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의 노 철학자가 교회에 건네는 쓴소리

교회 밖 하나님 나라 - 백년 인생이 말하는 예수의 뜻
김형석 지음 / 두란노 / 2019년 2월

     ‘100세의 철학자’, 저자를 설명하는 수식어다. 1920년에 출생했다고 하니 올해에는 만으로만 101세다. 100년을 살아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연세대와 시카고대, 하버드대학교에서 철학교수로 재직해 온 저자가 다양한 자리에서 한 강연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 온 교회에 대한 여러 단상들이다. 때로는 비판적으로, 또 한편으로는 참된 신앙생활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이 담겨 있는데, 책의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조금은 쓰게 느껴지는 말들이 좀 더 기억에 남는다. 저자가 지적하는 교회의 문제점 중에는 오직 자신들만이 구원을 얻었다고 확신하는 데서 나오는 선민의식과 교만함, 물질에 관한 탐욕이 두드러진다.

     사실 무분별한 비난은 상대를 변화시키지도, 상황을 개선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저자가 하는 말에는 그냥 그렇게 단순히 튕겨내기 어려운 묵직함이 담겨 있다. 100년이라는 삶을 살아오면서(사실 이 자체가 굉장한 무게감을 준다), 보통 사람들의 평생에 해당하는 시간을 믿음으로 정직하게 살기 위해 애썼던 분 같으니까. 확실히 삶으로 변증되는 주장은 힘이 있다.

     책을 통해 드러나는 저자의 성경관은 넓게 보면 복음주의에, 조금 날카롭게 보면 자유주의에 속한다. 성경의 상당 부분을 신화나 설화 등으로 보고 그 뜻을 새겨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약간 불편할 수도 있을 듯한데, 신학자도 목회자도 아닌 이에게 지나치게 깐깐한 기준을 가져다 대는 것도 배운 이들의 오만함일지도 모르겠다.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특별히 추천하는 대상이 있다면, 우선은 오랫동안 교회에서 일하며 시야가 좁아질 위험이 있는 목회자들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런 좁은 시야가 어디 목회자들만의 특징은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