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사랑을 배운다
그림에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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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엄마가 되고 나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받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막상 엄마가 되어보니 그 모든 것은 절대 당연하게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그 모든 것에 엄마의 시간, 꿈, 눈물, 땀, 희생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에게 그런 자신의 것을 내어주었던(지금도 주고 있는) 엄마가 아직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참을성이 참 없는 사람이다. 불편한 것, 하기 싫은 것, 먹기 싫은 것, 더운 것, 추운 것... 잘 못 참는다.

근데 그런 것들이 엄마가 되어서 잘 참게 되었다... 적어도 나에겐 아니다.

아직도 나는 내 시간을 아이에게 내어주고, 내 에너지를 아이에게 내어주는 것에 상당히 서툴다.

그래서 가끔은 아이 책보다는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읽고 싶고, 아이 밥을 먹이기보다는 배고픈 내 배를 채우고 싶은 욕구를 불쑥불쑥 느낀다.

물론 전자의 것을 먼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책 표지의 아이와 엄마의 입맞춤이 참 예쁘고 눈물 나게 가슴에 와닿았다.

참! 엄마가 되고 나서 평소에 많던 눈물이 더 많아졌다. 엄마는 강해져야 한다고 하지만, 아이가 우는 모습, 다친 곳을 볼 때면, 아이의 잠자는 모습을 대할 때면 청승맞게 눈물이 난다.

아마 그래서 이 표지를 보면서 눈물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이기에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편이 있어 다행이다.

그 모든 것에 엄마의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고 미안해할 줄 아는 남편이라서 다행이다.

아직은 모르지만, 서툴지만 그런 엄마를 보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책과 공감하며, 나 또한 내 엄마에게 그런 사랑을 줘서, 지금도 주고 있어서 감사하다고 표현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아이의 웃음이, 목소리가, 엄마의 힘듦을 상쇄시키지는 못한다.

예쁜 건 예쁜 거고, 힘든 건 힘든 거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은 맞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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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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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선은 머릿속 정리가 필요하다.

띠지 앞쪽에 적혀있던 내용이 과장은 아니라는 걸 다시금 깨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름과 함께 경력? 을 설명하는 말은 단 한 줄! 복면 작가.

우선은 이 책을 먼저 읽은 다른 독자들의 조언을 무시하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절대 마지막 페이지와 책 제일 뒷장을 먼저 읽지 마시오!)

마지막 페이지를 남겨두어야 그동안 읽었던 것들이 단숨에 확! 몰려올 수 있으니 말이다.

(나만 당하지 않겠어!!ㅋㅋ)

엄청난 몰입감 역시 맞는 말이다. 책을 잡고 2시간 반 만에 완독이 가능했다.

편지글 형식이기도 하고, 내용 자체에 대한 몰입감과 함께 진행이 빨리 되었던 것도 책을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강점이었다.

줄거리는 스포가 될 수 있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 한에서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연극부에서 만난 유키 미호코(여)와 미즈타니 가즈마(남)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여느 연인들처럼 사랑을 속삭이며 결혼식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 유키 미호코는 종적을 감추게 되고, 미즈타니 가즈마는 패닉 상태에 빠진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30년이 지난 어느 날 SNS를 통해 가즈마는 미호코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답장이 오게 되고,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그날의 진실이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는데...

과연 그녀는 왜 결혼식 날 사라지게 된 것일까?

가장 중요한 주제인 미호코가 사라지게 된 이유를 찾기 위해 한 장 한 장 책을 넘겨갈수록 예상치 못한 복병들이 자꾸 튀어나온다. 처음에는 잔잔해 보였는데, 갈수록 무시무시하게 커지더니 결국 반전 한방 쾅!

개인적으로 띠지에 허무함에 10분은 움직이질 못했다고 하는데... 10분 정도까지 지속될 정도로 허무하지는 않았다. 사실 이런 결말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반 정도는 이런 내용이 아닐까 하고 의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아마 완전히 몰입했다면 그랬겠지만, 나름의 페이스를 조절했던 걸까? 허무함을 피해보려고 했었던 걸까?

보통의 경우 둘 중 하나를 대놓고 응원할 텐데, 이 책을 다 읽은 후 어느 누구도 응원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너무너무 몰입하지 않는다면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역시나 마지막 파란 페이즈 전에 접힌 페이지는 절대 먼저 읽지 않기를...

읽고 나면 아마 앞장으로 다시 넘어가지 꽤나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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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디자인의 비밀 -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최경원 지음 / 성안당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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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건축 관련 책을 자주 접하고 있다.

인테리어나 디자인, 미술 쪽에는 워낙 센스가 없는 곰손이라서 담을 쌓고 살았던 사람인데 우연한 기회에 읽은 책에서 재미를 느끼다 보니 나름 알게 된 게 있어서 그런지 요즘은 곧잘 특이해 보이는 디자인이나 건물들이 생기면 한 번 더 눈이 가기도 한다.

아쉬움이 있다면... 아무래도 미술과 디자인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는 비슷해 보이지만 각자의 영역이 분명한지라 그 모든 것을 한 책에서 만나보고 쉽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런 아쉬움을 한 번에 해결해주는 책을 만났다.

건물, 옷, 미술, 작품, 조형물까지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역시 첫 주제는 건축이다.

워낙 특이하고 눈에 띄는 건축물들이 소개되다 보니, 요 근래 봤던 책에서도 만났던 건물들이 상당수 있었다.

