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일어나 약간의 걱정을 했다. 과연 오늘 테니스를 칠 수 있을까. 추석 전날이라 주부들은 다들 바쁠 텐데, 몇 명이나 코트에 나올까. 괜한 걱정이었다. 총 열두명이 나와 코트를 꽉 채웠고, 난 일곱 경기를 알차게 뛰었다. 오늘 따라 테니스가 잘 돼서 한층 즐거웠는데, 내가 잘 되는 것과 승패는 무관해 4승3패의 그저그런 성적을 거두었지만, 그 성적은 내 기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일까. 미녀와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떨 때? 그게 정답에 더 가깝겠지만, 오늘만큼은 코트에서 테니스를 칠 때,라고 답을 하겠다. 난 그곳 사람들이 좋고, 그들과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이런 행복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사우나를 끝내고 갈아입을 옷을 꺼내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가방을 필사적으로 뒤졌지만 난 끝내 새 팬티를 찾지 못했다. 그냥 바지를 입을까를 고민하다 결국 젖은 팬티를 입어야 했는데, 그러고 나니 집에 가기까지의 4시간여가 정말 괴로웠다.
행복은 테니스를 치다가도 느껴지는 것이고, 팬티 한 장 때문에 사라지기도 한다. 집에 가니 내가 가방에 넣으려던 팬티가 널부러져 있다. 얄궃은 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