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찬스 호텔 - 일곱 명의 마법사와 말하는 고양이
니키 손턴 지음, 김영선 옮김 / 살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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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해리포터 시리즈에 빠져있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지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궁금해서 신간이 나올 때만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사실 그 후에 영화화되긴 했지만, 판타지 소설들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확실히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보다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를 보게 되면, 상상 자체가 제한되기 때문에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고나 할까?

새로운 판타지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라스트찬스 호텔. J.K 롤링 작가의 해리포터 시리즈만큼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한 줄은 또 한 번 나를 판타지 소설의 세계로 이끌기 부족함이 없었다. 해리처럼 주인공 세스의 상황도 안타까웠다. 라스트찬스 호텔에서 주방 일을 거드는 세스는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아버지의 대를 잇는 멋진 요리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해리 포터의 사촌인 두들리가 생각나게 하는 호텔 오너의 딸 티파니는 세스의 재능을 탐내며 세스가 가진 얼마 안 되는 것조차 뺏기 위해 혈안이다.

그러던 어느 날 라스트 찬스 호텔에서 있을 대회를 위해 7명의 마법사가 찾아온다. VIP라 할 수 있는 토퍼 샐로미어스 박사에게 멋진 라즈베리 디저트를 준비하려고 했던 세스에게 티파니는 박사가 라즈베리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빈정댄다. 우연하게 박사를 만나게 된 세스는 박사가 살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주방보조인 세스에게 친절을 베풀고 금화까지 받은 세스는 박사를 기쁘게 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방에 숨겨진 요리법이 담긴 검은 책을 읽게 되고, 살구가 들어간 디저트를 준비한다. 하지만 중간에서 세스의 디저트를 가로채는 밉상 티파니.

결국 연회장의 문은 닫히게 되고, 샐로미어스 박사는 세스가 만든 살구 디저트를 먹다가 갑자기 숨을 거두는데... 박사를 살해한 것은 과연 누구일까? 디저트가 전달되기 전에 맡은 아몬드 향은 과연 무엇이고, 세스는 살인 용의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판타지적 요소가 담겨있는 것은 바로 마법사들의 이야기라는 점과 함께 말하는 고양이 나이트셰이드다. 원래부터 말을 했지만, 세스가 위급한 상황에 놓이자 비로소 고양이의 말이 들리기 시작하는데... 나이트 셰이드 덕분에 세스는 많은 도움을 받는다. 어려움 속에서 결국 자신의 위치를 알게 되는 해리 포터처럼 세스 또한 어려움을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성장해나간다. 판타지 소설이니, 상상은 개인의 몫. 자신만의 상상력을 토대로 읽어나간다면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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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나를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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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 한 세미나에서 MBTI 검사를 한 적이 있다. 사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를 위한 검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시간이긴 했는데, 정작 검사 결과를 보고 남보다 나를 더 알게 된 시간이었다. 검사 결과 예상과 다르게 나는 내향형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나는 INTJ였다.) 사실 나도 나지만,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정말 많이 놀랐다. 그동안 나는 상당히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때론 리더의 위치에서) 모든 일을 하고 분위기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러고 나서 나는 집에 가서 늘 지쳐있었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와 비슷한 주인공 데비 텅의 모습을 통해 공감이 많이 갔던 것 같다. 사실 주목받는 걸 좋아하지만(관종인 듯), 사람이 많은 곳(혹은 모르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위축되고 힘이 들다. 다양하고 많은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마음이 맞는 친구 한두 명이 더 편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곳에 갔다 오면 왠지 모를 피곤함 때문에 혼자만의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자거나 먹는 시간으로 회복을 찾았는데, 생각보다 남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혼자만의 힐링타임으로 발견한 것이 바로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책이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내향형 기질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을 딱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급격하게 소비하게 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하는 일보다는 혼자 하는 일이 더 편한 것 역시 그런 기질 때문인 것 같다.

