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루스 다미아니와 중세의 교회개혁운동
김봉수 지음 / 그리심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미아니가 개혁의 추진과정에서 주된 개혁의 대상에 성직자를 갖다 놓은 사실은

그를 동시대 개혁가들로부터 갈라놓는 요인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요약 。。。。。。。                      

 

     이 책은 중세 교회 안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개혁운동들과,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페트루스 다미아니, 훔베르트, 힐데브란트(훗날의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 등의 인물들의 역할을 중심으로 후자들이 전자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를 추적해 나가는 논문이다.

 

     저자는 당시의 교황청 안의 개혁세력은 크게 둘로 나뉘어 있었다고 설명한다. 온건파로 불릴 수 있는 다미아니와 강경파의 훔베르트가 그것이다. 당시 교회 안에서 개혁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악덕들은 성직매매와 성직자의 순결문제였는데,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주제에 집중하면서 개혁의 방법에 대한 다른 해답을 제시한다. 온건파인 다미아니는 성직자 순결문제에 집중하면서 성직자들 개개인의 자질향상을 통해 문제의 해결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강경파인 훔베르트는 성직매매문제에 천착하면서, 그 주요 원인으로 세속 군주가 성직수임의 권리를 갖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교회를 그러한 세속군주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이 문제의 해결방식이라는 점을 제시한다. 전자는 내부에서, 후자는 외부로부터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다.

 

 

      특별히 이 책의 저자는 다미아니라는 인물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서술을 진행한다. 비록 그가 중세의 교회개혁운동의 한 복판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긴 했지만, 그것은 다미아니의 본래 성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그는 세속의 모든 것들로부터 떠나서 좀 더 깊은 영적인 세계에 헌신하기를 원했던 사람이었다. 저자는 그런 다미아니의 내부적 욕망과 외부적 역할에 대한 의무감 사이에서 일어났던 고민을 설명하는 데 처음의 한 부를 할애한다.

 

 

 

     두 번째 부에서는 훔베르트와 힐데브란트의 강경한 개혁정책들을 소개하고, 그들과 다미아니 사이에 있었던 미묘한 힘겨루기가 ‘교황선출칙령’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다미아니 사후 선포된 ‘교황수장령’에는 필연적으로 강경파의 의견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설명한다.

 

 

 

      마지막 부는 일종의 부록으로, 중세교회의 여러 면면들을 짤막하게 서술되어 있다.

 

감상평 。。。。。。。                     

 

     학부에 다닐 때 일곱 학기 동안 일곱 개의 강의를 들었던 교수님의 책이다.(물론 학점은 모두 A+) 그 교수님이 새로 내신 논문을 책으로 엮으셨고, 직접 사인까지 해서 한 권을 주셨다. ^^



     우선 논문 형식의 책이기 때문에 주제에 대한 자세한 주가 인상적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주제이기 때문에 그 연구의 가치는 충분히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중세 교회의 독특한 분위기를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흔히 ‘중세 교회’라고 하면 교황권의 절대적인 권위 아래 모든 것이 신학의 시녀가 되는 상황을 떠올리지만, 사실 실제의 모습은 매우 달랐다. 중세 내내 세속권력자들(신성로마제국의 황제들과 프랑스 등의 왕들)은 사설교회 형태의 교회들을 ‘소유’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종교에 관해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성직자로 군주들에 의해 임명되곤 했었다. 자연히 그에 맞는 자질을 소유 했을 리 만무하다. 성직매매를 비롯한 성직자들의 각종 도덕적 부패들은 이런 관행에 기인한 바가 컸다. 자연히 이러한 상황을 개혁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일어서왔고, 그 중에 나름대로의 성과를 남겼던 사람들이 이 책의 주인공인 다미아니와 동시대의 훔베르트, 훗날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가 되는 힐데브란트 등이었다.

      그냥 뭉뚱그려서 ‘중세 교회가 어쩌구~’라는 식의 말을 하기보다는, 우선 그 부분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특히 당시 교회가 내외의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개혁을 추진했었는지, 또 루터가 주장했던 개혁의 내용들이 그보다 수 백 년 전에 주장되었다는 실제의 예를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다만 책이 논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좀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책의 3부는 약간 내용이 느슨하고, 전체와의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할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