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S. 루이스와 함께한 하루
로버트 벨라르드 지음, 박상은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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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어느 평범한 날, 큰 병으로 입원해 있는 톰에게 중년의 노신사가 나타난다. 톰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을 거는 그는 다름 아닌 C. S. 루이스였다! 루이스는 병실에 있는 벽장 문을 열고 자신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톰에게 제안한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여행.

     ​벽장을 거쳐 도착한 곳은, 루이스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저택인 리틀 리. 그렇게 두 사람은 루이스의 생애의 주요 지점들이후의 여행지는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참호 속, 옥스퍼드 모들린 컬리지, BBC 라디오 방송국, 루이스가 친구들과 자주 다니던 펍(Pub), 루이스 생애의 후반부에 머물던 저택, 조이가 입원했던 병실 등이다을 다니며 대화를 시작한다.

     ​완고한 무신론자(정확히는 도적적 유물론자)인 톰과 루이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유신논증으로 이어지지만, 두 사람의 대화가 꼭 그것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고통과 슬픔, 사랑(우정), 그리고 상상력의 세계까지, 루이스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주제가 대화를 통해 실타래 풀리듯 자연스럽게 풀려나온다.

 

 

2. 감상평 。。。。。。。

     루이스의 작품세계와 그의 사상, 생애를 설명하는 책들은 이미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만 해도 충분히 여러 권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또 한 권의 책을 더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 책은 한 가지 측면에서 다른 책들과는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루이스의 입을 통해 직접 자신의 사상과 생애를 대화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

     물론 얼마 전에 읽었던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C. S. 루이스와 점심을 먹는다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그 책의 감상평에도 썼듯이, “점심을 먹는다면에는 루이스 자신의 생각보다는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요약과 평가가 좀 더 두드러진 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루이스 책에서 직접 가져온 문장들을 사용해, 좀 더 루이스다운 대화를 재구성해냈다. 여기에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사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루이스의 생애까지 녹여냈으니 나름 의의가 있는 책.

     때문에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곧 썩 괜찮은 루이스 입문서가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역시 인용과 정리를 쉬우나 루이스처럼 구성하는 것은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컨대 톰이 고수하고 있는 완고한 유물론의 한계에 대해 작품 속 루이스는 끊임없이 같은 논리를 반복하기만 한다. 고집스러운 노인의 이미지랄까. 실제 루이스라면 어떻게 했을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렇게 논리적 발전 없이 그 자리에 머물기만 했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이미 완성된 작품들 안에서 대화를 재구성해내야 한다는 작가의 고민은 이해하지만, 이건 구성의 문제.

 

 

     하지만 이제까지 읽어봤던 비슷한 유형의 책들 가운데, 가장 덜 딱딱하면서도 흥미롭게 쓰인 책이다. “순전한 기독교”, “고통의 문제”, “헤아려본 슬픔”, “네 가지 사랑”, “기적”, “나니아 연대기”, “그 가공할 힘등 주요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데 적절한 책이다. 좋은 루이스 초보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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