아마 그래서 그런지 외국의 건축가임에도 조금은 낯익게 만날 수 있었던 안도 타타오.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된 르 코르비쥐에 까지...

처음 그의 작품을 봤을 때는 뭔가 엉성해 보이고 격해 보이는 느낌이 들었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건물의 외벽이나 골재가 그대로 드러난 카페 같은 느낌의 작품들이 상당수여서 그렇게 느꼈겠지만 뭔가 마무리 안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듯한 느낌의 건축물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함께 곁들여서 건물을 보니 전과 다른 느낌이 들었다.

물론 비단 건축만이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하는 작품들의 경우 사실 좀 특이한 형태가 상당하다.

미술과 디자인의 경향이라는 형태가 있기에 그에 따라 진보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예술작품이나 의상, 건축과 구조물 모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에서는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디자인의 변천사를 각 주제별로 만날 수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여성의 의복의 변천과 함께 샤넬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내용이었다.

샤넬이라고 하면 명품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상당히 강한데, 실제 샤넬은 여성의 의복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던 브랜드였다. 길고 거추장스러운 드레스를 무릎까지 짧으면서 활동성 있도록 만들었고, 남성의 재킷 디자인을 변화시켜 투피스의 개념 또한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녀는 의상을 통해 여성의 권리를 이룩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 외에도 해체주의나 기하학적 작품에서 벗어나 현재의 디자인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 조상들의 건축이나 조형물이 어느 때보다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나름 뿌듯함 또한 느꼈다.

실제 작품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디자인 관련된 부분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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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계절
임하운 지음 / 시공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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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묵직하게 다가오는 책을 만났다.

그 책임을 묵직하게 만든 존재는 남자 고등학생이다.

학교에 가서 늘 잠만 자는 고등학생 반윤환.

학교가 끝나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가고, 택배 물건 상하차 일까지 하고 나면 학교 가기 전에 잘 시간은

4시간 남짓이다.

덕분에 매일을 피로 속에서 사는 그의 반경에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온다.

반장인 강별과 짝이 된 윤환.

참견하고, 책임지는 것에 대한 거부 아닌 거부감이 있는 윤환의 입장에서 강별의 호의나 간섭은 월권으로 보인다.

사과하는 것, 도와주는 것의 주체는 나인데 왜 자꾸 잔소리를 해대고 내 삶은 간섭하는 건지 윤환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 윤환의 편의점에 반 여학생이 매일 들러서 저녁을 먹고 간다.

물론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류와 음료를 사들고, 한참을 있다 간다.

그리고 그 아이가 말을 걸어온다.

신경 쓰기 싫은 윤환은 그런 그녀의 질문이 너무 귀찮기만 하다.

반 아이 누구의 이름도 모르는 윤환에게 친구가 되자고 요청하는 지나루.

단박에 거절하지만, 결국 윤환은 나루와 친구가 된다.

나루와 친구가 된 윤환에게 찾아오는 나루의 엄마.

왜 나루가 왕따 아닌 왕따가 된 것인지(스스로 왕따가 되기도 한 것 같다.) 알게 된 윤환은 나루를 지키고자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나루의 엄마는 집요하게 둘 사이를 벌리려고 하는데...

매사의 자신은 불행을 몰고 오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나루.

바람나 가출한 엄마, 방관한 아빠 속에서 상처 입고 누구와도 책임지는 관계를 맺기 싫은 윤환.

아빠가 돌아가셔서 엄마와 둘이 사는 강별.

엄친아지만 정작 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없는 건.

그리고 윤환이 처음으로 책임지고 싶은 친구였던 하은.

 

그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는, 조금은 어른스러운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득 펼쳐진 뜻밖의 계절.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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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티켓 -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모든 것
롤란트 슐츠 지음, 노선정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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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청첩장 같은 표지와 한 장 넘기면 한 면 가득한 분홍색 꽃들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다.

요즘 들어 죽음에 관한 책을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은데, 그만큼 사회가 힘들다는 반증일까?

아니면 예전보다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일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요 근래 들어 죽음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접했다.

하지만 그 어떤 책 보다 직접적이고 디테일하고 꼼꼼하게 다룬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어가는 사람이 겪는 상황이나 죽은 후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 외에는 알 수 없는 죽음에 이를 때 나타나는 신체적 특징들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사실 좀 놀라웠다.

염을 한 후의 모습을 본 경우가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는데(친할머니), 그때도 모든 게 다 준비되어 있는 상태에서 얼굴만 잠깐 본 거라서 구체적으로 신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봤던 모습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은 신체적인 죽음뿐 아니라 나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들이 가득하다.

나 역시 연명치료라던가 장치에 의해 삶을 이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사람의 앞일은 어찌 될지 모르는 것이기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글과 말로)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디테일하게 내 죽음을 정할 필요는 없지만(장례식은 죽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살아있는 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이기에), 그렇다고 내 마지막을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준비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가능하면 장례업체(상조회사 등)라던가 장례방법(땅 매장, 수목장, 납골 등)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있다면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들어있다.

아마 과학이 진보하고 발전한다고 해도 생명체에게 죽음은 탄생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당연히 인간에게도 죽음은 늘 존재한다.

조금이나마 내 마지막을 미리 볼 수 있었고, 또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서 읽는 내내 여러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은 누구에게나 온다. 기왕이면 내 마지막은 내가 준비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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