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을 만나다 - 항소이유서에서 소셜 리버럴리스트가 되기까지, 지승호의 인물 탐구 1
지승호 지음 / 북라인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인물, 특히 정치인에 대한 비평은 대개가 이런 식이었다. “눈이 작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며, 술을 마실 때만 최선을 다한다. 샤워를 안한다는 게 흠”

덕담만 나열된 이런 류의 두루뭉술한 인물평에 회오리를 일으킨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강준만이다. ‘실명비판’을 내세운 그의 펜 앞에서, 거짓말을 일삼으며 국민 위에 군림하던 정치인과 지식인들은 그 추한 몰골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강준만은 삐졌고, 실명비평의 명맥은 끊길 위기에 놓였다. 이때 나타난 사람이 바로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그는 ‘지승호의 인물탐구’ 시리즈의 첫 번째 인물로 유시민을 택했다. 성실하기로 이름난 강준만처럼 지승호 역시 성실함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 그러고보면 인물탐구의 전제조건은 성실성인가보다. 신문기사나 다른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인물평을 하는 강준만과 달리, 지승호의 인물탐구는 대부분 인터뷰로 이루어진다. 유시민과 그의 누나인 유시춘과의 인터뷰가 주를 이루는 이 책을 난 퍽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느낀 점을 써본다.


-유시민은 참 괜찮은 보수 정치인이다. 하지만 진중권은 그를 가리켜 아주 위험한 사람이라 말하고, 내가 아는 민노당원은 정형근보다 유시민을 더 싫어하는 듯하다. 한나라당 지지자인 내 친구가 말끝마다 유시민을 욕하는 거야 이해하지만, 진보 진영이 유시민을 싫어하는 건 왜일까? 보수 국회의원들이 모두 유시민만 같다면 한국 정치는 훨씬 더 발전할 거라고 믿는 나로서는 그들의 증오가 지나치다고 느낀다. 

-민노당과 열린우리당이 지지자를 뺐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을 한다고 믿는 유시민은 민노당을 찍지 말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2002년 대선 때는 물론이고 총선 때 민노당을 찍으면 사표가 된다는 말이 진보 측에게는 벼룩의 간을 빼먹겠다는 걸로 느껴졌을 것이다. 심지어 자기가 권영길이었으면 정몽준의 지지철회 발표가 있었을 때 사퇴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진보 측으로서는 어이없을만한 말이다. 하지만.

-유시민은 정치인이다. 선거 때 정치인이 자신이 속한 당을 찍으라고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며, 실제로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다. 그럼에도 유시민의 발언은 크게 부각되어 두고두고 미움을 사는 근거가 된다. 그건 사람들의 마음속에 늘 옳은 소리만 하던 칼럼니스트 유시민의 이미지가 짙게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유시민의 말이 사람들의 지지대상을 바꿀만큼 영향력이 있기는 한 걸까? 지나치게 유시민을 미워하는 분들에게 노회찬의 말을 들려드리겠다.

“민주노동당에 대해 하도 못살게 굴었기 때문에 좋은 감정일 수는 없는데, 정치를 감정으로 하는 건 아니거든요”

-유시민은 노무현과 자주 비교된다. 튀는 소리를 자주 한다고 비판받는 거나, 인터넷상에서 열성 지지자를 거느리고 있다는 점, 정치판에서 자기 조직이 없다는 점 등이 그렇다. 그럼 유시민도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물론 본인은 펄쩍 뛴다. 국회의원도 피곤해 죽겠는데 대통령은 오죽 피곤하겠냐는 것. 본인의 고사가 아니더라도, 유시민이 대통령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노무현은 대통령이 된 뒤에야 적이 엄청나게 많이 생겼지만, 유시민은 겨우 재선의원이면서도 대통령에 버금가는-어쩌면 능가하는-적을 거느리고 있으니까. 민주주의는 아쉽게도 1인 1표다.


책 뒤에는 그 유명한 항소이유서가 실려 있다. 사실 난 이걸 이 책에서 처음 읽었는데, 정의가 유린되는 사회에 대한 스물일곱 청년의 분노를 명문으로 점철된 글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가 독서를 열심히 시킨 게 글을 잘쓰는 비결이라는데, 대체 얼마만큼 책을 읽으면 그런 글을 쓸 수 있는걸까?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자 2005-06-21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태우스님이 <유시민을 만나다>로 돌아오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열린우리당에서 고군분투하는 유시민을 보면 안스러운 마음도 들더군요.

