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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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임성순 작가의 단편소설 6작품을 모은 단편 모음집이다.

그중 한 작품의 제목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근데 제목이 엄청 특이하다.

양떼와 포식자가 회랑을 배회하다니... 양 떼는 풀밭을 배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역시 제목만큼이나 특이한 내용의 작품들이 펼쳐져 있다.

왜 이 제목을 달고 있을까 싶었는데, 책 제목과 같은 소설은 정말 상상 초월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다.

여러 번 읽었는데 사실 마지막 장면은 좀 이해가 안 되기도 했지만...^^;;

소설의 내용 중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하지만 대놓고 드러나지 않는) 내용들이 흡수되어 있다.

가령 우리 사회의 문제적 모습들이나(간호사 임신 순번제, 육아휴직, 회사 내 갑질, 그림 재테크 등) 사고(삼풍백화점 붕괴)가 떠오르는 작품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입도가 상당했던 것 같다.

특히나 어린 시절 뉴스에서 봤던 삼풍백화점 붕괴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소름 끼치도록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실제 저런 일이 있었던 것인지(작가의 말에서는 기사 한 줄을 모티프로 삼아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실제라면 정말 피눈물을 흘렸겠다 싶은 내용들이 펼쳐져 있었다.

주인공이 찾은 그 하얀 손에서 누나도 자신의 삶도 그리고 우리의 썩은 모습도 무심하게 터져 나오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어 것 같다.

물론 삼풍 사건은 이미 20년도 더 지난 일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그 모습은 현재진행형이다.

세월이 흘렀지만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은 우리의 민낯을 너무 대놓고 드러내서 읽는 내내 눈물이 났다.

아마도 실제 사건을 가지고 글을 써서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작품 하나하나가 단편이라서 그런지, 서로 안의 유기적 관계는 없지만 그럼에도 한 권으로 묶인 것이 이해가 가는 이유는 모든 작품이 우리 사회와 너무나 닮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느 곳이든 우리의 부조리와 문제가 꼭 껌처럼 달라붙어 있었기에 피할 수 없다고 할까?

처음 접하는 작가의 소설이었는데 특유의 묘사와 서사가 흥미로웠다.

특히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소설 못지않은 재미를 느꼈다면...^^(왜 젊은 작가 상을 수상했을까가 단번에 풀렸다.)

마지막까지 너무나 솔직한(?) 작가의 말 또한 참 재미있었다.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일부 작품)에 우리 사회의 모습을 덧입힌다는 것.

예상치 못한 내용 전개에 당황스럽지만 또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몰입할 수 있다는 것.

이 책 곳곳에 숨어있는 그러한 요소들을 발견하면서 읽는다면 가독이 배가 될 것 같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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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봐도 괜찮은 캘리그라피 쓰는 법을 하나씩 하나씩 알기 쉽게 - 좋아요를 부르는 30일 완성 예쁜 캘리 쓰기 프로젝트
이용선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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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때 바람 쐬러 갔던 월미도에서 캘리그래피 글씨를 받은 적이 있었다.

하나는 차에 이름판으로 쓰고 있고, 하나는 안방 문 앞에 아직도 걸려있다.

그때부터 인 것 같다. 캘리그래피에 대한 동경 아닌 동경이 생긴 것이...

워낙 타고난 곰손이기도 하지만(그래도 필체는 다행히 개발은 아니다^^;), 미적 센스가 좀 떨어지는 편인지라 마냥 부러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길거리나 주변 지인이 쓴 예쁜 글씨들을 볼 때마다 나도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배워볼까 하다가, 늘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인지라...ㅠㅠ

그러던 차에 캘리그래피를 집에서 배울 수 있는 책을 발견했다.

우선 30일이라는 시간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내가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책을 보면서 연습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우선 캘리그래피를 쓰기 좋은 펜 고르기!

나는 플러스펜과 세필 붓 펜 그리고 아이의 색연필을 골랐는데, 멋진 글씨를 위해서는

플러스펜보다는 세필 붓 펜이 나은 것 같다.

아무래도 붓 펜이 굵기나 점도 면에서 좀 더 예쁜 글씨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곰손이기 때문에 더 그럴 수 있지만...)

캘리그래피를 전문적으로 배워보지 못했기 때문에, 책을 보고 배우는 것에 한계가 있긴

했지만 예시와 설명을 열심히 읽으면서 나름 글씨를 연습해봤다.

