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초반만 하더라도 깊이 있는 번역 안내 책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편이었고, 그나마 있는 번역이론 책은 너무 딱딱하거나 그마저도 번역에 문제가 있는 번역책인 경우가 많았고, 실제 활용이나 번역연습에 초점을 맞춘 책들은 저자가 겪은 영어권 문화를 소개하는 수준의 신변잡기 느낌의 책들이 많았다. 안정효 선생님 같은 몇몇 분들이 체계적인 틀을 제시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정도였다.

요근래는 확실히 어느 수준이상의 번역안내책들이 여기저기 눈에 치일 정도로 많아지고 풍부해진 것 같다. 영어입력이 어느 정도 일상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결과로 보인다.

한 십년 전에 영문 논증 글쓰기와 영문 학술적 글쓰기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때 참여했던 한 분이 현역 번역가였다. 그 십년 동안 계속 번역 작업하면서, 번역강의하고, 번역안내 책까지 출판했다. 그때 수강했던 글쓰기 강의에는, 미국에서 유학하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영문 글쓰기의 성과를 반영한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러면서 그 위력에 엄청나게 감탄했던 내용들이 수도 없이 많았는데, 이 번역안내서에는 그 영문 글쓰기가 한글로 번역할 때는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 적용을 위해 겪었을 저자의 수고--수많은 번역이론서, 영어 언어학, 국어 언어학 책들을 뒤져가며, 실제 번역작업과 번역강의를 하면서, 알맞는 설명을 찾아가는 과정--가 눈에 선하며,  당연하면서도 내심 다행으로, 그 결과물은 꽤 괜찮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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