딸기 2005-06-2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서평은 대략 재미있지만, 이 글이 최고에서 세번째로 잼나는군요. >.<

라주미힌 2005-06-2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시민 요즘도 만두국 잘 드시고 계시나 궁금하네요.

하이드 2005-06-22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읽으셨군요. 흥, 저한테 Thank to 안 눌렀죠?

줄리 2005-06-22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의 우상 유시민님에 대한 책이군요. 그리고 그에 대한 서평이구요. 물론 추천입니다. 근데 1인 1추천밖에 안되어서 너무 안타깝군요.

드팀전 2005-06-2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겨레에 한홍구가 썻던 유시민 의원에 대한 글이 기억나네요.제목이 선정적이어서 멀까하고 봤더니...유시민 괜찮은 의원이다.라는 거였습니다.저역시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정파와 상관없이 소신을 갖고 있기도 하구요.그러나...님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보시는 한국정치의 어쩔수 없는 선택에 대해 저는 치를 떨었습니다.유시민의 발언도 그런 면에서 웃겼지요.현실적이지요.선거때만 되면 -아주 현실적으로- 대개 개량주의가 가장 현실이라 믿는 사람들의 불안해 하는 심리를 찔렀지요.정서적으로-이건 상당히 중요합니다.정서적이란 말...그냥 정서적으로만... 진보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시민의 설득력은 대단합니다.하지만 선거가 수동적 정치행위인지 능동적 정치행위인지 한번쯤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요.근본적으로 대의제가 민주주의를 시행하는 최선의 방법이란 신화를 만들었지요.제 친구는 대의제가 가진 문제성을 알리기 위해서-현재로썬 뾰족한 수도 없지만,그게 능동적 정치행위가 아니라는것에 대해 술자리에서라도 토론하기 위해-지난 대선에 투표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제가 생각하는 능동적 정치행위란 유시민 의원처럼 불안감을 이용하여 "그래..이성적으로..그리고 합리적으로...현명하게...나를 비롯한 엘리트정치인들이 만든 2개 중에 하나를 골라 보세요. 그게 공허한 메아리짓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하고,이성적이고,합리적인 사람들이 하는 일입니다." 라고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행위를 무슨 능동적 선택인양 믿는 것은 좀 착각이죠.촛불시위에서 열심히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나서 선거에서는 늘 의심없이 수동적을 움직입니다.왜냐면 그거밖에 선택의 길이 없다고 보니까요.울리히 벡이 그런 말을 했더군요.'컨테이너 이론"이라고....여러가지로 적용이 가능한데....정치권의 어젠더를 세팅해놓은 선에서 노는 거나...한국정치의 양대 보수정당의 큰 틀 안에서 노는 거나... ... 유시민의원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은 압니다만 컨테이너안으로 사람들을 몰아넣으며 이성과 합리가 거기에 있다라는 얄팍한 신념을 주는 것은 반대합니다.20대의 유시민이 항소이유서를 쓸때도 이성과 합리로 뭉친 30-40대 아저씨들은 그가 꿈꾸던 세상이 먼미래에나 가능한 컨테이너 밖의 무었이라고 어린 사람들을 달랬을 겁니다.
유시민의원이 좋은 사람이지만 몇명의 운동엘리트를 국회에 입각시켰다고 또 몇명의 양심적 운동가가 국회에 들어갔다고 한국정치의 진보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보수정치권은 정당의 인적구성이 임계점에 도달하면 여기저기서 수혈을 받지요.그람쉬가 말했던 것 처럼.그들이 개인적으론 훌륭한 정치인이어도 그 틀의 문제는 건드릴 수 없기에 마냥 즐거워살 수는 없습니다.정치개혁의 시작이 어디부터 시작되어야하는 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너무 길게 썼당...죄송)

마태우스 2005-06-22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정성어린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님 서재에 가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좌우지간 유시민같은 보수 정치인과 진보를 표방하는 정치인의 양대 체제로 갔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아울러서...
줄리님/호호 님이 유시민 좋아하는 거 잘 알죠^^
하이드님/그, 그게요..누르려고 했는데 잘 안됐습니다. 모, 몰랐어요
라주미헌님/만두국에 얽힌 사연이라도 있나요? 가르쳐 주세요
딸기님/어유 감사합니다
로자님/우와 예리하시다.....

