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 이랜드 노동자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6
권성현 외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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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외국계 유통할인기업인 까르푸가 이랜드에게 매각되고 ‘홈에버’라는 이름으로 새단장 되었을 때, 그곳에서 일하고 있던 많은 직원들은 나름 기대를 품기도 했다. 아무렴 외국 기업보다는 ‘윤리경영’을 표방하는 한국 기업이 대우도 더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순진한 생각이었고, 때마침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은 정규직 전환에 부담을 느낀 기업으로 하여금 편법을 쓰도록 만들었고, 매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여자직원들은 그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노조라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었던 이들이 뭉치기 시작했고 1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바른 대가를 위해 투쟁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렇게 투쟁에 나선 이들을 인터뷰 한 글이다. 때로는 절망을, 혹은 삶의 무게가 주는 깊은 피로감을, 또는 작고 약한 희망을 얹어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2. 감상평 。。。。。。。

 

     800만 명이 넘는 비정규직이 있는 나라. 고용인구의 절반 이상이 안정적이지 못한 비정규직인 나라. 이게 G20 의장국이 되었다고 금방 무슨 선진국이나 된 것처럼 설레발 치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이다.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지불하지 않으려는 기업들이, ‘자유시장’이니 ‘자유경쟁’이니 하는 신기루 같은 용어들을 주워섬기며 실제로는 무한한 탐욕과 다르지 않은 이익추구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해대고, 사회는 또 그런 (결코 중립적이지 않은) 이데올로기적 주장을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는 무거운 분위기에 젖어 있으니, 이런 나라에서 과연 힘없는 시민들이 할 일이라고는 안정이라고는 거리가 먼 불안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일자리 뿐. 책은 그런 이들의 비명을 소리 없이 담아내고 있다. 

 

     여전히 이 나라의 가진 자들이 소유한 보수적 주류언론에서는 늘 파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묘사하기 일쑤다. 물론 모든 파업을 일률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정말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이들이 왜 그렇게 물리적, 경제적, 또 정신적인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파업을 하는 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은 그런 언론 탓이 크리라. 이 책은 적어도 파업에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큼은 너무나 분명히 보여준다. 적어도 그들의 말도 들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공평하지 않은가.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된 책 자체가 재미있지는 않다. 사실 책에 실린 많은 인터뷰는 결국 한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내용의 다양성도 부족하다. 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피하기만 해서는 안 될 책이다. 뭐 재미있는 책 두 권을 읽었다면, 이런 책도 한 권 정도 읽어 두는 것이 정신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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