쓰다 보니 워낙 각지게 글씨를 쓰는 내 필체와 달리 캘리그래피는 둥글게, 모나지 않게, 길지 않게 쓰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열 흘 가까이 책을 보고 연습하고 있는데... 책처럼 예쁜 글씨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만의 필체로 조금의 단어를 쓸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각 장의 페이지 외에 뒤에 연습할 수 있는 부분이 또 있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써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기초부터 차근차근이라는 책의 이야기 대로, 하루에 한 자음씩 쓰기 시작하다

보니, 일주일가량 쓰니 앞에 나왔던 자음이 생각나서 필체를 조금씩 가다듬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한 달 중 이제 열흘이 좀 지났기에 제대로 된 작품은 안되겠고.. ㅠ

또한 센스가 좀 부족한 공손이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면 조금은 선방한 것 같아서 기쁘고...^^;;

조금 더 열심히 연습해서 아이의 생일 때 내 손으로 만든 수제카드를 선물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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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오른쪽
아라이 히로유키 지음, 박은희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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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나는 오른쪽과 왼쪽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은 아이였다.

물론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씩 헷갈리기도 하다.

덕분에 꽤 오랜 시간 신발을 거꾸로 신고 다녔고, 이제 신발을 신고 열심히 걷고 뛰는 아이에게 간혹 신발을 거꾸로 신겨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내 아이는 좀 쉽게 왼쪽과 오른쪽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간단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반복적으로 왼쪽과 오른쪽을 구별하도록 도와준다.

처음에는 손 그림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이나 물건, 동물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여러 번 반복해도 헷갈려 하는 경향은 있지만, 적어도 책을 보면서 지루해하지 않고 여러 번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책 사이즈가 앙증맞다.

아이의 그림책은 사이즈가 제각각이기도 하고, 그림이 커서 좋긴 하지만 들고 다니기 좀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남자 성인 손만 한 사이즈라서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어디서든 쉽게 꺼내서 볼 수 있었다.

또한 손 그림이 나와 있어서 아이가 책 위에 손을 대고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면서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보니 이 또한 하나의 놀이가 되었던 것 같다.

요즘 배우기 시작한 "똑같네" 놀이가 이 책에도 적용이 될 줄이야...^^

그림에 손과 자신에 손을 대면서 똑같네를 연발하고, 엄마 손과 자기 손을 맞대면서 똑같네를

연발하니~책 한 권으로 또 다른 놀이를 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조금의 아쉬움이 있다면...

평면보다 입체로 만들면 아이들의 흥미를 좀 더 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래도 평면 그림 속의 자동차를 잡거나 도형을 잡아보자는 문장에 따라 시도는 하는데,

잡을 수 없다는 걸 알아서 그런지 그 페이지에는 유독 흥미를 덜 느꼈던 것 같다.

 

왼쪽과 오른쪽.

이제 막 인지하기 시작한 아이들에게는 재미있고 간편하게 인지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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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의 일기 - 개 공감 댕댕이 라이프
이덕아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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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본 적은 없지만, 일기가 주는 묘한 궁금함이 있다.

아마 제목에 적힌 "일기"가 주는 궁금함도 그에 더해질 것 같다.

제목의 진이가 누굴지 궁금했다.

저자의 이름에는 "진"이라는 글자가 하나도 안 들어갔기에, 저자는 아닌 거 같았고...

물론 책을 한 장만 넘겨도 알게 되는 주인공 "진"이!

역시나 개였다.

섬진강에서 따온 이름 섬이와 진이는 저자가 키우던(지금은 하늘나라로 떠난) 개들의 이름이다. 그중 진이는 수컷 개, 섬이는 암컷 개다.

저자가 진이의 빙의(?) 해서 진이의 시각에서 하루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주인공은 바로 제목 그대로 댕댕이 진이다.

진이는 섬진강 변 빨강 지붕집에서 아녜스(진이의 주인이자 저자), 섬이(진이의 첫사랑 암컷개), 할머니(아녜스의 어머니)와 살고 있다.

날씨와 기분에 따라 예민한 감정을 가진 진이는, 때론 예술가처럼 하늘빛이나 바람에도 자신의 마음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하지만, 돌아오는 건 아녜스의 잔소리뿐이다.

하지만 우리의 진이는 절대 기죽지 않는다.

단지, 자신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아녜스가 답답할 뿐...