시비돌이 2005-06-22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이 책내고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허접한 문장력, 상상력,
불성실함이 한꺼번에 뽀롱난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ㅠ.ㅠ 그런데도 이런 냉정
하지 못한 리뷰를 쓰신 걸 보면 마태우스님도 무척이나 마음이 약하신 분인가
봅니다. ^^

비로그인 2005-06-2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표 다섯개... 두근두근..;;;

라주미힌 2005-06-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만두국 사건이요? 인질하나 잡혔다고 파병 철회 하는 나라 있냐며, 만두국 꾸역꾸역 먹길레... 저거 인간도 아니구나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김선일씨 1주기라서 생각이 나네요. 지금도 그 생각 변함은 없습니다.

정치인을 위한 책 한권 나왔길레 구경왔습니다 ^^; 얼마나 훌륭하신 보수 정치인인지는 잘은 몰라도 알고도 싶지 않지만,(유시민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그에게서 개혁의 냄새를 킁킁거리며 찾는 사람이 '아직도' 꽤 되더라구요) 저의 감정적이고 지극히 단순한 식견으로는 저런 인간 많아지면 국민만 '피' 본다로 결론짓겠습니다. 국가적 살인을 너무 쉽게 용인하는 저 태도를 어찌 이성으로 다스리겠습니까.

유시민의 수많은 적 중에 하나가 댓글 좀 흐리고 갈게요 ^^; 마태우스님 불쾌해 하지마세요. 저자님도요... 생각해보면 정치인이 내뱉은 똥내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절대로 참을 수 없는 것은 '국민 하나 잡혀 죽었다고 파병 철회하는 나라가 어디있냐'는 저 이빨로 먹고 사는 작자의 말이 '현실'이 되었다는 점이죠. 우리는 그런 평화로운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너무나 합리적인 선택이었어요. 한 사람의 목숨으로 이렇게 평화롭게 살다니...

마태우스 2005-06-23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안녕하세요? 댓글 남겨주신 거 보고 이렇게 왔습니다. 제가 너무 유시민에 대해 좋은 면만 보는 게 아닌가, 그래서 다른 분들, 특히 진보적인 분들로부터 가르침을 받고픈 마음도 있었는데, 만두국 사건에 대해 얘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시민의 그 말은 정말 망발이라 할만한 것입니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할 때만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인데, 다른 부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행위는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문제는 사람의 모든 면을 좋아할 수는 없다는 거죠. 예컨대 제가 그저께 만난 미녀는 미모는 뛰어나지만 오른쪽 뺨에 점이 11개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점과 단점을 종합해서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 하는 것입니다. 점이 11개 있더라도 미모를 높이 산다면 계속 만나는 것이고, 점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면 안만나야겠죠. 유시민도 그와 같은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비판받을 소지가 어디 하나둘이겠습니까? 국민의 희생을 하찮게 생각하는 그의 언행이 '얼굴에 난 점'과 비유될 수는 없을 테니, '대머리에 가발'로 바꾸겠습니다. 미녀가 가발이란 걸 알고도 계속 만날 것이냐는 건 개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겠지요. 전 계속 만나는 걸 선택했지요. 그런저런 이유로 미녀들을 다 마다한다면, 지구상에서 내 맘에 드는 미녀가 과연 존재하기라도 하느냐는 논리에서지요. 유시민은 절대선이 아니며, 차선일 뿐입니다. 여전히 저는 유시민 정도 되는 국회의원이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은 언제나 솔직하게 말합니다. 만두국 사건의 경우에도 "그건 정말 마음 아픈 일이다.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게 튀는 언행이라고 욕을 먹을지언정. 김선일 씨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파병을 강행한 노무현, 그리고 거기 찬성한 열린우리당 애들은 모두 유시민처럼 생각했을 겁니다. 말로 하지 않았을 뿐이죠.

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직도 유시민을 괜찮은 보수 정치인으로 생각하는 건 그 때문입니다.

마태우스 2005-06-23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숍님/별 다섯에 놀라시다니, 님도 마음이 약하시군요^^
시비돌이님/아닙니다. 막연하게 알던 유시민을 좀 더 잘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글보다 인터뷰가 그 스스로를 드러내는 데 더 적합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라주미힌 2005-06-23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각자의 가치 판단의 기준이나 '기호', '취향'이 다르다는걸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
99가지 악이 있어도 한가지 선이 있어서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그런데요.
마태우스님의 글에서는 일종의 환상이 보입니다. '유시민처럼 ~~ 일 것이다',
'유시민이라면 ~'. '보수 국회의원들이 모두 유시민만 같다면 한국 정치는 훨씬 더 발전할 거라고 믿는 나로서는~ '

사실 이런 '비슷한 믿음'을 가진 분들이 우리나라의 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그것을 부정합니다.
누구일까요?
무고한 백성을 총칼로 죽여도 경제발전 하나만큼은 이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 없어 칭찬받을만하다.
무조건적인 비난은 너무 지나치다. 좋은 것은 좋은 것이고, 나쁜 것은 나쁜 것이다.
라는 믿음을 가지신 분들입니다.

