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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슬픔과 기쁨 ㅣ 우리시대의 논리 19
정혜윤 지음 / 후마니타스 / 2014년 4월
평점 :
일전에 제가 책을 하나 냈습니다.
인터뷰집인데요, 내용상 어머니나 가족들이 알면 안될 것 같아 소문을 전혀 내지 않았습니다.
역시 잘 안팔리더군요.
뭐 소문을 냈다해도 큰 차이는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제 자식같은 책인데 이래서야 되겠나 싶어 제가 사재기를 좀 했습니다.
산 책을 집에 쌓아놓고 있다가 책 낸 사실을 누군가가 알아채면
우편으로 보내주곤 했지요.
산 책이 워낙 많다보니 인심도 후해졌습니다.
'주위에 선물하라'며 두권씩 주기도 했고,
심지어 자기 직원이 열명 정도 된다는 CEO 겸 지인한테는
열권을 사인해서 보내줬답니다.
저는 카드 결제일이 26일이라, 6월 10일까지 쓴 액수가 이달 26일에 청구됩니다.
10일이 되려면 아직 닷새나 남았는데,
지나친 사재기 탓에 누적 결제액이 장난이 아니네요.
돈 없을 때 배고프다고, 알라딘을 둘러보니 왜 이렇게 읽고픈 책은 많이 나오는지요.
안되겠다 싶어 5년만에 이주의 리뷰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5년만이라고 했지만 이주의 리뷰에 마지막으로 된 게 언제인지
당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 5년보다 훨씬 더 전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알라딘을 열심히 하던 시절에도 '서재달인'에게 주는 5천원은 많이 받아봤지만
이주의 리뷰는 받아본 기억이 별로 없으니까요.
제 리뷰는 사실 이주의 리뷰 같은 데 뽑힐만한 그런 수준은 아닙니다.
곰곰생각하는발님처럼 글에 올바른 정신이 실려야 하는데,
제 글에는 결정적으로 그런 정신이 없단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진주의료원을 없앤 홍준표도 인지도로 도지사에 재선되는데,
나도 인지도로 이주의 리뷰에 당선돼볼까?
예전에 이주의 리뷰에 뽑히기 위한 팁이 돈 적이 있어요.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만, 나온 지 너무 오래된 책은 피해야 하고,
너무 길어도 안되고 너무 짧아도 안되고,
무작정 욕해놓기보다는 욕을 하더라도 책을 사보게끔 만들어야 하고,
대충 이랬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런 기준이 있지는 않았지만,
이주의 리뷰도 마케팅의 일환인만큼 이러이러할 것이다,라고 우리끼리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죠.
가장 중요한 건 책을 잘 정하는 것,
제가 5년만의 이주의 리뷰에 도전하는 책은 <그의 슬픔과 기쁨>입니다.
정혜윤 CBS 피디이자 작가가 쓴 책인데, 정말 감동적인 책입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얘기를 다뤘거든요.
그런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정작가가 자신의 문체로 정돈을 해놓으니,
그분들한테 직접 듣는 것보다 몇십배 감동이 밀려옵디다.
다이아를 세공해서 다이아목걸이를 만들면 값이 뛰는데,
그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1920년대 뉴욕 양키스에는 베이비 루스라는 야구선수가 있었죠.
홈런을 기가 막히게 잘 치는 선수였는데,
그 선수는 배트로 외야 펜스를 가리키더니만
그 다음 공을 그쪽으로 넘겨 버렸다더군요 (루스가 아니라 루 게릭이 그랬던가요?)
정말 궁금합니다.
루스가 친 공처럼 이 리뷰도 '이주의 리뷰'에 당선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