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시간 - 40일을 그와 함께
김헌 지음 / 북루덴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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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은 그가 죽음과 맞서 싸우며 깨달았던 빵의 가치를 이해했을까?

아니 아마도 그 깊은 뜻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직 그처럼 빵의 가치를 추구해야 그것의 참된 가치를 알 것이므로.

성경에는 40일이라는 숫자와 연관된 말씀들이 여러 구절 등장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나와 가나안 땅으로 이주 중 가나안 땅을 정탐하는 40일(추후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 죄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간 광야를 유랑했다), 그리고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40일간 금식하며 준비하셨던 일(사탄의 3가지 시험을 이기셨다.)이 기억난다.

재의 수요일이었던 2021년 2월 17일을 기점으로 올해 사순절(부활절 전 주일-일요일-을 뺀 40일간의 기간을 말한다 )이 시작되었다. 사실 꽤 오랜 기간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있었기에, 사순절은 당연히! 기억할 수밖에 없었는데 작년에 아이를 위해 20년 가까이해왔던 교사 휴직을 내고 안식년을 가졌다.(그 사이 둘째가 생겨서 올해도 복직은 무산.. ㅠ) 올해 아이가 다니는 유치부에서 사순절을 앞두고 택배를 보내주셨다. 사순절을 기억하며 말씀을 읽고, 스티커를 붙이는 건데 스티커북을 보면서 사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매년 사순절이 되면 묵상집이라던가, 절식(나는 거의 떡볶이)을 하며 조금이나마 예수의 고난에 동참했었다. 작년부터 코로나로 인해 대면 예배가 금지되고, 모든 것이 멈추면서 사순절에 대한 기억도 같이 멈춘 것 같다. 다행이라면 질문의 시간을 통해 사순절을 기억하고 묵상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은 40일간의 삶에 대한 생각들을 위한 책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기독교인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누구나 부담 없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인문서나 철학서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종교서 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종교적인 분위기를 배제하고 인간 예수의 삶을 바라보며, 그가 걸어갔던 삶에 대한 생각들을 차분하게 정리했기 때문에, 종교가 있건 없건, 성인 예수의 삶을 통해 또 다른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사실 매일 읽기에 많은 분량은 아니다. 하루 분량이 평균 2~3쪽 정도 되는 것 같다. 내용에 따라 깊이가 다르긴 하지만 그의 삶에 대해 지식이 있건 없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삶과 연관이 있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권력에 대한 것이나, 음식에 대한 것처럼 말이다. 대략 일주일~열흘 분량의 주제를 바탕으로 예수의 이야기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깨닫고 볼 수 있기에 한 번에 모든 내용을 읽기보다 매일의 정해진 분량을 읽으면 더 깊이 있는 책 읽기가 될 것 같다.

굳이 사순절이 아니라도, 내가 설정한 40일이라는 기간 동안 한 사람의 삶을 반추하고 저자의 생각을 토대로 나만의 질문과 생각을 덧붙여가면 좀 더 깊이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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