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 이야기 IVP 모던 클래식스 14
엘리자베스 오코너 지음, 전의우 옮김 / IVP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세이비어 교회 사역에 비교적 초기부터 참여해 온 저자가, 세이비어 교회의 사역에 대해 설명하는 책을 냈다. 우리나라에는 2016년에 번역되어 나왔지만, 책 자체가 나온 지는 아주 오래 되었다.(1968) 세이비어 교회가 창립된 것이 1947년이고, 저자가 세이비어 교회를 방문한 것이 1952년이니, 말 그대로 내부자의 시각으로 교회의 사역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주인공.

 

     ​책은 크게 두 부분(1~3, 4~10)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반부는 세이비어 교회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인 내적 여정에 관한 설명이고, 후반부는 그와 대비되는 외적 여정, 즉 세이비어 교회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역들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진행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2. 감상평 。。。。。。。

     흔히 세이비어 교회 하면 우선 150여 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교회가 감당하고 있다고 하기엔 너무나 활발한 사역에 놀라게 된다. 이 책의 후반부에 그 일부 사역들이 설명되고 있는데, 기금을 모아 낡은 주택을 구입해 수리한 후 집이 없는 저소득층에게 나누어주는 사역(복구지원팀),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포터스하우스), 빈민가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역(언약 공동체), 주니어 빌리지(시에서 운영하는 아동복지시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아이사랑선교회 등등.

     하지만 저자는 책의 시작을 오히려 세이비어 교회가 어떻게 교인들로 하여금 믿음을 드러내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지, 즉 내적 여정을 설명하는 데 책의 첫 머리를 할애한다. 책 속의 한 구절을 인용하자면 도시를 바꿀 계획은 있으나 정작 자신을 바꿀 계획은 없는 사회 개혁가들과 공동체 지도자들은, 경건하다지만 세속에 물든 자들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구조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확실히 이런 구조는 옳다.

 

 

     ​세이비어 교회에 관한 이야기는 이 번 책이 두 번째다. 10년 전 쯤 우리나라 저자가 쓴 책(유기성, 미국을 움직이는 작은 공동체, 세이비어교회)이 한 권 더 있었다. 세이비어 교회의 사역에 관한 소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두 책이 비슷하지만, 유기성의 책이 사역 자체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그리고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간 문장들 때문에 좀 읽기에 불편했다면), 이 책의 경우는 각각의 사역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내부적인 논의와 고민들이 있었는지를 담아내는 데 더 힘을 쓰고 있다.(확실히 내부자만의 시각이다.) 또 한 가지 차이는 이 책이 좀 더 일찍 쓰여서, 소개되고 있는 사역의 종류가 좀 덜 다양하다는 점.(그 후에도 점점 이 작은 교회의 사역은 늘어갔다는 말) 목적에 따라 적당히 골라 읽으면 될 것 같다.

     책 말미에 세이비어 교회 관계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열었던 한 세미나에서 있었던 일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여러 사람들이 집중했던 것은 그 교회가 하고 있는 그 많은 사역들에 들어갈 재원을 어떻게 충당되고 있는지 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담당자는 그런 질문을 매우 불쾌하게 여겼다고. 중요한 문제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이지, 무슨 돈으로 해야 하는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각 교단별로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당 건물을 여러 개 갖고 있다는 한국 교회의 의식수준을 보여주는 장명인 듯해서 부끄러웠다.

 

     ​그와는 반대로 이 책 전반에 걸쳐 참된 교회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여러 노력들이 보여서 뿌듯했다. 책 안에 이런 예측이 들어 있다.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교회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게 될 것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을 넘어 그들이 고통 받는 그 자리에 있게 될 것이라는. 물론 여기에서 ‘20년 후, 책이 쓰였던 당시부터니까 지금은 거의 50년이 지났다. 우리의 교회는 과연 사람들이 고통 받는 그 자리에 있는 걸까.

 

 

     ​다만 아쉬운 걸 꼽자면, 문체나 구조가 깔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책 초반부에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하다가 갑자기 끝나버리는 감도 있고. 뭐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있지만, 이 책 자체가 잘 쓰였다고 말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책에 대한 평가는, 책 자체의 작품적 완결성보다는, 책에서 다루고 있는 세이비어 교회의 사역의 덕을 더 많이 입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