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 - 국제원조를 둘러싼 정치와 외교적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다
캐럴 랭커스터 지음, 유지훈 옮김 / 시공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1. 요약 。。。。。。。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Part 1과 2에서는 국제원조에 대한 일반적인 개관으로 국제원조가 무엇인지, 그리고 역사적으로 어떻게 원조에 대한 의식과 자세가 달라졌는지를 훑어본다. 이어지는 부분(Part 3~7)에서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덴마크라는 다섯 나라에서 실제로 원조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 목적과 현황, 시대적 변화 추이에 대해 살핀다. 마지막인 Part 8에서는 국제원조에 대한 간략한 전망으로 마친다. 

 

2. 감상평 。。。。。。。

 

     이 학술적인 책은 20세기 들어서 국제원조라는 개념이 어떻게 나타났고, 사람들에게 익숙지 않았던 이 사업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오늘날과 같이 자연스러운 일로 만들었는지에 관해 각종 통계와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서술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각국의 정치구조가 국제원조와 같은 국가적 의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제보다는 의원내각제가, 양당제보다는 다당제가 국제원조 같은 틈새 이슈를 부각시키는데 더 유리하다. 왜냐하면 후자 쪽의 정치구조에서는 항상 다른 정당 및 정치 세력들과의 연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정당에서는 다른 정당에서 선점하지 않은 이슈들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점은 비단 국제원조만이 아니라, 다른 정책적 의제에도 적용되는 부분일 것 같다.

 

     책의 앞뒤 표지에는 ‘국제원조를 둘러싼 정치와 외교적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다’나, ‘국제원조는 인도적 차원이 아닌 자국의 이익을 위한 정략이다!’와 같은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해 이 책이 뭔가 음모를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으나, 막상 책의 본문에는 딱히 그런 도발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는 않다. 사실 국제원조가 자국의 외교적 이익달성을 위한 한 수단이라는 내용 정도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니 굳이 ‘파헤친다’는 식의 표현을 사용할 것도 없지 않은가. 차라리 원조의 대가로 수혜국의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행위나, 미국 등의 나라에서 볼 수 있듯 원조에 사용되는 일체의 제품들을 자국산으로 제한해 일종의 보조금 지급효과를 달성하는 일과 같은, 좀 더 문제가 되는 사안들을 다뤄주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이었을 텐데 이런 내용들은 등장하지도 않는다.

  

     사실 국제원조는 그 목적이 어떠하든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할 것이다. 당장 하루에 천원이 없어서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이 수두룩하지 않은가. 물론 공여국 위주의 원조보다는 원조를 받는 수혜국의 입장과 눈높이를 맞추어 이루어지는 것이 최선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인간사 늘 최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애초부터 자발적인 선을 기대할 수 없는 인간들을 향해서 아무런 대가 없이 선을 베풀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그들이 이익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인정하더라도 더 많은 원조를 유도해 내는 것이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차선책이 아닐까 싶다. 굳이 원조를 하는 공여국의 속셈을 검은 것으로 비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내용의 학술적인 정밀성과 비례해 재미는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책도 있어야 기초적인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대학교의 국제관계학 개론 교재 정도의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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