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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말을 걸다 - 외롭고 서툴고 고단한
신현림.신동환 지음 / MY(흐름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시인인 작가가 아버지라는 주제에 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써 내려 간다.
주요
소재는 작가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전
국회의원 신하철씨다)이지만,
주변의
선후배,
혹은
어디선가 전해들은 이야기 속 아버지에 관한 내용도 일부 담겨 있다.
여기에
작가의 남동생인 정신과 의사 신동환의 칼럼이 각 챕터 말미에 네 편 실려 있다.
2.
감상평
。。。。。。。
크게 네 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의식하면서 읽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작가가 아버지와 함께 하며 겪은 일화가 담긴 이야기,
그리고
아버지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야기 등 비슷한 콘셉트라,
챕터가
나뉘어 있긴 하지만 크게 다르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역시 자연스럽게 부모님에 관한 생각이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장 후회가 되었던 건,
내가
아버지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말
그대로 아버지에 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는 거의 알지 못했다.
집에서 그다지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도 아니셨다.
어린
시절에는 공장을 운영하시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가계셨고,
사업이
망한 뒤로 몇 년은 집에 들어오지 못하셨다.
돌아오신
뒤에는 말수가 더욱 줄어드셨고(아마도
깊은 좌절감이 더 그렇게 만들었으리라 짐작될 뿐),
이런저런
일에 손을 대셨지만 제대로 된 소득이 없으셨고,
마지막
몇 년은 병원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셨다.
우리 아버지는 많이 배우신 분도 아니었고,
책을
읽으시는 분도 아니었다.
어렸을
때는 그래도 아버지는 다 아시는 것처럼 생각했었지만,
좀
더 자라면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점점 묻는 횟수나 빈도도 줄어갔다.
그런데
그게 참 후회가 된다.
무슨
새로운 정보나 지식이 아니라도,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는 얼마든지 물을 수 있었을 텐데,
아버지의
어린 시절,
아버지의
꿈,
아버지가
살아오셨던 이야기에 대해 나는 거의 아는 게 없었다.
책 속에 소파가 가장 편하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집에
들어와도 아무도 그에게 말을 걸지 않고,
그저
의례적인 대화들만 오고갈 뿐.
집
안 어디에도 아버지의 자리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냉장고 속 주전부리를 챙겨 소파에 비스듬히 눕는 아버지.
그는
소파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가족들은
정말로 소파가 편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어디 다른 곳에 몸을 누일 자리가 없어서 그런 건지 묻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난
이 이야기를 읽으며 굉장히 슬펐다.
어쩌면
내 아버지도 집 안 어디에도 누울 자리가 없으셨던 건 아닐까.
책의 마지막 칼럼은 우리가 좋은 아버지가 되자는 내용이다.
어쩌면
나처럼 아버지와 더 이상 좋은 추억이나 기억을 만들 수 없어 좌절하는 사람들을 위한 내용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또
다른 아들에겐 이런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아버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일단 누군가의 남편이 되어야 아버지도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가끔은 이런 책도 한 번씩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지나치게
호들갑스럽지도 않고 편안하게 읽히는 글이 보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