바로 박정희와 그 지지자들이죠.
그것을 부정하는 이들 중에는 열린당과 유시민 지지자들 대다수가 해당 될 것입니다.

두 부류가 같은 논리 위에 있어도 결코 같지 않다고 스스로 자위하는 그들의 신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격언'이 떠오릅니다.
국가적 폭력을 비난해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좋은 것은 좋은 것이다라는 주장을
박정희에게 대입시켜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느끼신다면 저는 댓글을 달지 않을 것입니다.
논리적 통일성이 그나마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것과는 다르다'라고 주장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악이 아닌 차선이다라고.... 박정희와 유시민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냐고...
박정희는 최악이고, 유시민은 차선이라는 공감할 수 없는 결론을 단지 개인의 생각만으로 치부하면 그만인 일 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명을 죽일 수 있는 명분과 논리는 여러명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결코 다른 것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이것조차 선택의 문제라고 보신다면, 누구에게는 차선도 최악이 될 수 있고, 누구에게는 최악도 차선이 될 수 있는
정체불명의 사안이 되버리고 맙니다. 논란이 될 수 없죠. 한나라당과 열린당은 대립각을 내세울만한 건더기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고요.
각자가 도적적, 정치적 우위에 있음을 자신할 만한 근거도 아니구요. 단지 취향의 차이만 남죠.
그래서 저는 마태우스님의 글에서 환상을 읽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완벽한 개인은 없다는 전제를 마태우스님과 저는 동의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드팀전님의 말씀대로 개인에 의존하는 정치형태나 성향은 부질없습니다.
최악이던 차선이던 맹목적인 지지는 우리 사회나 대중에게 좋을 건 하나도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국민만 피 본다니까요. ^^;

솔직히 잘 알지도 못하는 '개인'을 가지고 이런 긴 얘기를 쓸 필요는 없죠. 귀찮기도 하고...
게다가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정치인'인데(유시민은 같죠. 둘다 까매요)....
책으로 나온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너무나 정치적인 책이에요.

곡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 주십시오 ^^; 제 생각만 옳다고 쓴 댓글은 아닙니다.

똥개 2005-06-24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유시민은 마태우스님이 말씀하시는 '괜찮은 보수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과 자질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부인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그건 다음과 같은 전제가 현실에서 가시화될 때나 가능할 겁니다. 한국 정치 지형에서 '한나라당'으로 상징되는 가짜 보수가 보수 진영의 헤게모니를 상실할 때.. 그런 전제를 얼마나 충족시키느냐는 자칭 '합리적 보수주의자들'이 해결할 문제겠지요. 어떻든 현재는 그렇지 않으며 앞으로도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면 저는 유시민을 '괜찮은 보수 정치인'으로 평가하는 데 분명히 반대합니다. '괜찮은 보수 정치인'이라면 보수 세력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가짜 보수와의 싸움을 위해 진보더러 희생해 달라는 식의 발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자기들 문제는 자기들이 풀어야죠. 정치인이 선거에서 자기 정당에 표달라고 말한 걸 가지고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건 문제의 본질이 아닙니다. 자기 정당에 표를 달라고 하고 싶다면 자기 정당이 뭘 할 수 있고 뭘 하겠다고 말하면 됩니다. 그게 '괜찮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죠. '민주노동당 찍으면 한나라당이 된다'는 게 그들이 소위 '괜찮은 합리적 보수주의자'들이 그렇게 주장하던 '정책 선거'입니까? 일단 이기고 나서 보자? 일단 파이를 키워놓고 잘 나눠주겠다는 식의 정치적 약속이 지켜진 사례가 역사 속에 단 한번이라도 있었나요? 어차피 지켜질 수 없는 약속입니다. 연대를 요구하려면 좀더 겸손하게 청해야 합니다. 마치 '역사의 죄인'이라도 되는 양 발가벗고 까불어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해해야 합니까? 물론 이해합니다. 정치인이니까.. 그러나 '괜찮다'는 평가에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냥 '비열한 보수 정치인'일 뿐입니다.

마태우스 2005-06-2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긴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인물과 사상 이번달 치를 읽었습니다. 강준만의 인간학사전 중 유시민에 대한 부분이 있더군요. 읽어봤습니다. 상당 부분 공감했습니다. 혹시 님이 못읽으셨을까봐 대략 설명을 드리자면, 유시민은 철이 안든 척하는 노회한 정치인이라는 거였습니다.

