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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
이명옥 지음 / 시공사 / 2004년 11월
평점 :
<팜므 파탈>을 읽고 이명옥에게 감동했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쓰다니!” 그 다음 책 <로망스>도 망설이지 않고 샀다. 미리 줄을 선 책들이 많다보니 읽을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긴 했다. 제목처럼 ‘로망스’를 다루다보니 흥행의 보증수표인 ‘팜므 파탈’보다 재미가 약간 떨어지긴 한다. 그렇긴 해도 ‘기본’은 하고, 여느 미술책보다 더 볼거리도 많다. <신곡>과 관련된 단테의 사랑 얘기를 비롯해 몰랐던 것도 많이 알게 되었고, 다음과 같은 기막힌 사랑 얘기도 들을 수가 있으니까.
[유명 화가인 로제티는 제인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다. 둘은 서로 사랑했지만 로제티에겐 애인이 있었다. 할 수 없이 제인은 자기에게 첫눈에 반한 모리스와 결혼하고, 모리스는 그녀를 위해 엄청나게 좋은 집 ‘레드 하우스’를 선사한다. 그런데 로제티와 결혼했던 엘리자베스가 로제티가 사실은 제인을 사랑하는 걸 알고 마약에 손을 대고, 마약과다로 죽어 버린다. 어떻게 되었을까. 로제티와 제인은 야생마처럼 달린다 (심지어 동거까지). 모리스는 어떻게 했을까. 셋이 같이 사는 길을 택했다!]
<아내가 결혼했다>를 한술 더 뜨는 실화가 옛날에 있었다니, 놀랄 일이다. ‘당신이 행복하면 난 아무래도 좋소’라고 했다니, 그 사랑의 깊이는 나같은 인간이 가늠할 수가 없을 거다. 부자에다 계관시인이고 소설가 겸 화가이기도 했던 모리스가 그렇게 한 걸 보면, 사랑이란 정말 치명적인 중독성을 지닌 것 같다. 하지만 모리스가 한가지 몰랐던 게 있다. 251쪽에 나오는 말, “사랑은 일정한 거리를 둘 때에만 매혹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한쪽이 지나치게 집착하면 상대는 그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 내가 늘 쿨한 척, 여자에 관심 없는 척 하는 게 다 이 말을 믿기 때문이 아닌가.
나름 재미있고 유익하기만 한 이 책은 세일즈 포인트가 448이고, 달린 리뷰도 세편밖에 안된다(팜므파탈은 5천에 23개). 속편이 아무리 후지다 해도 한번 뜬 작가는 계속 뜨기 마련인데, 이게 웬일? 이유야 모르겠지만, 전직 대통령들은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전두환: <로망스> 안사면 삼청교육대로 보낸다 그래!
노태우: <로망스>랑 <팜므파탈> 중 어느 걸 먼저 읽을까 고민하다 결국 둘다 안읽었다.
김영삼: 내가 <로맹스> 리뷰를 안써서 책이 안팔린게다.
김대중: ‘로망스’는 프랑스의 가곡을 뜻하는데, 조재현과 김지수가 주연했다 홀라당 망해버린 영화 제목도 로망스여. 그랑께 그것이...
박정희: 우리는 <로망스>를 읽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났다.
노무현: 전 <로망스>를 읽었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칼의 노래>를 읽었지요.
날이 덥다지만 이걸 읽으니 갑자기 추워지지요?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