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역사를 하나의 주제로 엮어내는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하나하나 탐색하면서 읽어볼 만한 내용이 잔뜩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진가는 책의 마지막 두 장에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역사적인 검토를 마친 후, 오늘날 신학교육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간략하게 분석한다. 고작 두 장에 걸친 고찰이지만, 신학교 현직에 있는 사람답게 그 안에 담긴 문제를 날카롭게 끄집어낸다.
오늘날 신학교의 교육은 단지 기능적인 차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신학 교육이 한 사람의 신앙과 그가 앞으로 사역자로 해 내야 할 직무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신학교 교육이 교회 현장과 유리되면서 이런 경향은 가속되고 있고, 단지 ‘목사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 양산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식의 ‘정규 신학교육’이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실제로 미국 유슈의 신학교들은 아시안계 유학생들이 없다면 심각한 재정적 위기에 처해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은 이미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어서 신학교 지원자수의 급격한 감소로 나타난지 오래다.
이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그래봤다 전체 기독교 역사의 1/6 정도 기간 동안 유지되었던)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체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쉽지 않은 일이고, 안타깝지만 잘 될지 확신하기도 쉽지 않고. 교단과 교계의 기득권층으로 꽉 들어찬 신학교는 마지막 순간 어쩔 수 없어 등 떠밀릴 때까지 버틸 것처럼 보이니까.
기독교 신학교육의 어제와 오늘을 훌륭하게 정리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