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때 우리가 보는 것들
피터 멘델선드 지음, 김진원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책의 제목이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실제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어떤 일들이 우리의 머리와 마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책을 본다는 말은 어떤 뜻일까? 우리는 뭘 보고 있는 걸까? 흰 종이 위에 인쇄된 검은 잉크의 자취를 추상화를 보듯 쳐다본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실제로 우리가 상상하는 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펼쳐지는 상()’이라고 말한다(29). 여기에는 우리의 경험이 깊이 개입되어 있어서, 이를 재료로 사용해 책 속에 담긴 정보를 자신만의 으로 그려낸다.

      물론 이 상은 실제와 같지 않다. 사실 실제라는 개념도 애매하다. 어떤 것이 실제라는 것인가. 작가가 글을 쓸 때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던 상? 아니면 그것이 책으로 표현된 상? 결국 글을 쓰는 사람도, 그것을 읽는 사람도 나름의 방식과 재료를 가지고 창조적으로 새로운 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파고 들어가야 하나 싶을 정도로, 약간은 지루한 탐구를 계속한 끝에, 저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작가는 글을 쓸 때 환원하고 독자는 책을 읽을 때 환원한다.

이야기를 상상하는 건 결국 환원하는 과정이다.

환원한 빈자리에 우리는 의미를 새로 채운다.

 

 

 

 

2. 감상평 。。。。。。。

     흥미로운 구성과 내용의 책이었다. 사실 내용 자체는 그렇게 엄청난 것을 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접근 방식과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아주 인상적이다.

     수없이 책을 읽으면서도 우리가 정말로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책 속에 인용된 수많은 명사들의 말들을 보면, 적지 않은 사람이 이와 관련된 생각을 해본 것 같긴 하지만, 이 책만큼 하나의 책을 그 주제에 쏟아 부은 경우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는 마치 독자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듯, 책을 읽을 때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하나 풀어서 쓰기 시작한다.

     여기에 이 책의 특별함을 더해주는 것은 저자의 이력을 십분 발휘한, 각종 이미지, 삽화들이다. 매우 직관적으로 디자인된 이미지들은, 실제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들을 그대로 즉석해서 그려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종종 그 그림을 보면서 피식피식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재미있는 시도이지만, 그저 재미있다고만 여기고 넘어갈 내용은 또 아닌 것 같다. 책은 우리가 너무나 쉽게, 아니 거의 100% 오독을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니까.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란 건 거의 불가능한 걸지도.

 

     ​하지만 또 그렇게 암담하게 여길 것 까지는 아니다. 책과 독자의 관계와는 달리, 실제 인간들 사이에는 대화가 가능하고, 이것을 통해 서로 다르게 형성한 을 조금씩 맞춰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 접근에도 분명 흥미를 느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