다행이라면 그런 데비 텅을 이해해 주는 남자친구(후의 남편) 제이슨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반대되는 성향이 끌린다고 하는데, 나 역시 데비 텅과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제이슨은 외향형인 사람으로 데비 텅이 힘들어하는 관계의 문제들에 대해 해결(?) 해준다. 다르게 말하자면 외향형인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보다는 어울리는 시간을 좋아하기 때문에 데비 텅 입장에서는 여러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힘들지만, 제이슨은 반대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서 회복되고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다시 느낀 것은 누구나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타인과 다른 모습이라고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데비 텅의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거나 혹은 이상하게 생각되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할 것 같다. 누구도 옳은 사람은 없다. 모두가 다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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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시간 - 40일을 그와 함께
김헌 지음 / 북루덴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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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은 그가 죽음과 맞서 싸우며 깨달았던 빵의 가치를 이해했을까?

아니 아마도 그 깊은 뜻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직 그처럼 빵의 가치를 추구해야 그것의 참된 가치를 알 것이므로.

성경에는 40일이라는 숫자와 연관된 말씀들이 여러 구절 등장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나와 가나안 땅으로 이주 중 가나안 땅을 정탐하는 40일(추후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 죄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간 광야를 유랑했다), 그리고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40일간 금식하며 준비하셨던 일(사탄의 3가지 시험을 이기셨다.)이 기억난다.

재의 수요일이었던 2021년 2월 17일을 기점으로 올해 사순절(부활절 전 주일-일요일-을 뺀 40일간의 기간을 말한다 )이 시작되었다. 사실 꽤 오랜 기간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있었기에, 사순절은 당연히! 기억할 수밖에 없었는데 작년에 아이를 위해 20년 가까이해왔던 교사 휴직을 내고 안식년을 가졌다.(그 사이 둘째가 생겨서 올해도 복직은 무산.. ㅠ) 올해 아이가 다니는 유치부에서 사순절을 앞두고 택배를 보내주셨다. 사순절을 기억하며 말씀을 읽고, 스티커를 붙이는 건데 스티커북을 보면서 사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매년 사순절이 되면 묵상집이라던가, 절식(나는 거의 떡볶이)을 하며 조금이나마 예수의 고난에 동참했었다. 작년부터 코로나로 인해 대면 예배가 금지되고, 모든 것이 멈추면서 사순절에 대한 기억도 같이 멈춘 것 같다. 다행이라면 질문의 시간을 통해 사순절을 기억하고 묵상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은 40일간의 삶에 대한 생각들을 위한 책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기독교인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누구나 부담 없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인문서나 철학서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종교서 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종교적인 분위기를 배제하고 인간 예수의 삶을 바라보며, 그가 걸어갔던 삶에 대한 생각들을 차분하게 정리했기 때문에, 종교가 있건 없건, 성인 예수의 삶을 통해 또 다른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사실 매일 읽기에 많은 분량은 아니다. 하루 분량이 평균 2~3쪽 정도 되는 것 같다. 내용에 따라 깊이가 다르긴 하지만 그의 삶에 대해 지식이 있건 없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삶과 연관이 있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권력에 대한 것이나, 음식에 대한 것처럼 말이다. 대략 일주일~열흘 분량의 주제를 바탕으로 예수의 이야기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깨닫고 볼 수 있기에 한 번에 모든 내용을 읽기보다 매일의 정해진 분량을 읽으면 더 깊이 있는 책 읽기가 될 것 같다.

굳이 사순절이 아니라도, 내가 설정한 40일이라는 기간 동안 한 사람의 삶을 반추하고 저자의 생각을 토대로 나만의 질문과 생각을 덧붙여가면 좀 더 깊이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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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수자타 매시 지음, 한지원 옮김 / 딜라일라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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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책 속에 연도가 적혀있지 않았다면, 인도에 대한 상당한 편견을 지녔을 것 같다. 1920년대의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덕분에 100년 전 인도로의 문화여행(상황과 여성의 인권에 대한 화를 불러일으키긴 했지만)을 떠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초반에는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촘촘한 배경 설명 때문에 오히려 읽을수록 피부에 와닿았다고 할까?

