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어질.
영화는 범죄 추적 스트리머로 활동하고 있는 우상(강하늘)의 방송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정장을 빼 입고, 조금은 어두운 조명 아래서 마치 전문 프로파일러처럼 방송을 하지만, 영화 내내 그의 진짜 스펙이라든지, 자격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밝혀진 바가 없다. 사실 우리가 방송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이라는 게 다들 그런 식이긴 하지만.
최근 발생한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방송을 시작한 우상은, 나름 여러 조사들 끝에 조금씩 범인의 활동 범위를 특정해 나가고 있었는데, 여기에 함께 했던 여성 스트리머 한 명이 갑자기 납치가 되는 사건이 또 발생한다. 제한 시간 내에 도착하지 않으면 여성을 살해하겠다는 연쇄살인범. 우상은 그를 쫓기 위해 카메라를 켜고 이곳저곳을 들쑤시는데, 감독은 이 과정의 상당 부분을 우상의 방송 화면으로 채운다.
덕분에 영상은 꽤나 흔들리는 느낌이다. 실제로 흔들렸는지, 시종일관 여기저기 들쑤시며 뛰어다니는 덕분에 그렇게 느껴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어질어질하다. 내용도 허술하고, 범행의 동기랄 것도 허접하고, 범인과 주인공이 얼굴을 마주하는 데도 별다른 긴장감 따위는 없다. 애초에 일개 스트리머가 연쇄살인범을 금세 추적할 수 있는데, 경찰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범인을 추격하면서도 실시간 방송을 끄지 않고 있는 건 상대방에게 내 패를 다 까고 자기를 두겠다는 건데, 이쯤 되면 그냥 멍청한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