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책이 다 있는 경우, 난 먼저 택한 매체가 무조건 더 재미있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 <피터팬>의 재미를 뒤늦게 본 영화가 따라갈 수 없듯이, 책으로 먼저 읽은 <오만과 편견>이 동명의 영화보다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심지어 “오만과 편견에는 스펙터클한 장면이 없어서 영화로 만들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오만한 말도 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 편견은 모조리 잘못된 것이었다. 불과 보름 전에 <오만과 편견>을 책으로 읽어서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기억에 생생한데도, 영화의 재미는 책의 그것을 훨씬 능가했다. 책을 읽을 때는 짜증스럽게 느껴지던 어머니의 경박함이 영화 속에서는 어찌나 재미있고 귀엽던지.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했다 거절당하는 사촌 콜린스도 그에 못지않는 웃음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스티븐 킹은 독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게 좋은 소설의 첩경이며, 사람 얼굴을 세밀하게 묘사한 소설을 보느니 아예 모델이 나온 화보집을 보는 게 낫다고 했었다. 하지만 마을에서 가장 예쁘다고 소문난 맏딸 제인의 미모나, 그보단 덜하지만 역시나 아름다운 엘리자베스의 외모를 막연히 상상하는 대신, 영화 속에서 실물을 보니까 속이 탁 트인 듯했다. 특히 <러브 액츄얼리>에 나왔다는 키이라 나이틀리는 어쩜 그렇게 엘리자베스 역에 어울리는지, 캐스팅을 맡은 제작진에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 여자....

영화에서 보듯이 그 당시의 영국에서는 시집 안간 노처녀가 있다는 게 우환으로 여겨지고, 결혼할 때 신분이 비슷한 사람끼리 하는 게 통례였나 보다. 그로부터 200년이 흐른 우리 사회는 그때보다 얼마나 진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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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3-2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짝 내려와 드러난 어깨가 너무 이쁘군요. ^^ 이 영화 봐야겠다.

다락방 2006-03-27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윽~ 전 이여자 싫던데..이쁘게 나오나요? 아, 질투나 ㅜㅜ
저도 오래전에 읽은 책의 재미를 떨어뜨릴까봐 영화 안보려고 하는데..음..

해적오리 2006-03-27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대학에서 배운 작가 중 유일하게 책을 찾아 읽은 작가입니다.
혹시 Sense and Sensibility 영화 안 보셨음 이것도 보세요. 재밌습니다.
전 수욜쯤 오만과 편견 볼려구요.

sweetmagic 2006-03-27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는 모습이 참 개구지다 생각했어요. ㅋㅋㅋ
달씨씨도 넘 귀여워요 ~~ 키키키 대사들이 통통통~~ ㅋㅋ
세번이나 봤는데. DVD엔 극장에서 본 마지막 장면이 없는 거 있죠 !!!!!!!
달씨부인 쪽, 달씨부인 쪽... 하는 키스 장면에 완전 녹았는데 흐힛 ~

Mephistopheles 2006-03-27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확실히.. 캐스팅이 중요해요....
(찍으실려는 애로무비 캐스팅은 어떻게 하실 껀가요...)

sooninara 2006-03-27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사진중에서 저 사진을 올리시는 센스..역시 에로작가다워요^^
책이 영화로 움직이는 기분..괜찮았죠?
저도 책보다 못 할까봐 걱정했는데..재미있더군요.
콜린스와 경박한 엄마..정말 톳 쏘는 양념같은 감칠맛을 주죠

다소 2006-03-2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봤는데...보는 내내 두근두근 했어요.♡
그리고 키이라 나이틀리...정말 맘에 들어요. 으하!

마태우스 2006-03-27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짜님!! 처음 뵙는 것 같은데 반갑습니다! 영화 참 예쁘게 잘 만들었죠? 웃음이 여러번 나오는 유쾌한 영화였죠
수니님/콜린스가 압권이었어요. 별볼일 없는 남자란 이미지를 주기 위해 키도 작고 얼굴도 별로인 배우를 캐스팅...^^ 키티나 리디아, 메리도 딱 맞는 배역이더이다.
메피님/그, 그게요...남성분들은 지원자가 많은데 여성분들이 없어서 말이죠......ㅠㅠ
매직님/대사들이 통통 튀지요. 근데 DVD가 벌써 나왔어요? 달씨부인 대사 정말 환상적이더군요. 책에 없는 대사라 더더욱 감동적이었죠
해적님/그거랑 엠마랑 영화화된 거 다 보려구 합니다. 제가 왜 제인 오스틴을 모르고 살았는지...
다락방님/님은 미녀에게 너무 적대적이세요^^ 다른 미녀의 존재가 님의 미모를 떨어뜨리는 건 아니랍니다^^
아프님/후회 안하실 걸요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2006-03-27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27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그렇다면 지원하시는 남자분들을 설득해서
브로큰 북 마운틴....정도는 찍을 수 있지 않을까요...

마태우스 2006-03-27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아 토요일에 보셨군요. 일요일 오후 거 볼 때 빈자리가 거의 없더라구요. 글구 꼭 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사랑은 다시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키이라 나이틀리에 대한 제 평가는...미모에 혹해서 제대로 된 평가가 되지 못했단 생각도 들어요^^
메피님/야클님과 제가 찍어야겠군요 으음...^^

클리오 2006-03-2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평이 참 좋네요. 저도 이번 주말에는 꼬옥... ^^

세실 2006-03-27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딱 좋아하는 스따일 입니다.
왜 그런거 있잖아요. 가는 시간이 아까워 자꾸 시계 쳐다보면서 보게되는거....
콜린스와 엄마땜에 살짝 짜증나려고 했는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