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베스트 7위에 서서 요시모토 바나나와 이문열을 내려다보고 있는 내 책,  알라딘에는 그 책에 대해 총 4개의 서평이 올라있다. 첫번째 서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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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을 두번 죽이지 말란 말야~
리뷰어 : mmtw2000
상품평점 : 작성일 : 2004 년2월 19일

그동안 딴지일보에 '건강동화'라는 이름으로 연재되던 소설을 기억하시는지.. 딴지에 연재되었던 것뿐 아니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모은 소설책이다. 마태우스 탐정은 '마침내 태어난 수퍼스타'란 뜻의 마태수가 되었고 각기 별개로 연재되던 이야기들은 각각 연관을 가지고 이어지는 소설이 되었다.

그동안 <기생충의 변명>이라는 책을 통해 '기생충은 그리 나쁜 녀석들이 아냐'라고 대변해주던 작가였고 이 책을 통해서도 기생충은 그리 나쁜놈들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소설에서 기생충은 고도의 지능범들의 범죄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중략...단순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유머를 바탕으로 하여 꽤나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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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라기보다는 마치 출판사 관계자 같지 않는가? 300부도 안팔린 <기생충의 변명>을 언급하는 것도 웬지 수상하다. 그렇다. 이 글은 내 여친이 쓴 글이다! 두번째 서평.

엽기, 변태, 가학...그 능글맞은 유머 저변에 흐르는 따스한 휴머니즘
리뷰어 : alamh
상품평점 : 작성일 : 2004 년2월 20일

친구 권유로 펼쳐봤다가 서평까지 쓰게되었네요.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TV시리즈 외화중에서 '몽크'라는 것이 있습니다. 편집증이 있어서 사소한 것에도 과도하게 집착하는 몽크 라는 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추리물이지요. 물론 그 시리즈에서 몽크의 편집증은 매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하곤 합니다. 탐정의 병적인 성격을 모티브로 줄거리를 끌어나가는 매우 독특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 또 다른 매우 특이한 탐정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마태수'...그의 무기는 다름 아닌 엽기, 변태, 가학성입니다. 하지만 몽크보다도 훨씬 더 웃기고 인간적이며 지적이기까지 합니다. 아마 외모도 그러리라 상상해봅니다.

사건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툭하면 이것저것(인간의 배설물이든 기생충 사체든) 맛을 봐서 확인한다든지, 여기저기 주욱죽 갈라내서 오글오글하는 기생충들을 주물럭거린다든지 (가끔 꺼내 먹기도 합니다 @.@), 인간의 항문에서 10여미터나 되는 촌충을 슬금슬금 끄집어낸다든지...이루 다 묘사하기도 뭣한 마탐정의 행각에 지금도 몸서리가 절로 쳐집니다.

물론 매번 그런 상황이 전제되지 않으면 사건 해결은 불가능한 것이었겠지요. 같은 의사 출신 탐정이라도 오스틴 프리맨의 손다이크 박사는 그렇게 멋지고 고상할 수가 없는데... 징그럽고 더러운 일 도맡아 하고 예쁜 여자와 먹는거(특히 술)라면 사족을 못쓰는 이 마 탐정은 멋지고 고상한 것과는 거리가 한참 먼 부류지요.

하지만 이 인간이 만들어내는 이런 엽기적인 상황들은 자꾸 부딪히다보면 점차 자연스레 익숙해지게 됩니다. 지저분하거나 징그러운 것만이 아닌 이 세상의 매우 중요한 또 다른 모습 정도로 말이지요. 그래서 때론 숭고함까지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상하고 아름다운 것만 추구하는 사이에 세상 이면의 처절한 현실을 붙잡고 손에 피와 흙을 묻히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 바로 마태수 혹은 저자와 같은 자연과학자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거지요. 그 험한 일들을 능글맞게 웃으면서 해내는 마 탐정의 모습이 멋져보이는건 바로 그 탓이겠습니다.

게다가 이 소설의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기생충 탐정 마태수의 처절한 응징의 대상은 결코 기생충들이라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 악행을 일삼는 폭력적 인간들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기생충들은 결코 그 징그럽게 생긴 모습만큼 악당들은 아닙니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혔듯 그들은 인간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원하며, 오히려 그 공존을 파괴하고 왜곡시키는 것은 인간 악당들이라는거지요. 따라서 마태수는 그 평화로운 공존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하여 시종일관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기생충 같은 보기흉한 미물까지 포함하여 세상 모든 존재와의 평화로운 공존을 염원하는 휴머니즘이 실상 이 소설의 궁극적 주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추리소설로서의 플롯이 엉성하고 캐릭터 묘사도 중구난방인 단점은 있습니다만 마음 따뜻한 자연과학자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학문관과 인생관이 담겨있어 특히 생물학이나 의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겐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말도 안되게 웃기고 재미있네요.

