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학 (축약본)
헨리 조지 지음, 린디 데이비스 축약, 김윤상 옮김 / 아름다운땅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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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저자는 정치경제학이란 인위적으로 구성된(임의적인) 것이 아니라, 마치 자연처럼 원래 있었던 어떤 경제적 원리(자연법)를 정리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논리에 따르면 경제학적 원리들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더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은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전제 아래 경제학의 기본 원리들에 관한 통속적인 이해를 비판한다. 예를 들어 자본을 부와 동일시하는 행태는 문제가 있으며 사실 자본은 부의 한 형태, 일부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생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토지와 노동이라는 것, 또 분배는 생산과 구별되는 별도의 요소가 아니라 생산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구조에 있어서 토지와 노동의 가치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부의 한 형태/일부일 뿐인 자본(자본가)이 생산에서 얻는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는 인위적인 것으로, 때문에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2. 감상평    

 

     부(富)란 본질적으로 토지에 노동을 투입한 결과로 얻는 것이라는 통찰이 인상적이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분명해서 누구도 쉽게 이의를 달 수 없는 명제다. 토지는 공기나 물처럼 처음부터 주어진 것으로 모든 생산의 기본을 이루는 요소고, 여기에 노동을 더할 때 생산물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생산해 낸 생산물은 실제로 노동을 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다.

 

     하지만 오늘날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은 이와 많이 다른데, 실제로는 생산의 결과물의 일종으로 그 자체로는 아무 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자본(가)이 생산물의 상당부분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토지가 특정인에게 독점적으로 소유되고 있는, 즉 토지소유구조의 문제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흐름을 망가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부동산투기는 여기에서 직접적으로 파생되는 문제 중 하나일 뿐이고, 지나치게 높은 지대(地代)의 문제는 단지 농업이나 임업과 같은 1차 산업만이 아니라 경제 생태계 안의 다른 제조업들에도 심각한 어려움을 가져오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역시나 토지소유구조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한데,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소위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은 채 복잡하고 어려운 용어들로 현실의 문제를 가린 채 변죽만 울려대고 있으니..

 

     축약본이고, 또 100년 전에 쓴 책이다 보니 좀 예스러운 글투가 보이기도 해서 책 전체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기엔 제한되는 점도 좀 있었지만,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에 대한 단순하고 명쾌한 저자의 진단에서 탁월함을 느끼기에는 어렵지 않다. 읽어볼 만한 책.

 

 

     참, 책을 서둘러 만들었는지, 곳곳에 수정해야 할 부분을 가리키는 화살표와 수정 이전의 원고가 그대로 찍혀 나와 있다. 좀 더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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