유시민을 좋아하게 된 건 오래전이었지요. 그를 알고 난 후부터 전 어쩜 저렇게 옳은 말만 하고, 맞는 글만 쓸까 , 하며 감탄했습니다. 그는 정치인으로 변신을 했지만, 저는 아직도 그를 제 영혼의 등대 쯤으로 생각해 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 본 걸 엄마로 아는 오리처럼요. 그런 저에게 다른 사람의 유시민 비판은 별반 동의할 수 없는 말들이었지요.

이번에 제가 읽은 책은 386들의 유시민 비판에 대해 유시민 자신이 해명을 하는 내용, 그리고 누나인 유시춘이 유시민을 변명하고 그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나와요. 자신은 386들의 누나 역할을 했는데, 그랬던 그들이 유시민을 욕하니 서운하다구요. 저자 역시 유시민을 비판하는 386들이 막말을 한 것처럼 썼습니다. 그런데.

강준만의 글은 사람들이 왜 유시민을 비판하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더군요. 진중권처럼 막연하게 "그사람 정말 큰일낼 사람" "위험한 사람" 이러는 것보다, 저같이 눈에 뭐가 씌운 사람에게는 구체적으로 그가 어떠어떠한 말들을 했는지 말해주고,그래서 쓰겠느냐고 윽박지르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설득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상을 깨는 건 추상적인 말보다 구체적인 사례가 더 적절할 테니깐요.

그렇다 하더라도 유시민이 좋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제가 봐온 국회의원들이 어떤 애들인지를 나름대로 알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 애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래도 개혁적이라는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대선 때 어떤 일들을 했는지 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인터넷에서 쇼를 할지언정 유시민은 최소한 때에 절은 그들보다 낫다는 생각이 아직도 있는 거죠. 유시민에 대한 님의 생각이 맞다면, 그는 갈수록 타락을 해갈 것이고, 그런 작태들에 제가 실망하게 될 날이 오겠지요. 눈에 뭐가 씌였긴 해도, 그게 걷어내지 못할 만큼 강력한 것은 아니거든요. 댓글 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마태우스 2005-06-2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변정수님/여기까지 왕림하셔서 댓글 달아 주셨군요. 여기에 대한 답은 나중에 드릴께요. 지금 어딜 가봐야 해서요...죄송합니다.

마태우스 2005-06-2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정수님/사실은 그 어디가 화장실이었는데요, 참기로 했습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철학이 있고, 자신의 철학을 글로 풀어내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변정수님의 말씀에 감히 다른 말을 할 수가 있겠냐만은, 그래도 제 생각을 말씀드리니 너무 노여워 마세요.

님의 말씀이 옳지요. 하지만 당시의 절박했던 사정을 이해해 줘야지 않을까요. 노무현이 되는 것보다 이회창이 되는 게 역사의 후퇴라고 믿는다면, 그 상황에서 역사의 진보를 신봉하는 분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게 전략상 어쩔 수 없지 않을까요. 이회창과 노무현의 차이는 단 30만표 차이였고, 그게 모두 진보정당을 지지하려는 분들이 유시민의 말을 듣고 지지자를 바꾼 결과라고 가정해 보죠. 유시민의 호소가 없었다면 권영길은 30만표를 더 얻습니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이회창이 당선됩니다. 이것과 비교할 때, 권영길이 표를 덜 얻더라도 노무현이 대통령을 하는 지금이 더 좋지 않을까요?

물론 이회창과 노무현 간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제 말에 전혀 동의하실 수 없으시겠지만, 이회창과 노무현간에는 그래도 제법 큰 차이가 있다고 믿는 저로서는 유시민의 절규가 벼룩의 간을 빼먹는 행위일지언정 그를 비열한 정치인으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노무현이 당선됨으로써 진보의 입지는 더 커졌다고 봅니다. 총선 때 민노당이 제3당이 된 것이 그 증거가 아닐까요.

