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꼰대.
동아리 회원 중 한 남자 캐릭터가 있다. 성격에 좀 결핍이 있는 인물인데, 자신이 짝사랑 하는 동기가 동아리 회장과 사귀는 걸 알고 혼자 씩씩대다가, 귀신에 들려있는 그 여자 동기를 겁탈하려다 결국 귀신에게 비참하게 죽는 역이다.
시종일관 딱딱하다. 동아리에 새로 들어온 후배에게는 선배인 티를 못 내 안달이고, 사람이 죽은 폐가에 가서 술 쳐마시려는 걸 알아챈 동네 슈퍼 주인이 한 마디 하자 그걸 또 곱게 못 넘기고 꼰대티를 낸다며 욕을 해댄다. 그런데 정작 술판의 진행이 자기 마음대로 안 된다고 후배들을 잡는 꼰대는 자기 자신이었다는 거.
나이가 많다고 꼰대가 되는 게 아니고, 나이가 적다고 생각도 젊은 게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청년들의 보수화가 하나의 트렌드라고 하는데, 보수주의 정당, 심지어 극우정당이 득세하는 데는 이런 보수화된 청년들의 힘이 컸다. 흥미로운 건 그들이 그렇게 하는 걸 기성 세대에 대한 반발, 혹은 반대의 메시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물론 정치적 견해야 자유롭게 가질 수 있다. 문제는 일상 가운데서 실천은 안 되면서 입으로만 나불댄다는 것. 영화 속 젊은 꼰대처럼 자기가 하는 꼴은 못 보면서 남을 지적만 하는 거야 말로 꼴불견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