아녜스는 물론, 집 앞 은행나무, 단풍나무, 해바라기 꽃, 잠깐 머물다 간 호반새와도 교감을 하며 이야기하는 진이의 모습은 귀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댕댕이 이야기지만 드라마처럼 사랑 이야기도 나온다.

바로 진이의 첫사랑 섬이와의 사랑 이야기도 펼쳐진다.

연상의 여인인 섬이를 본 첫눈에 반해 구애를 하지만 거절당하고 상사병까지 앓게 되는 진이.

댕댕이지만 꼭 로맨티시스트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이는 오로지 섬이만을 바라본다.

이렇게 진이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 보다 더 재미있는 진이의 일기를 만나게 된다.

우리가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정말 반려견들도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이런 마음이었다면 화를 내고 혼을 내는 것도 생각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

마치 말이 안 통하는 아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 주변의 동물들도 원하는 게 있을 텐데 말이다.

우리가 댕댕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의 생각만으로 판단한 건 아닌가 하는 미안함도 슬며시 고개를 든다.

유쾌한 진이와 거의 연인 섬이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조금 슬프긴 하지만, 그래도 덕분에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귀엽고 유쾌한 댕댕이 진이와의 만남을 원한다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생각지 못한 묘한 매력에 분명히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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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잘레스 씨의 인생 정원 -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배운 삶의 기쁨
클라우스 미코쉬 지음, 이지혜 옮김 / 인디고(글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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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언제일까?

아마 이 책은 그런 절망 여러 개를 한 번의 겪은 한 사내의 이야기일 것이다.

소설의 내용을 차용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라면 나 또한 곤잘레스씨를 만나보고 싶다.

 

다니던 은행에서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고, 연인과의 사이도 멀어진 주인공 니클라스.

동료로부터 스페인의 어딘가를 추천받고, 짐만 챙긴 체 훌쩍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머무르면서 소개받은 농부 곤잘레스.

학력도 가진 것도 변변치 않은 농부 할아버지 곤잘레스를 통해 니클라스는 다시금 일어날 힘과 교훈을 얻게 된다.

 

예부터 우리는 자식을 키우는 것도 농사라는 말을 사용했었다.

그만큼 농사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자식뿐 아니라 삶도 농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어느 것 하나 마음 쓰지 않고, 풀 뽑고 물 주지 않고 보살피지 않으면 아름답고 튼튼한 열매를 맺기가 힘들다.

아니, 그렇게 마음을 쓰고 정성을 들여도 좋은 결과물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다행히 곤잘레스씨는 처음부터 마음이 열린 농부였다.

낯선 젊은이를 내치지도, 자신과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젊은이에게 흘러내릴 뿐이다.

덕분에 무심하지만 따뜻한 곤잘레스씨와의 대화를 통해 나 역시 왠지 모를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이 참 많이 들린다. 그리고 그들의 자살을 모방하는 경우도 꽤 많다.

당장 내 삶이 무너질 것 같고, 모든 것을 다 잃을 것 같은 절망이 찾아왔을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좌절한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가망 없는 현실을 비관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물론 어느 누구나 극단적인 생각을 한번 즈음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나이 든 농부는 이야기한다.

 

인생은 끊임없이 변하는 법이라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무도 몰라.

안절부절못하며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맞서 싸우거나

그저 주어진 날씨를 받아들이고 그에 적응하며 살거나

선택은 둘 중 하나지.

 

내 손에 있고,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여러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고 그 또한 시간이 지나면 흘러가게 마련이라고...

첫 페이지의 이 글을 읽는 순간 앞으로의 내용이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그 기대를 이어갈 수 있는 글들이 여러 개 내 마음속으로 쏟아 들어왔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 있다.

역시 직업병(?)인지 곤잘레스씨는 씨앗이나 농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중 씨앗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쩌면 너무 뻔하디 뻔한 이야기일 테지만, 내가 요즘 조금 지쳐 있어서 그런지 단어 하나하나가 가슴에 박혔다.

아마 첫 장의 내용과 연관될 수 있겠지만...

세상의 어느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 결과가 주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씨앗 속에 숨겨진 잠재력 또한 땅에 심기 전에는 모르는 것 아닐까?

우리의 삶 또한 마지막이 되어서야 알 수 있는 것 아닐까?

당장 내 앞에 모든 문이 닫힌 것 같고,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조용히 이 책을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나이 든 농부의 특별할 것 없는 삶의 이야기가 내 삶을 다시금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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