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세면대
어릴 적에는 세면대에 물을 받아서 세수를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세면대 위에 발을 올리고 씻는 걸 보고나니 더 이상 물을 받아 세수하고픈 마음이 없어졌다 (누나가 그렇게 발을 씻다가 세면대가 쿵 하고 떨어져 놀란 일이 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그래서 난 물을 틀어놓고 세수를 했는데, 그러다 아빠한테 걸려 혼이 나기도 했다.
조카가 기저귀에 똥을 쌌을 때, 제수씨는 조카를 세면대에 올려놓고 엉덩이를 씻었다. 그걸 보고 어떻게 세면대에 물을 받아 세수를 할 수 있겠는가? 지하철 화장실 등 공공장소의 세면대는 더 지저분하다. 사람들은 세면대에다 코를 풀고 침을 뱉고, 발을 씻는다. 그러니 세수를 하더라도 물을 틀어놓고 하고, 그로 인해 물이 더 낭비될 것 같다.
2. 치약
이를 닦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대략 5분 정도 닦는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 5분을 못참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러는데, 그러다보면 입안에 있던 치약을 흘릴 때가 있다. 바닥에 떨어지면 걸레로 닦으면 되지만, 문제는 옷에 떨어진 경우다. 치약의 어느 성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옷에 묻고나면 몇 번 빨아도 그 자국이 그래도 남는다. 내 츄리닝 몇 군데에 치약 자국이 있고, 외출복에도 자국이 눈에 띈다. 그걸 보면 속상하다.
3. 욕조
난 아침에 샤워하는 걸로 씻는 걸 끝낸다. 대중 싸우나에 가는 건 일년에 몇 번, 주로 술을 먹고 난 직후, 혹은 술 먹으러 가기 전 피로를 쫓기 위해서다. 굳이 대중탕에 가지 않더라도 가끔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들어가 앉아있고 싶을 때가 있다. 인간이 물에서 나와서 그런지 그러고 있으면 피로가 싹 가신다. 하지만, 그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서 쓰는 물의 양이 너무 많다. 내가 욕조 쓰기를 기피하는 건 그러니까 물이 아까워서다.
요즘에는 반신욕이라는 게 각광받고 있다. 반신욕이라 함은 하반신만 넣고 상반신은 물 밖에 있는 것일까? 물 밖에 상반신이 있으면 추울 것 같고, 옛날에도 얼굴과 목은 넣지 않았으니 반신욕이 새로울 건 없는데. 남들이 뭐라한들 난 내 스타일의 목욕을 하리라. 중요한 건 목욕 방법이 아니라, 내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니까.
4. 비누
비누를 쓰다보면 쪼가리가 남는다. 그 쪼가리는 쓸 수가 없어 버리게 되는데, 어느날인가 엄마가 그 쪼가리들을 스타킹에 담아주셨다. 엄마의 말씀이다.
“이렇게 절약해서 살아야지 않겠니?”
아, 알뜰하신 우리 어머니. 하지만 스타킹 비누를 쓴 후부터 난 세수를 잘 안하게 되었고, 그 스타킹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머님의 말씀이다.
“아낄 게 따로 있지, 우리 아들이 쓰는 비누값을 아끼겠냐”
아,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