6분중 6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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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은 이렇게 쓰는 거라고 말하는 듯, 정말이지 감탄이 절로 나오는 훌륭한 글이다. 출판사에서는 혹시 내가 쓴 게 아니냐고 의심을 했지만, 나에겐 이런 서평을 쓸 능력은 없다. 그런데... 이사람의 알라딘 서재에 가봤더니, 그가 쓴 서평은 이거 하나밖에 없다. 역시나 냄새가 난다. 그는 내 측근이고, 내 강요에 의해 서평을 썼다는. 그렇다. 그는 전직 피디로, 요즘 한의대 진학을 위해 수능공부를 하고있는 영문학 전공자다. 문과 출신에다 두루 책을 섭렵한 사람답게 훌륭한 서평을 써 주었다. 그다음 서평.

기생충이 한결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리뷰어 : jerry
상품평점 : 작성일 : 2004 년2월 24일

서점에 갔는데 제목이 눈에 띄어 집어들었습니다. 올해 서른이 된 저만 해도 기생충에 관한 추억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대변을 내라고 했을 때 개똥을 집어들고 간 기억, 같은 반 얘 한명이 촌충인가에 걸려 애들이 한동안 그를 피해다닌 기억이 있긴해도, 지금은 기생충이 모두 멸종해 버린 줄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기생충학교실이라는 게 있고,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니 놀랍기 그지없더군요. <대통령과 기생충>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기생충을 연구하는 저자가 저처럼 기생충이 멸종했다고 믿는 사람에게 그렇지 않다, 기생충은 아직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해 읽기가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지만, 다 읽고 나니 세상이 온통 기생충 뿐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더군요. 책을 읽고나서부터 자주 손을 씻게 된 것도 이 책이 가져다 준 부작용입니다.

가끔씩 나오는 어설픈 유머들도 맘에 들었지만, 기생충에 관해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게 이 책을 읽고 나서 얻은 소득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뭐가 소설이고 뭐가 진짜인지 헷갈리더군요. 뉴스 진행석에 뛰어들어 '내 귀에 도청장치가 되어있다'고 한 사람이 진짜로 유구낭미충증에 걸려 있었는지, 골프선수 캐리 웹이 정말로 그런 짓을 했는지, 회충약인 알벤다졸의 개발자가 우리나라 사람인 신찬섭인지 혼란스럽더군요. 제가 별 다섯개를 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저처럼 기생충이 멸종했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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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기생충이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써놓고, 본문은 '손을 자주 씻게 된다'고 했다. 친근하면 손을 자주씻냐? 이사람 역시 지금까지 쓴 게 이거 하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당연히 내 측근일까? 아니다. 이건....나다! 내가 다른 사람 아이디로 서평을 쓴 것이다. 우하하. 그다음 서평.

독특하다. 기발하다. 유쾌한 엽기다...
리뷰어 : 호민관 ()
상품평점 : 작성일 : 2004 년2월 24일

요즘 세상에 과연 기생충에 관심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라는 생각이 책 날개를 읽으며 들었습니다. 몇 개월 전쯤 mbc 9시 뉴스에서 눈이 가려워 거울을 보았더니 하얀 벌레, 즉 동양안충이 기어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우리 육안으로 쉽게 식별할 수 있는 기생충이다 라는 기사가 순간 떠오르더군요. 평소 눈이 자주 가려웠던 터라 그 기사를 접하자마자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던 기억이 되살아 나, 당장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삼십여 페이지쯤 읽었을까. 에이, 그냥 읽지 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탐정소설이라 하기엔 구성면에서 다소 치밀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단조로웠기 때문입니다. 마태수 탐정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 또한 너무나 쉬워 보여 기생충에 대한 의학 지식만 있으면 나라도 해결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책이라도 반드시 한가지 교훈은 있다 라는 게 제 철저한 신념이기도 하여 힘을 내어 열심히 읽었습니다.

별별 기생충들이 다 등장하더군요. 때문에 펼쳐지는 상황들이 엽기적일 수 밖에 없는데요. 기생충을 따라 과거로 돌아가 신찬섭을 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마태수와 왕회충과의 대격전은 여느 성룡 영화 못지않게 치열하기까지 하더군요. 특히 검지손가락 두 개를 이용한 치명타를 날릴 때는 그만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꽤 유쾌하게 읽힙니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습니다.

기생충학자들이 청와대로 시위하러 갈 때 '회충을 한 마리씩 목에 감고 가자'고 결의하는 장면은 상상만으로 웃음이 터집니다. 그리고 영화 터미네이터를 연상하게 하는 부분에선(p.92) 정말이지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더군요. 책 곳곳에 이렇듯 억지스럽지 않은 유머가 깔려 있어서인지 큰 불편없이 단 하루만에 읽어 버렸습니다. 저자가 기생충 학자이기 때문에 기생충을 매개로 한 이런 기상천외한 소설이 가능했던 것 같고요. 참으로 독특하고 기발합니다.

