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S. 루이스가 만난 그리스도 - 루이스 신학과 신앙의 핵심
박성일 지음 / 두란노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저자의 이름이 왠지 낯이 익다기억을 더듬어 보니 앞서도 루이스에 관한 글을 썼던 저자다올 봄에 읽었던 본향으로의 여정이라는 책그 책은 루이스를 한 명의 신학자로 정의하고그의 신학 전반의 개념을 나름대로 정리하는 시도를 담고 있었다앞서의 그 책이 일종의 루이스 신학 총론이었다면이번 책은 기독론즉 루이스의 신학작업 중 그리스도에 관한 내용만 따로 떼어서 설명하는 내용이다.


     앞선 책에서도 언급했듯저자가 보는 루이스 신학의 핵심은 초자연주의와 구원중심주의라고 할 수 있다그리고 이 개념의 중심에는 그리스도가 있다그러니 루이스의 신학 전반을 살펴본 후 그리스도에 대한 그의 이해로 넘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지도 모르겠다.

 


     흥미롭게도 1장은 루이스가 그리스도를 만나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통상의 조직신학 책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인데애초에 루이스는 그런 책을 써본 적도 없고자신의 이야기를 통해또 그가 만들어 낸 이야기들을 통해 이 내용을 진술했으니 이런 식의 접근은 좀 더 루이스(연구서)답긴 하다.


     저자에 따르면 루이스가 그리스도를 만난 것은각종 설화들(다른 책들에서는 자주 신화로 번역된다)의 진정한 실현이 그리스도에게서 나타났다는 깨달음 때문이었다이것만이 진실이고 나머지는 거짓된 신앙과 설화가 아니라(만약 이게 기독교가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루이스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을 것이다), 모든 신화들(그리고 우리가 경험하는 다양한 이해할 수 없는 경험들’)이 가리키고 있는 것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그는 그분 앞에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책의 2장에서는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좀 더 분석적으로 설명한다.

 


     루이스가 활동하던 당시인 20세기 초중반에는 소위 자유주의 신학이라는 것이 신학계의 유행이었다이 당시의 자유주의 신학은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과감하게 기존의 신학진술들을 재해석하는 것을 지상목표로 여겼었고그 근본적인 추동원리는 유물론과 자연주의였다당연히 성경에서 신비로 여겨지는 많은 부분들을 삭제하는 것이 세련된 신학 작업인 양 젠 체하고 있엇다.


     하지만 루이스에게서 우리는 초자연주의라는 중요한 요소를 발견한다루이스는 성육신을 기독교의 중요한 개념으로 받아들였다물론 이 사건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란 매우 힘들다대신 루이스는 이를 역사적으로 설명하려는 방법을 취한다더 높은 것이 낮은 자리로 내려온다는 원리는 우리가 이 우주 안에서 수없이 목격하던 현상이라는 것이다성육신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발견한 루이스에게이 개념을 축소시키려는 시도는 기독교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 4장은 대속이라는 주제를 다룬다저자에 따르면루이스의 대속은 형벌의 대속보다는 보상으로서의 의미가 좀 더 강하다그러나 순전한 기독교에서 루이스 자신이 언급했듯그는 대속에 관한 여러 구체적 이론들 중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해야 정통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중요한 건 그리스도가 어떤 의미로서든 대속적 사역을 감당하셨고우리는 그분이 유일한 중보자임을 신뢰하고 의지해야한다는 것이라는 말이다.

 


     작은 책에들어가야 할 내용을 열심히 담아냈다보통의 조직신학 책과는 조금 다른 접근 방식도 눈에 들어온다다만 한 사람이 만난 그리스도에 관한 생각을 신학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더 든다처음부터 일종의 종합을 생각하며 사고하는 것과다양한 저작물들에서 추출해 내서 재구성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내 경우엔루이스의 다양한 저작에서 읽었던 그리스도에 관한 그의 이해를 한 권으로 종합했다는 차원에서의 의의가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