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미래 - 예수의 시대에서 미래의 종교를 보다
하비 콕스 지음, 김창락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1. 요약 。。。。。。。       

 

     대표적인 자유주의 신학자인 저자가 예상하는 기독교(를 비롯한 여타 종교들, 하지만 역시나 주된 초점은 기독교 쪽에 맞춰져 있다)의 미래. 저자는 교회가 약 3세기 까지의 순수한 신앙의 시대를 거치고 로마 제국과 결합하면서 신조들이 더 중요한 믿음(저자는 믿음과 신앙을 구분하려고 애쓴다)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교회사적 이해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이런 표준화된 제의와 신조들, 성직자들에 의한 체계회가 교회의 본래 모습을 해쳤으며 결과적으로 영향력이 줄어들게 된 주된 원인이 되었다는 것.

 

     저자는 남반구와 제3세계를 중심으로 다시 활발하게 부흥하고 있는 오순절계통의 기독교에 주목하면서, 그들에게서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볼 수 있는 신앙 중심의 삶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록 그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될지 아주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성령의 시대’의 주도적 역할을 감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기대한다.

 

 

 

2. 감상평 。。。。。。。     

 

     믿음과 신앙의 구분, 예수에 대한 신앙과 예수의 신앙의 차이를 강조하는 언설들, 신조를 비본질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형태 등 자유주의 기독교 신학자들이 전형적인 모습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책이다. 뭐 하긴 요즘의 자유주의자들이 읽었던 책들이 다 하비 콕스 같은 분들이 쓴 것들이었을 테니까.

 

 

     과연 믿음과 신앙이 구분될 수 있는 것인지, 예수의 자의식에 관한 자유주의적 주장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결코 쉽지 않으며, 사실 누구도 정확하게 말할 수 없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의 의견이 너무나 당연해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치부하고 내용을 진행해 나간다. 이를 위해 종종 사실관계의 오류까지도 범하면서.(책 속 옮긴이 주에서도 이런 오류들을 몇 군데에서 지적하고 있다.)

 

     결국 미래를 예상하는 것은 철저하게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기반 할 수밖에 없는데, 때문에 어떤 역사관을 갖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자유주의에 속한 어떤 분들은 과거에 대해 대단히 단순하고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곤 하는데, 초기 교회 공동체에는 거의 아무 것도 없었고, 그저 예수에 대한 매우 간단하고 분명한 믿음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면 이후의 모든 역사는 그저 원래의 순수하고 순결한 천에 먹물을 튀긴 오염의 역사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만다.

 

     물론 역사 속 교회가 교권화되고, 성속 이원론을 받아들여 신자들의 현실 인식에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과연 초기 기독교인들은 그토록 단순하고 특별할 것 없는 메시지를 무슨 수로 목숨을 걸기까지 하며 믿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이후 교회가 그렇게 많은 문제만 발생시켰음에도 왜 사람들은 (다른 수많은 제도와 신앙들과는 달리) 큰 규모의 거부를 하지 않았는지는 이런 역사적 전제를 가지고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자연히 종교의 미래에 관한 저자의 예측 또한 쉽게 수용하기 어려워진다. 저자가 말하는 ‘성령의 시대’는 거의 정의나 한정지을 수 없는, 지나치게 넓은 폭을 가지고 있기에 솔직히 말하면 예측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물론 비판자들의 비난 속에도 옳은 지적들이 있으니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다양한 교회 내 문제들과 과오들은 곱씹어 들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말로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불리기를 원한다면, 초기 예수와 그 주변 사람들이 기대하고 바랐던 것들을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계속 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타당한 선지자적 외침이다.(89) 하지만 근본주의에 대한 지나치게 단순화된 견해와 자의적인 기준은 보완되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론, 교회의 미래에 관한 좀 더 실제에 가까운 분석과 예측을 얻고 싶다면 필립 젠킨스의 ‘신의 미래’라는 책이 좀 더 좋을 것 같다. 그에 비해 하비 콕스의 이 책은 좀 더 (자유주의) 신학에 치우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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