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제국의 몰락 - 엘리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집대성한 엘리트 신화의 탄생과 종말
미하엘 하르트만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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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책은 소위 엘리트들의 특권의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상류층에서 시작한 그들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윤리관을 갖고 있다.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가며 막대한 금액을 탈세하고도 그게 무슨 잘못이냐는 투의 대응(나아가 세금 제도에 대한 공격으로도 이어진다)을 하는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저자는 정부와 기업 고위층 간의 회전문인사, 고급사립학교(엘리트 학교)를 통한 배타적인 사회적 출발선 획득, 인재선발에 있어서의 같은 배경을 지닌 이들의 선발 등을 통해 엘리트를 위한 구조가 형성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의 각종 정책들(특히 세금 정책)을 입맛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이런 구조는 더욱 공고화된다.

     그렇게 특권층을 위한 구조가 강화될수록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진다. 엘리트층을 감싸고 있는 벽은 더욱 단단해지고, 또한 그들은 자신들을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 일반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남발하는 것도 다 그런 특권의 벽 안에 갇혀 지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문제의 해결을 정치에서 찾는다. 미국의 샌더스나 영국의 코빈 같은 정치인들을 예로 들면서, 좀 더 선명한 대중을 위한 정치 비전을 제시하고, 아래로부터의 지지를 끌어 모을 때 근본적인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

 

 

2. 감상평 。。。。。。。

     몇 년 전에 서울대 로스쿨에 다니는 학생들과 작은 모임을 한 적이 있다. 모임의 목적인 공부만이 아니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주제가 리걸 마인드라는 것이었다. 이게 공식적으로는 법률적 사고 같은 법조인에게 필요한 요소지만, 이게 또 이면으로는 법조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논리라는 뜻도 있다.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는 사건에 대한 판결이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것 같을 때, 등장하는 표현이다. 많은 경우 그 사람들이 뭔가 대가를 위해서 그런 판단을 내렸다기보다는, 리걸 마인드에 따르면 그게 전혀 이상한 게 아니라는 식.

 

 

     책은 이런 그들만의 리그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강화되고 있는지를 역사적으로 추적한다. 토마 피케티가 미국의 예를 자세하게 분석했던 것처럼,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예를 분석하는데 그 결과는 굉장히 유사하다. 최상층에 해당하는 이들이 전체 부의 증가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격차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그만큼 중요하고 많은 일들을 해 내느냐 또 그건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분석이다.

     예컨대 엄청난 돈을 연봉으로 받아가는 기업의 최상층부에 대한 비판이 일어날 때, 그들 덕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갖고 경제효과를 유발시키는 줄 아느냐는 반론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 기업을 경영하는 게 아니다. 최대한 돈을 뽑아내기 위해서 필요한 인원을 고용하고 있는 것일 뿐.

 

 

     최근 유럽 이곳저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우파 대중영합주의가 엘리트주의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에 기초해 있다는 분석은 흥미롭다. 단순한 좌파 우파식의 구분만으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일반적으로 부유층에 대한 옹호는 우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니까) 부분인데, 확실히 유럽 연구자다보니 이 부분을 좀 더 실제적으로 보고 있구나 싶었다.

     어쩌면 이런 분석의 틀이 우리나라의 우파 대중영합주의(소위 태극기 부대 같은)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지 않을까도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이쪽이 공격하는 건 엘리트가 아니라 자신보다 약한 이들이고, 오히려 핏줄로 이어지는 수령에게 대대로 충성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쪽이니 썩 잘 들어맞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 현실에 대한 비판이나 분석은 이미 많은 데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이다.(경제학적 분석 쪽은 피케티 쪽이 좀 더 충실하고, 철학적 분석의 깊이와 통찰은 샌델 쪽이 더 마음에 든다) 관건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하는 부분일 텐데, 저자는 선명한 좌파적 정책들을 도입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좀 강성으로 보이는 코빈이나 원내 지지기반이 거의 없는 무소속 정치인 샌더스가 기대했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는 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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