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앗 이 책의 저자, 아는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면...후배.

일시: 2월 1일(화)

마신 양: 소주 1병 플러스 알파--> 맥주

술을 마시면 개가 되는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을 문다는 뜻일까?) 내 술버릇은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닌 것 같다. 취하면 그냥 얌전히 쓰러져 자니까. 그런데 그게 언제나 그런 건 아니다. 가끔은 나도, 개가 된다 (멍멍 짓는다는 뜻이다) 전에도 소개했던 내 주사를 다시금 재탕한다.


-선배 하나와 곱창을 안주로 죽음의 레이스-한명이 죽을 때까지 마시는 것-를 하다가 깨보니 집이었다. 선배는 오지 않는 나를 기다리며 30분을 멍하니 앉아 있었고, 나를 찾아 헤맨 시간이 또 30분. 그러다 열받아서 집에 갔단다. 아마도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내 무의식이 나로 하여금 도망가게 했으리라. 안도망갔으면 그때 죽었을지도.

-정신을 차려보니 경찰한테 혼나고 있다. 홍대 전철역 근처 10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했다. 그 넓은 도로를, 정말이지 여기서 글쓰는 게 다행이다.

-술에서 깨보니 연대 담벼락을 넘고 있었다. 아니 연대 안에는 왜 들어간 걸까? 정신 못차렸으면 높은 담벼락에서 추락사했을 뻔.

-인생의 어느 시기에서는 술만 취하면 노상방뇨를 했다.


학회 분이 놀러왔다. 관광을 시켜드리려는데 천안에는 볼 게 호두과자집밖에 없어 온양으로 갔다. 숙소를 잡아 드린 뒤 ‘팔육상회’라는 곳에 가서 술을 마셨다. 돼지김치찌개에 참이슬, 환상적인 조합이다. 거기에 번데기가 서비스로 나왔으니 더더욱 좋았다. 2차로 그 사람 숙소에 가서 캔맥주를 마셨다. 얼큰하게 취한 뒤 집에 가는데, 기차역이 어느 곳인지 모르겠다. 데이트 중인 여자분에게 물어봤다.

“온양온천역이 어느 쪽인가요?”

여자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다가 보니까 그게 아닌 것 같다. 온양에 사는 여자를 사귀었던 덕분에 온양 지리가 낯설지 않은 까닭이다. 지나가는 남자에게 물었더니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그럼 그렇지. 기차 시간에 맞추느라 달리듯이 가는데, 아까 그 여자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날 보고 당황한 기색. 난 멈춰서서 이렇게 말했다.

“반대라잖아요. 앞으로는 좀 바르게 사세요!”

여자의 황당해하는 얼굴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절대로 그렇게 했을 건 아니니 주사가 맞긴 하지만, 위에서 열거한 것에 비하면 그래도 귀여운 주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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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05-02-0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일기가 [내가 본 영화들] 폴더에 들어있군요...
이것은..아직도 술을 깨지 못하셨다는 증거?!

미완성 2005-02-0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그 사이 바꾸시다니....역시 마태님 귀여우세요;;;;;

마태우스 2005-02-0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님/허를 찌르다니, 역시 사과님은 예리하세요.

하얀마녀 2005-02-0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안엔 볼 게 호도과자집 밖에 없다... 크... 반박할 수 없군요. 이젠 마태우스님을 실제로 뵙고나니 장면을 상상하기가 더 쉽습니다. ^^

진/우맘 2005-02-02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돼지김치찌개에 참이슬, 번데기까지....그 여자분, 아마 입냄새에 질려서 일부러 잘 못 가르쳐 준 것 아닐까요?!!!!!

하이드 2005-02-0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라리요 미술관이 천안에 있는거 아니던가요? 가물가물. 날 따뜻해지면 가려고 벼르고 있는데.

BRINY 2005-02-0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안에 볼 게 호도과자집 밖에 없다? 정말 천안역 앞에 볼 거는 호도과자집 밖에 없더라구요. 작년 이맘때 천안역 내렸다가 너무 썰렁해서 놀랐어요.

마태우스 2005-02-0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전 6년째 다니는데요 맨날 놀란답니다^^
하이드님/어 아라리요가 미술관이었나요??? 그렇구나. 미술관....
진우맘님/아니어요. 맥주로 입가심 했다구요!!!
마녀님/얼어붙은 안서호도 볼만하긴 해요^^
따우님/그럼요. 조심 또 조심 해야죠....

2005-02-02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