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자역학의 미래, 큐비즘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구하다
한스 크리스천 폰 베이어 지음, 이억주.박태선 옮김 / 동아엠앤비 / 2018년 10월
평점 :
1. 요약 。。。。。。。
양자역학은 세상을 물리적으로 이해하는 유용하고, 실제 세계를 설명하는 데 썩 잘 맞아 들어가는 이론이다. 문제는 이 이론이 가지고 있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호한 점 때문이다. 온도에 따른 빛의 색을 분석하던 중 발견된 광자라는 요소, 그리고 빛이 지니고 있는 입자로서의 특성과 파동으로의 특성. 나아가 양자 세계에서 보여주는 ‘중첩’이라는 특성...
슈뢰딩거는 이 모호점을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비유를 통해 보여주었다. 여기서 핵심은 누군가 직접 관찰하기 전에는 고양이는 반쯤 살았고, 반쯤 죽은 상태라는 것.(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다가 아니다) 이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이를 파동함수의 붕괴와 관련된 모호점이다. 물결이 퍼지듯 존재하던 양자의 상태가 관찰하는 순간 단 하나의 점으로 수렴되어 버리는 것.
이 책은 이 문제를 큐비즘이라는 이론으로 접근한다. 여기서 큐비즘이란 Cubism(미술의 ‘입체파’)이 아니라 QBism이다. Q는 양자를 가리키는 Quantum을 가리키고, Bism은 Bayesianism의 줄임말이다. 베이지어니즘은 목사이면서 수학자이자 통계학자이기도 했던 토머스 베이즈가 제안한 이론에 기초해 있음을 보여주는 명칭이다. 그 핵심은 이론에 있어서 관찰자의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데 있다.
이전의 물리학이론에는 관찰자와 완전히 별개로 존재하는 현상해석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졌다. 문제는 양자역학의 모호점에 관찰자가 이미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관찰자가 관찰하는 순간 파동함수가 붕괴된다) 큐비즘에서는 아예 관찰자의 자리를 이론의 한 쪽에 위치시킨다. 이 때 확률과 통계에 관한 개념이 더해지고. 즉, 물리학 이론의 객관성(객체성)에 주관성(주체성)을 더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큐비즘이다.
2. 감상평 。。。。。。。
물리학이니 양자역학이니 하는 것과 전혀 관련 없는 전공을 가진 나로서는 솔직히 책을 읽어 나가는 것만 해도 고생이었다. 책 뒷면에 실려 있는 추천사의 한 구절이 완전히 공감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양자역학이 이해가 되었을까? 천만에! 하지만 적어도 양자역학을 이해가 아니라 암기로라도 도전할 용기가 생겼다.” 물론 뒷 문장은 아직 확신이 서지 않지만.
책의 내용에 대한 비평은 따로 할 것이 없지만, 스스로 ‘객관적임’을 자랑하던 과학계에서 마침내 주관성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점은 인문학적으로도 뭔가 메시지가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책 소개처럼 큐비즘이 새로운 산업이나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감이 안 잡히지만.
내용을 전개하는 방식 면에 있어서는 몇 마디 덧붙이자면, 분명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겠지만, 저자가 자주 사용하는 비유가 오히려 혼동을 자아내는 면이 있다. 특히 나처럼 겨우겨우 책의 내용을 따라가는 사람에게라면.(물론 내용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넘어갈 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