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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ㅣ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1
조승연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베란다쇼에 조승연이라는 분이 나왔다.
그때는 여행 전문가로 나왔는데, 8개 국어를 한단다.
나이가 너무 젊어 보여 물어보니 1981년생, 우리 나이로 서른셋이다.
“혹시 비명 지를 때는 어떤 언어를 쓰나요?”라고 장난스럽게 물었다.
“최근에 가장 많이 쓴 언어로 비명을 지릅니다. 이탈리아에서 며칠 있다보면 이탈리아어로 비명이 나와요.”
네이버를 찾아봤더니 조승연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 중엔 네이버 대표인물이 바로 이 조승연씨다 (농구감독 조승연을 제쳤다!).
‘공부천재’로, 뉴욕대 경영학과와 줄리어드 음대를 동시에 다닌 걸로도 유명하고,
저서도 그 나이에 벌써 22권이라니, 천재라는 말은 바로 이런 분한테 바쳐야 하나보다.

그런 그에게도 약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기를 보내지 않은 탓에 우리나라 전래동화에 약하다는 것.
초등학생들과 함께한 독서 퀴즈왕 뽑기에서 조승연은
심청 아버지 이름을 몰랐고, 호랑이를 피하려고 하늘에 올라간 햇님달님 얘기도 전혀 몰랐다.
그런 문제만 나오면 한숨을 쉬며 답을 쓰라고 준 칠판을 하얗게 비워놓는 그를 보면서
“아, 저런 천재도 일말의 약점이 있구나”라며 혼자 지적 우월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가 쓴 <이야기 인문학>을 읽으니 잠시나마 느꼈던 지적 우월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저 와, 와, 이 사람 정말 천잰데,라는 말만 계속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영어 단어의 어원이 뭔지 말해 주는데,
구수한 이야기와 더불어 설명을 해주니 무지하게 재미있다.
예를 들어 테니스에서 점수 계산을 할 때 “15-0”을 “피프틴 러브”라고 하는데
‘0’을 왜 ‘러브’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갔지만,
이 책에는 이렇게 설명이 돼있다.
“0을 love라고 하는 이유는 0점으로 지고 있는 사람은 이기든 지든 상관하지 않고
단지 테니스를 사랑하는 마음 자체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아마추어는 0점을 받아도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테니스를 20년 가까이 치면서도 몰랐던 러브의 의미를 이 책 때문에 알다니,
이것만으로도 책을 읽은 보람은 있다.
한 가지 더.
내 책상에 있던 이 책을 빌려간 뒤 일주일만에 다 읽었던 동료선생은
이 책의 장점을 이렇게 말한다.
“이성친구에게 많이 아는 티를 내는 데 이 책만한 게 없네요.
아는 여자 하나 앉혀놓고 두시간 동안 썰을 풀었더니 무지하게 감동하대요.”
크리스마스 이브날 같은 때 보면 세상에는 다 연인들만 있는 것 같지만,
애인 없이 집에서 이브를 보내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 크리스마스 이브도 의미가 없진 않겠지만,
내년에도 똑같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읽으시라.
2-3일간의 투자로 당신을 훨씬 지적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