드팀전 2005-06-25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아주뜨겁군요.리플 많이 달리면 서재지수 올라가나요? 혹시 이것은 마태우스님의 전술이 아닐까...(모종의 음모론) 한동안 비운 서재를 한방에 만회하려는...ㅋㅋ
건강한 논의야 좋은것이죠.ㅋㅋ 앞에서 라주미한님이 말한 '신화'라는 부분에 동의합니다.총선때 민노당이 3당된것도 '신화'의 일부로 입니다.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의를 안고 탄생한 정권이 노무현정권이죠.국민이 노무현이 잘생겨서 열린우리당이 다른 당보다 능력이 출중해서 그들에게 힘을 싫어준것은 아닙니다.그들은 기본적으로 개혁에 대해 국민들에게 짐을 지고 있습니다.그런데 결과론적으로 그 짐에 대한 책임방기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듯 합니다.민노당과의 정책 연합은 거의 실종되었다고 봐야하죠.아예 상대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한나라당과의 타협이 더 중요하다고 보겟죠.선명성은 없어지고(원래부터 그랬겠지만) 밀실야합만 늘어갑니다.민노당은 노무현이나 열린우리당의 배려로 3당이 된것이 아니죠.개혁이상의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이 그만큼있었다는 것입니다.
노무현과 유시민이 몸담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현재 정체성이 없습니다.그 의미론은 열외로 하고 한나라당= "보수 꼴통" 으로 정리합시다.열린 우리당은 뭘까요? 실용적 개혁.안정적 혁신.....다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노 아이덴터티...이게 아닐까요.그 정체성의 부재와 개혁능력 부재(그리고 매일 한나라당 핑계만 댑니다.그럼 첨부터 모든 정당이 자신들을 따라와줄지 알았답니까? 지지자들도 비슷한 형태를 보입니다.다 한나라당땜에 안되지요.'그래그래 불쌍한 우리 노무현,열린우리당..귀연 내새끼들'..zzz)로 지지기반은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다음번 총선이나 대선에선 또 정계개편을 통해- 유시민의원같은 사람이 중심이되어- "우리가 진짜 정통개혁파다.그러니 한번더 우릴 밀어라.그래야 대한민국이 산다." 이러리라 봅니다.정체성 없는 정당이 늘 그래왔듯이.

마태우스 2005-06-25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드팀전님 안녕하세요? 제 음모 맞습니다 ^^ 님의 견해에 대한 제 생각을 잠깐 말씀드릴께요.
-민노당이 3당이 된 것은 혁신을 요구하는 우리 국민의 뜻이라고 하셨는데요...사실 저는 우리 국민에 대해 회의를 갖고 있습니다. 탄핵이 나쁘다 정도는 판단을 할 수 있어도, 그보다 복잡한 사안은 판단을 못하며, 더 나쁜 것은 지역감정에 매몰되어 제대로 된 투표를 하지 못합니다. 민노당에 대해 빨갱이 비슷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겁나게 많더이다. 2000년 총선에서 민노당에 단 한석도 주지 않았던 그 국민들이 어떻게 10석의 의석을 민노당에 줬을까요? 갠적인 생각인데 그건 정당 지지율에 비례해서 의석을 할당해주는 1인2표제가 도입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지역정당들과 달리 압승할 수 있는 지역이 없었던 민노당에게는 더더욱 그 제도가 필요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 드리면 화내실지 몰라도...민노당의 15%에는 지난 대선 때 졌던 빚을 갚고자 하는 열린우리당 성향 유권자의 지지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중 한명입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것들이 노무현이 되서 진보정당의 입지가 넓어진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회창이었어도 1인2표제는 이루어졌을지 모릅니다만, 두번째 일이 일어나지 않아 민주당이 3당이 되지 않았을까요...)

-열린우리당에 대한 님의 비판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누가 저한테 어느 당을 지지하냐고 물으면 저는 꼭 이럽니다. "사실은 열린우리당인데, 쪽팔려서 그렇다고 말을 잘 못해"
다음 선거 때 이명박이나 박근혜같은 후보가 나오면 무조건 되는 것으로 여론조사가 나오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봅니다. 개혁세력을 뽑아 놨는데 이렇듯 지지부진하면, 굳이 개혁세력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으니 말입니다. 중산층은 지지세력에서 다 이탈했구요. 노무현에게 표를 던진 사람으로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님의 말씀대로 다음 대선에서도 한번 더 밀어달라고 하겠지만, 사람들은 두번 속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민노당입니다. 민노당을 좋은 정당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결선투표제가 없는 현실 탓에 사표가 되는 게 무서워 민노당에 투표하지 못합니다.... 민노당이 좀 더 커서 30%대의 지지율을 확보하면 좋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민노당도 필연적으로 보수화의 길을 걸어야지 않을까요? 선명성을 가진 낮은 지지율과 약간 보수화된 높은 지지율, 전 민노당이 후자의 길을 걷기를 희망합니다. 유시민 얘기하다 다른 얘기로 빠졌네요.

