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나인가? - 출생순서에 숨겨진 인간심리
케빈 리먼 지음, 신소영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저자는 어떤 사람이 가족 내에서 몇 번째로 태어났는가 하는 사실, 즉 출생순서가 그 사람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첫째나 외동, 중간 아이, 그리고 막내라는 순서에 따라 성격에 특정한 유형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테면, 첫째의 경우 상당수가 완벽주의적 성격을 타고 났으며, 중간 아이는 중재자의 특성을, 막내는 자유분방하다는 식.

     물론 이 유형들은 꼭 한 가지 성격으로 발현되는 것은 아닌데, 완벽주의자의 경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 내는 경우도 있지만, 일명 좌절한 완벽주의의 경우는 반대로 어떤 것도 끝까지 해 내지 못하기도 한다. 출생순서란 단순히 태어난 순서에 따라 절대적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형제 사이가 몇 살 터울인지, 손위나 손아래의 형제자매의 성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역할 전환이 일어나기도 한다.

     3부에서는 이런 출생순서에 관한 이론이 비즈니스와 결혼생활, 그리고 생활습관(라이프스타일)에서 어떤 식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가에 관해 설명하고, 마지막 4부에서는 출생순서에 따른 자녀 양육에 관한 팁을 제시해준다.

 

 

2. 감상평 。。。。。。。

     책 뒷표지에 써 있는 문구는 이 책에 대한 정확한 평가였다. ‘출생순서론은 유용하면서도 일리 있는 이론이다라는 것. 유용하다(useful)라는 말은 쓸모가 있다는 뜻이다. 어떤 것이 쓸모가 있다는 건, 그것이 반드시 모든 곳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와는 약간 다르다. 어떤 부분에서는, 또 어떤 상황에서는 쓸 수 있겠다는 뜻이니, 홍보문구 치고는 상당히 겸손한(?) 표현이다. 여기에 일리가 있다말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말이다. 항상 맞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그렇기도 하다는.

     이 책이 딱 그렇다. 출생순서론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붙이긴 했으나, 사실 우리들이 일상 속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는 성격 유형에 관한 설명이 아닌가. 첫째들의 특성과 막내들의 특성은 확실히 다르다. 저자는 이런 경험적인 사실들을 모아서 종합하고 분류했으니, 당연히 유용하고 일리가 있는 책이 될 수밖에. 물론 사람이라는 게 반드시 어떤 이론에 따라 분류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니, 이 책에서 절대적으로 옳은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현명한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첫째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첫째에 관한 설명이 눈에 더 잘 들어왔다. 책임을 지고, 완벽한 일처리를 위해 여러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고, 모든 것을 통제 아래 두고 싶어 하고, 야망이 있고, 성공을 위해 나서고 하는 설명들은 제법 맞는 것 같기도.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런 강점들이 동시에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 책임을 지려는 특성은 자신에게 의지하려는 사람에게 고압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나올 수도 있고, 완벽한 일처리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비판하는 모습도 있다. 당연히 자신과 동료에게 지나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심리학이라는 게 이런 유용한 면이 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는. 이 유용한 부분을 잘 가져다 사용하면 여러 모로 삶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거고, ‘이거 틀리잖아하면서 맞지 않는 것만 찾으려 하면 별 소득이 없을 수도 있는 분야. 하지만 이 책은 충분히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아닐까 싶다.

 

     아, 책 속에 아주 흥미로운 구절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200)

 

      “일부 지배자들은 책상을 주먹으로 치거나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는 괴성을 내기까지 한다. 반면 다른 유형의 지배자들은 조용히 움직이는데, 겉으로는 상냥하고 다정해 보여도 이들의 내면에는 분노의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기 십상이다. 지배적인 어머니는 모두를 걱정함으로써 가족 위에 군림하고 지배적인 아버지는 침묵을 지키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모두를 억압한다. 다른 가족들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기에 더욱 두려워하며 아버지의 주위에서 살얼음판을 걷듯이 조용조용히 움직이다.”

 

      이거 왠지 우리가 잘 아는 어떤 첫째 출신의 지배자를 꼭 닮은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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