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약간의 걱정을 했다. 과연 오늘 테니스를 칠 수 있을까. 추석 전날이라 주부들은 다들 바쁠 텐데, 몇 명이나 코트에 나올까. 괜한 걱정이었다. 총 열두명이 나와 코트를 꽉 채웠고, 난 일곱 경기를 알차게 뛰었다. 오늘 따라 테니스가 잘 돼서 한층 즐거웠는데, 내가 잘 되는 것과 승패는 무관해 4승3패의 그저그런 성적을 거두었지만, 그 성적은 내 기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일까. 미녀와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떨 때? 그게 정답에 더 가깝겠지만, 오늘만큼은 코트에서 테니스를 칠 때,라고 답을 하겠다. 난 그곳 사람들이 좋고, 그들과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이런 행복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사우나를 끝내고 갈아입을 옷을 꺼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가방을 필사적으로 뒤졌지만 난 끝내 새 팬티를 찾지 못했다. 그냥 바지를 입을까를 고민하다 결국 젖은 팬티를 입어야 했는데, 그러고 나니 집에 가기까지의 4시간여가 정말 괴로웠다.


행복은 테니스를 치다가도 느껴지는 것이고, 팬티 한 장 때문에 사라지기도 한다. 집에 가니 내가 가방에 넣으려던 팬티가 널부러져 있다. 얄궃은 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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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0-04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티 한 장의 행복 *^^* 운동하고 나면 행복한 노곤함, 근육에 불끈 붙는 힘, 좋지요. 마태우스님 황금연휴에요. 전 별다른 일 없이 가족들이랑 보낼 거에요. 종일 먹겠죠.ㅎㅎ 군데군데 널려있는 행복을 주으며 황금 같은 나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마태우스 2006-10-0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님 말씀대로 행복을 주우며 보내겠습니다 님도 좋은 시간 보내길 빌께요 운동 후의 노곤함을 즐기는 중입니다^^
다우님/이미 갈아입었습니다. 설마 제가 아직도 그 팬티를 입고 있을 거라고 생각지는 않지요?^^

로쟈 2006-10-05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쿤데라의 소설 <생은 다른 곳에>에도 팬티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나옵니다. 마태님 버전으로 하면, '팬티는 다른 곳에'...

산사춘 2006-10-05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 팬티가 평소보다 소중하게 느껴졌을 경험인걸요. 팬티만세~

marine 2006-10-05 0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니스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다락방 2006-10-05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정말 얄궂은 팬티로군요.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