아래 두 번째로 서평을 쓰신 분이 언급한 대로, 마태수는 콜롬보처럼 멋진 바바리 차림으로 폼 재지도 않습니다. 탐정 활동하기에 편하다는 이유로 빨간 츄리닝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눈도 작아 외모도 낙후한데다 미인만 보면 정신을 못차리는 캐릭터지만 결코 밉지가 않습니다. 그의 가슴엔 악의 무리를 응징하고자 하는 불타는 정의감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지요.

저자는 혐오스러운 외모로 우리에게 갖은 멸시와 천대를 받는 회충이나 그 외 여러 기생충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한편, 그들을 더 깊이 알게 되면 결코 인류에게 해를 끼칠 의도는 없으며 실은 인류와의 평화공존을 원하고 있다고 밝힙니다.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바에야 '밥 한 숟갈 더 먹어주면 된다' 라는 저자의 기생충을 향한 각별한 사랑 앞엔 자못 숙연해 지기까지 합니다.

이 책은 별 수사없이 담백한 문체로 쓰여져 쉽게 읽힙니다. 또한 재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로만 끝나는 게 아니며 유익한 정보를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의도했건 아니던 간에 결국 인간에게 끔찍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스파루가눔 이라는 벌레가 뱀에 의해 전파된다는 사실 이외에도, 흔히 우리가 마시게 되는 약수에서 스파루가눔에 걸린 물벼룩을 함께 삼켰을 경우, 똑같이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 등은 무척 요긴한 정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친절하게도 뒤에 부록으로 실린 여러 기생충에 대한 의학 정보는 의학에 문외한인 우리 일반인들이 꼭 한번 읽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박민규 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낄낄대며 재미있게 읽었다거나, 그런 식의 유머에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 역시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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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역시 지금까지 쓴 서평이 이거밖에 없다. 그렇다면 당연히 내 측근일 것인데,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 어제밤 서평을 올리겠다고 한 사람이 있긴 했지만, 오후 다섯시가 넘으면 이틀 후에 올라오는 알라딘의 시스템을 생각하면 그는 아닌가보다. 누굴까?

교보에 오른 또다른 서평.

 기대이상의 놀라움~~ [sw5246] ㅣ 2004-02-23 ㅣ
 작년에 기생충에 변명이라는 책을 선물받아 보게 되었는데...
큰 충격과 큰 재미를 준 책이었다....후략

<기생충의 변명> 얘기가 나오는 거나, 별 다섯개를 준 건 내 측근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아이구, 내 측근 말고는 아무도 서평을 안썼다는 것은 나랑 내 측근 말고는 책을 산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얘기? 문학베스트 7위의 빛 아래에는 이런 그림자가 있다. 서평질서를 어지럽힌 것에 대해 알라딘 측에 심심한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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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04-02-2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 님이 직접 쓰셨다는 서평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사무실을 어지럽히며 웃어제꼈습니다... 정말 장난이 아니군요... (얼른 사서 읽고 서평 쓸게요...^^)

비로그인 2004-02-25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다들 서평을 무지 잘쓰시는데요!! 화려한 측근들...^^ 과연 마태우스님이 다른 사람 아이디로 썼다는 게 사실일런지...개똥얘기는 무척 친숙한데...ㅎㅎ 측근말고 책을 산 사람이 없었다기보다, 면식이 있는 관계라, 서평쓰기가 좀 더 주저되는건 아닐까요~~ 아님 곧 올라오거나. ^^

_ 2004-02-2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마음껏 드러내놓고 서평적을 만한 능력이 되면 마태우스님의 책에도 한번 서평도전을 해 볼터인데, 능력부재라 아쉽군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여기 서재에 들르시는 분중의 서평이 하나 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군요. 조만간 그 그늘또한 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연우주 2004-02-25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걸 공개적으로 밝히면 알라딘에서 알게 될 텐데, 후한이 두렵지 않나요? ^^;;;

배바위 2004-02-25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혼자서 소리나게 웃었습니다. 어,,, 그런데 우리 담당직원분이 혹시나 지나다가 이 글을 보면 어떻게 조치하실지 정말 궁금하네요... 모른 척 할 것이냐, 아니면 독자서평관리지침을 준수할 것이냐... 좌우간 기발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연우주 2004-02-26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마태우스님 제가 꼭 서평을 써서 제 누명을 벗겠습니다. 그, 그게 아니거든요. 깊이 깊이 용서를 바라며..^^

_ 2004-02-2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처를(??)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ㅠ_ㅠ

sooninara 2004-02-26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님이 무슨 누명을??? 저도 빨리 리뷰를 써야하는데..문제는 글발이 딸려서..
어쨋든 저도 측근에 들어가나요?

그리고 이렇게 웃긴 마이페이퍼는 처음 봅니다..저도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우리아이들이 엄마 왜 저래하면서 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