똥개 2005-06-25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민주노동당은 그보다 더 절박합니다. 그래도 그런 저열한 반칙은 안 합니다. 그렇게 현실을 모르니까 니들이 고작 그 정도 지지밖에 못 받는거야..라고 하신대도.. 반칙을 하는 사람이 이길 수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진보가 아닐까요.. 마태우스님 말씀대로 열린우리당이 집권을 해서 역사가 조금이라도 진보했다면... 반칙을 일삼는, 그리고 그에 대해 아무런 반성없이 절박했다는 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여전히 강변하는 정치인은 '비열하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여전히 반칙이 상황논리로 이해되는 세상이라면.. 도대체 뭐가 진보한 거죠?

드팀전 2005-06-2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나름대로 생각은 이렇습니다.
국민에 대해 실망하신다고 하지만..정당투표에서 많은 국민들이 민노당에 표를 주었습니다.반사이익도 있었겟지만말이죠.또한 그것이 노무현정권의 시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선거제도와 투표방식은 각 국가에 맞게 사표를 줄이기 위한 지속적 제도수정이 있는 것이기때문입니다.만약 님 말처럼 투표방식을 바꾼게 노무현의 덕이고 그덕에 민노당이 덕본거다 라고만한다면...제 기억에 전두환정권이던가... 중선거구가 시행된 적이 있습니다.정치학 개론에는 중선거구는 군소정당에 유리한 방식이라고하죠.전두환도 정치개혁에 일신한게 되나요.^^
정치라는게 상당히 복잡한 현상들의 상호관계속에서 발생한다고 알고 있습니다.노무현이나 몇몇 정치인들로 움직이는게 정치현상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개혁을 독점한 듯한 열린우리당과 지지자들의 논리 핵심에는 항상 단계론적 발전 속성이 있습니다.하나 다음에 하나...뭐 이런 식이죠.일리도 있는 말입니다만 항상 단계론적 발전론이 가지고 있는 오류에 대해서도 인식해야한다고 봅니다.단계론적 발전론은 궁극적 지향에 대한 흐리멍텅함을 보여주기도 하며 또한 포기해야하는 것들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해버리고 자기합리화의 길을 갑니다.아직도 신화처럼 많은 사람들이 믿는 박정권의 '경제우선주의'처럼 말이죠.먼저 먹고 살고 나머진 그 담에 하자..... 양상은 다르겠지만 현재 개혁논자들도 답습하는 이런 논리가 가진 한계에대해서도 생각해볼필요가 있습니다.

마태우스 2005-06-27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안녕하십니까. 사실 세분과 이렇게 토론을 하는 건, 내공이 약한 저로서는 무서운 일입니다. 논리 정연한 님들의 글들을 보다가 "좀 봐주심 안되요?"로 일관하는 제 글은 아무래도 여러 모로 부족합니다. 저같은 사람과 계속 토론해 주시는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전두환의 중선거구에 대해서; 전두환이 중선거구제를 택한 것은 강력한 야당의 출현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반면 1인2표제는 시대적 요구이자 시민사회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것이죠. 그래서 전두환의 중선거구제는 정치개혁의 후퇴고, 1인2표제는 진보라고 생각해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전 그걸 노무현의 시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무현의 당선을 시민혁명이라고 주장한 사람도 있는 것처럼, 시민사회의 역량이 커진 것이 정치개혁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니까 이회창이 되었다면 시민사회의 동력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만, 이거야 뭐 검증될 수 없는 일이죠.

-님 말씀대로 저는 단계론적 발전론을 신봉합니다. 하지만 님 말씀을 듣고보니 경제우선주의가 단계적 발전론과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군요. 그리고 자기합리화를 쉽게 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열린우리당이 그걸 잘 보여주고 있네요. 그 한계에 대해 늘 성찰하는 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태우스 2005-06-2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개님/"민노당은 그보다 더 절박했습니다"라고 하신 대목이 사실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몽준의 결별선언이 있던 때의 열린우리당은 당선이냐 아니냐는 귀로에 서 있었고, 저나 그들은 이회창 집권을 개혁의 후퇴로 생각했습니다. 공안정국이 온다는 헛소리는 믿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절박했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민노당의 권영길 후보는 유시민의 말 때문에 30만표가 이동했다고 가정하면, 130만표를 얻는 데 그칩니다. 100만표와 130만표, 이 차이는 물론 중요합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노무현 지지자들의 절박함과 비교할 수 있을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마태우스 2005-06-2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뭐 특정인에게 하는 말은 아닙니다만...
민노당원 한분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그는 유시민이 괜찮은 보수정치인이라는 제 생각에 반대했습니다. 그럼 니 생각에 누가 괜찮은 보수정치인이니? 그는 보수 정치인은 다 썩었고, 괜찮은 보수정치인은 한명도 없다고 했습니다. 오직 훌륭한 국회의원은 민노당 의원들 뿐이라고 합니다.

