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들에게 가장 의지할 수 있고, 안전한 곳이 되어야 할 가정이 무너지면서, 이들이 마음을 두지 못하고 떠도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들 중 하나였다. 그런 아이들을 품어주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필요하다. 이 책은 “세움”이라는 이름의 기관이 이 역할의 일부를 감당해 왔음을 보여주는데, 여기 실린 에세이를 쓴 작가들은 세움의 도움을 받고, 지금은 성인이 되어 또 다른 아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에 조금 더 공감이 되었던 건, 나 역시 오래 전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공장이 부도가 났고, 한 동안 도피생활을 하시다가 결국 잡혀 수감되셨다. 어느 날 집에 오니 아버지의 얼굴이 들어간 현상수배 전단이 수십 장 붙어 있고, 빚쟁이들이 찾아오고 하는 일들을 나 역시 직접 겪었었고, 꽤 오랫동안 어머니가 홀로 집안 생계를 꾸려 가셨던 기억이 있다. 집이 압류되어 몇 달씩 아는 사람들의 집을 전전하며 지냈던 일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래도 그 기간을 잘 버텨올 수 있었던 어머니의 존재가 컸다. 당신은 아직까지도 해 주신 게 없어 미안하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지만, 그 시기 새벽부터 나가 일을 하시면서 두 자녀를 키워내신 건 단연 어머니셨다. 덕분에 나 역시 크게 엇나가는 일 없이(주차위반과 속도위반 과태료 두 번이 전부다) 생활해 왔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