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간 후면 2월 4일이고, 그날은 제 생일입니다. 며칠 전부터, 아니 한달쯤 전부터, 생일을 기다려 왔습니다. 10대, 20대 시절에는 생일을 맞는 게 부끄러웠어요. 제가 노력해서 이룬 것도 아닌데 남들의 축하를 받는다는 것이 참 쑥스럽더군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생일이 기다려지고, 생일인 게 자랑스럽더군요. 공짜로 뭘 얻는 능력도, 숫기도 없는 제가 생일날만큼은 이런 말을 하고 다닙니다. "아저씨, 저 오늘 생일인데, 무슨 서비스 없어요? 하다못해 노가리 안주라도..." 만나는 사람마다 생일이라고 밝히고, 선물을 미처 준비못한 그들을 미안하게 만들지요^^.
왜 이런가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제 삶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 세상에 태어난 걸 다행으로 느끼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요. 실제로 제가 생일을 부끄러워하던 10대 때는 죽고픈 적도 꽤 있었으니까요. 또 하나는, 지나온 생일보다 남은 생일이 더 적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면 남은 생일 한번 한번이 얼마나 소중하겠습니까?
나이가 워낙 많은지라 몇번째 생일인지는 밝히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여기 오시는 분들, 제 생일 축하해 주실 거죠? 서재를 통해서 여러분들을 알게되고, 서로의 서재를 왕래하면서 친분을 쌓아가긴 했어도, 겨우 한달 조금 넘게 지내놓고선 "생일축하 해달라"고 말하는 게 뻔뻔스럽긴 하지만, 좀 봐줍시다. 제 생일이니까, 그리고 생일은 벼슬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