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날, 어머니가 여동생에게 전화를 하셨다.
엄마: 니가 한나라당을 찍다니, 그럴 수가 있냐. 넌 내 딸도 아니다. 우리집에 오지 마라
여동생: 엄마가 출마라도 했어? 왜 난리야!!!
선거결과 열린우리당이 압승을 하자 여동생이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여동생: 엄마, 사위 둘이 의사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아들한테 휘둘려서 그러지 말고 생각좀 해봐. 엄마 집 빼앗기면 어쩔건데?
엄마: 집을 빼앗긴다냐?
여동생: 그럼, 노무현이 빨갱이라구.
엄마: 그런다냐? 어쩔꼬.
여동생: 요새 이xx(남편)이 잠을 못자고 있어. 걱정되서. 형부랑 둘이 전화하면서 한숨만 쉬더라.
전화를 끊은 어머니, 날 부르신다.
"민아, 큰일났다. 우리집 뺏긴단다. 어쩌냐. 노무현이 빨갱이란다"
난 이렇게 대답했다. "노사모가 있는 집은 예외랍니다"
내 주위의 환경은 이렇듯 척박하다. 그러니 매형, 매제와 만났을 때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면 내가 얼마나 노력을 해야겠는가. 정치적 지향이 다르더라도 얼마든지 화기애애할 수 있다. 하지만 한쪽이 정치에 대해 무지하기 이를 데 없다면, 그러면서도 계속 정치 얘기를 이슈로 삼는다면, 입을 닫는 게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기득권 세력이 우글우글한 초등학교 사이트에 발을 끊은 이유도 바로 그래서였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뒤 매형과 매제가 뭘 얼마나 빼앗겼는지 난 모른다. 나나 그들이나 피차 월급쟁이인데, 월급이 깎였다는 얘기를 아직까지 듣지 못했으니까. 오히려 지난 일요일 여동생네는 아파트를 넓혀서 이사를 갔고, 매형은 일년 전부터 좋은 동네의 큼지막한 아파트에서 안락하게 산다. 차라리 그들이 "난 의사고, 그러기 때문에 우리의 이익을 대변해 줄 정당을 지지하겠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동의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왜 그들은 약발도 안먹히는 색깔론을 들고 나오는 걸까. 의사인 내 다른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내 주위에는 다들 탄핵 찬성인데, 여론조사는 80%가 반대라고 나온다. 이건 조작이다!"
그들-소위 보수세력-은 대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구태의연한 색깔론으로 무장한 채 선거를 치룬다면, 다음 대선에서 또한번 좌절을 맛봐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