이 든 적도 꽤 있었다.

 

 

 

 

 

 

 

 

 

 

 

 

 

 

 

 

 

 

 

 

 

 

 

 

 

 

 

 

구약을 신봉하는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의 자유를 확보하려는 노력의 과정이라고 생각이 든다. 좀 더 큰 그림 속에서 오늘날 용어와 개념으로 그가 한 작업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한 것일까 하는, 누군가의 말대로, representation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헤겔의 <(소)논리학>을 보면서 느꼈던 점인데, 경험론이나 합리론이 딱딱한 형식의 사유방식이 아니고, 어떤 의식과정에 대한 생생한 증거로도 읽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아직 그쪽 책들을 접하지 못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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