정치에 증오심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모든 정치인이 쓰레기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괜찮은 정치인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그는 필경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한명도 없어! 다 쓰레기라니까!"
이런 사람과 정치인에 대해 토론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에게 정치란 건 그저 쓰레기 더미에서 뒹구는 일이니깐요.

마찬가지로 보수 정치인들은 다 썩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유시민 얘기를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유시민이건 뭐건, 보수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하니깐요. 그와 유시민에 관해 얘기를 몇번 하면서 왜 그렇게 답답하고 얘기가 안통했는지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보수가 정치판을 장악하고 있고, 민노당이 10석의 의석밖에 차지하지 못한 지금에선 그래도 희망을 걸 수 있는 보수 정치인이 몇은 있어야지 않을까요. 보수 정치인이 모두 도토리라고 해도, 도토리도 키를 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입니다. 어차피 차기 대통령도 그 보수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까 말입니다.

민노당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수 정치인을 욕해야 하는 건 아닐 겁니다. 노회찬 의원도 유시민을-이 판단이 맞든 틀리든-괜찮은 보수 정치인으로 평가하니까 말입니다. 괜찮은 보수 정치인이라는 게 지고지선의 인물이란 게 아니라, 썩은 보수 정치인들 중 그래도 나은 존재라는 뜻이라고 생각하는 저에게, 그 민노당원의 말은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민노당이 외연을 확장하고 집권을 노리는 당이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편협하고 독선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서는 안되지 않습니까? 괜찮은 보수 정치인 하나만 대달라는 제게 민노당 애들 빼놓고는 다 쓰레기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저는 독선을 읽습니다....

드팀전 2005-06-2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을 자꾸 바꾸시는군요.검은 말이었다가 오늘은 흰말로 바뀌었네.지난번 말은 가만히 서있더니 이번엔 깔딱깔딱 움직이네요.재밌군요.
"정치인은 다 쓰레기다" 라고 해버리는 것의 문제에 대한 님의 생각에 동의 합니다.그건 사실 "나 별로 정치 관심없구.걔들이 뭘 하든 내 생활엔 아무변화없어" 하고 하는 순진무구하며 촌스런 생각과 같다고 봅니다.기성정치에 대한 실망이 무관심과 포기로 가는 것은 막아야한다고 봅니다.님이 이야기 하신 민노당의 운동정당 근성 역시 동의합니다.제 개인적 경험도 있구요.자신의 선명성에 자가당착하여 서툰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거리정당에서 익숙해져있기 때문인데요.이에 대해서 당내에서도 정체성문제와 더불어 많은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그나마 아직은 당내 여론수렴이 타정당에 비해 자유로우니 뭔가 다른 모습들이 나오겠거니 합니다.

마태우스 2005-06-27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제가 말을 자주 바꾸는 사람으로 생각하시니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게 일관성인데...으흐흑. 그건 오해예요 오해!

똥개 2005-07-0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유시민이 '사표' 얘기를 한건 대선때뿐이 아닙니다. 대선으로 국한시켜 말하더라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가령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가가 아니라 제도 정치의 지형이 시민 사회의 정치적 지형을 얼마나 정직하게 반영하며 거기에서 과연 진보세력이 얼마나 정당한 평가를 받는가 따위의 기준) 얼마든지 지난 50년 동안 제도 정치 진출을 봉쇄당했던 민주노동당이 훨씬 더 절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실 유시민이 더 웃겼던 건 총선때였습니다. 어차피 당선되지 않을 것이니 열린우리당에 표를 달라는 뻔뻔한 작태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는지는 아시나요. 적어도 최소한 법정공탁금을 돌려방들 수 있는 득표율을 목표로 뛰었던 후보들은 졸지에 '난립 후보'(아시다시피 공탁금 제도는 후보 난립을 막겠다는 제도이고 따라서 그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상 '쓸데없이 출마한' 후보가 되는 셈입니다.)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게 정직한 현실이라면 얼마든지 겸손하게 받아들일 수 잇지만, 아무개를 찍으면 아무개가 된다는 식의 저열한 정치 선동 때문에 왜곡된 결과라면 정말 억울한 사람들 많습니다. 진보정당에 돈 한푼이 아쉽다는 건 설명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