지금이야 여성 변호사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1920년대 당시 인도 봄베이에 유일한 여성 변호사인 퍼빈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인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상은 카스트제도 같은 신분제도에 대한 생각들이다. 신분제와 함께 남성보다는 여성의 권리가 상당히 열악한 것은 지금도 비슷한 것 같다. 우리 역시 미투나 여러 가지 여성운동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이슈가 되긴 했고, 과거에 비해 여성에 대한 생각들이 변화된 사회 속에 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아직도 변화되어야 할 부분들이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100년여가 지난 지금도 이런데, 당시 인도의 여성인권은 얼마나 열악했을까? 전문직이라 할 수 있는 변호사임에도 공부를 하면서 카빈이 당했던 폭력 아닌 폭력들은 그런 사회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렇게 변호사가 된 카빈. 그녀가 맡은 사건은 이슬람 부호 오마르 파리드가 사망한 후 남겨진 세 명의 아내의 유산상속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녀들에게 상속된 재산이 한 단체에 기부된다는 사실인데, 카빈의 눈으로 볼 때 그녀들이 서명한 사인이 이상하다. 아내 중 둘의 사인의 필체가 비슷하고, 6개월 전만 해도 글을 모르는 것 같이 보였던 한 아내가 사인을 했다니... 결국 카빈은 그녀들을 방문하고자 하지만, 남편의 상중이라서 그녀들을 만날 수 없다. 그리고 대리인인 파이살 무크리를 만나지만, 그는 카빈의 의문에 대해 협조를 하기보다는 방해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들이 은근히 있다. 사실 이 소설은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맥락이 좀 다른 것 같다. 자극적이지 않고, 시대상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카빈의 추리에 발맞춰서 급박하지 않은 행보를 보인다. 덕분에 그녀가 펼쳐가는 추리 속에서 또 다른 맛을 보기 충분하다. 갇은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그녀만의 조사를 해나가는 카빈을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과연 그녀는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이질적인 인도 문화와 추리소설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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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 현대인들의 삶에 시금석이 될 진실을 탐하다
이채윤 엮음 / 읽고싶은책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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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영혼의 활동은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온 생애를 통한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 마리의 제비가 날아온다고 봄이 오는 것이 아니듯이,

인간의 행복도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철학자 하면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의 제자이자, 칭기즈칸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영토를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인 그에 의해 철학의 발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사람이라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사실이다. 철학자 하면 언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말에 대해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다방면에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아리스토텔레스답게 이 책은 생전 그가 이야기했던 책들을 기반으로 해서 10가지 주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행복, 영혼과 중용, 친구, 사랑과 쾌락. 아름다움, 철학, 정치, 인간행동, 일과 삶, 젊은이와 교육, 시와 예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에서 분리할 수 없는 주제들이 가득 담겨있다. 무엇보다 철학 하면 어렵고 까다롭다는 선입견이 있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각 주제에 대해 한 페이지 분량으로 정리해서 이야기해 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겠다. 또한 관심 있는 주제부터 읽어나가도 좋을 것 같다. 각 주제가 구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 장의 말미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느 책에서 언급했는지 적혀있기에, 관심 가는 원전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많은 주제 중에서 중용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2,500년 전 사람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 현대에도 그리 다르지 않게 우리 삶에 공감이 간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다. 물론 읽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현대에서는 다른 가치로 받아들일만한 이야기들도 더러 있긴 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절대적인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해할 수 있겠다.

 하루하루의 삶이 빡빡하고, 모든 일상이 멈추어 버린 코로나 시대에 우리의 마음까지 피폐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과 사상을 통해 다시 한번 삶의 이야기를 곱씹어 보고,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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