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 50 - 무심코 내뱉지만 아이에겐 큰 상처가 되는 부모의 말 엄마의 서재 2
리자 르테시에.나타샤 디에리 지음, 양진성 옮김, 이임숙 감수 / 센시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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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물론 세상에 어떤 부모가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아이를 낳을까? 싶긴 하지만 말이다. 워낙 자존감이 낮기도 하고, 본래 말을 예쁘게 하지 못하는 사람 중 한 명인지라 내 말이 아이에게 상처로 남을까 전전긍긍하는 초보 엄마다. 사실 내 아이에게 상처 안주는 엄마가 돼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내 자존감 낮음의 이유 또한 알게 되어서 그런지 말을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의 모든 것이다. 부모의 기분에 따라, 부모의 말에 따라 아이는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책에는 아이의 정서와 앞으로의 삶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부정적이 말 50가지가 담겨있다. 그렇기에 부모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50개의 말 중에 정말 전혀 그럴 의도가 아니고 내뱉은 말들이나, 일상에서 한두 번은 했을법한 말들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길지 않기에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사실 한두 번 읽는다고 적용이 바로 되지 않기도 하고, 까먹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7장에 거쳐 아이의 상태(부모의 이런 말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다.)에 따른 말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내가 제일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두 번째로 등장했다. "넌 아직 어려. 네가 끼어들 때가 아냐" 이 말을 참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당시에도 이 말을 들으면 참 속상하고, 화도 나고 기분도 울적했던 것 같은데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부모님은 꼭 이렇게 대답했던 것 같다. 그 이야기를 고등학교까지 들었으니...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말을 안 하시긴 했지만... ㅠ 근데 읽어보니 이 말이 아이의 자존감을 상당히 해친다고 한다. 스스로의 존재를 하찮게 받아들이게 되어 자존감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말이다.

아이에게 요즘 부쩍 많이 하는 말이 있는데, 그 말들도 이 책에 들어 있었다. "그러다 큰일 나! 다쳐!" 하고 "넌 애가 왜 이렇게 못됐니!" 이 말을 생각보다 자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말들이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고 정말 말 조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넌 애가 왜 이렇게 못 됐니!"라는 아이의 자신감을 꺾을 수 있고, 이 말 때문에 자신의 존재에 대한 비난의 감정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놀랐던 게 "그러다 큰일 나! 다쳐!"라는 말에 대한 이야기였다. 보통 위험한 행동을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이 말일 텐데 말이다. 근데 이 말은 위험을 알려줄 때 아이를 불안하게 하는 언어라고 한다. 그렇기에 이 말을 자주 듣는 아이는 위험에 대한 처분을 자신이 스스로 파악하기보다는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짙어질 수 있다고 하니 이런 말도 지양하는 것이 좋겠다.

부모가 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그렇기에 부모도 부단히 공부해야 한다. 생각 없이, 때론 모르고 내뱉은 말들이 아이에게 생각지 못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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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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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과학을 연구할 때 가정을 항상 분명하게 이야기하면서 이론을 전개하는 것은 아닙니다.

탐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정이 들어오기도 하고, 없는 줄 알았던 가정이 갑자기 눈에 띄기도 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가정이 필요 없어지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복잡한 과정이 수학에서나 물리학, 아니 모든 논리 전개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수학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복잡한 수식과 그에 대한 풀이 한바닥. 배웠지만 낯선 각종 수식과 기호들...

전형적인 문과형 인간인지라, 수학은 친해지고 싶지만 친해질 수 없는 분야이자 과목이다. 나름 수학을 풀어내 쓴 책들을 종종 접해봤지만, 당시에나 반짝 수학에 이런 맛이! 싶지 오래도록 자리 잡은 수학에 대한 색안경은 쉽게 벗겨지지 않는 것 같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작 수학이 필요한 순간의 저자 김민형 교수의 후속작 아닌 후속작이다. 저자는 첫 번째 책을 낸 후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좀 더 쉽고, 좀 더 공식을 말하지 않는 책을 내고 싶었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는 소감과 함께 말이다. "다시"가 붙은 이 책은 김민형 교수가 2019년 7월 약 9주 동안 7명의 다양한 직업의 참가자들과 함께 여름 수학학교라는 자리를 통해 함께 토론하고 나눈 이야기들 바탕으로 쓰인 책이다. 물론 수학이기에 공식이 배제될 수는 없다. 나 역시 수학공식과 관련 내용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냥 외국어를 읽는 느낌으로 살짝 지나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가 하는 이야기 속에는 수학의 역사와 수많은 공식을 증명하기 위한 또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그가 설명하기 위해 대입한 공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또 다른 공식으로, 또 다른 수학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특히 수학과 과학의 상관관계, 기하학에 대한 이야기, 함수와 증명에 대한 이야기, 수학적 사고에 대한 이야기 등 익숙한 수학적 개념부터 난이도가 있는 개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학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쉬었나?라고 질문한다면 쉽지 않았다고 대답하겠지만,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나?라고 질문한다면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나는 수포자고, 수학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그 옛날 수학자들조차 자신들의 이론과 공식들에 대한 증명 또한 쉽지 않았다는 사실이 작은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 수학의 모든 공식이든, 수식이든 완벽하게 이해해야만 혹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순서가 뒤바뀌었지만 이번에는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덮고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어보고 싶다. 또 다른 수학의 맛을 만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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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였을 때
민카 켄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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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이번에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래서 심리 스릴러의 맛을 들이면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인가 보다. 민카 켄트라는 작가는 전 작 "훔쳐보는 여자"에서 만났으니 구면인 작가다. 전 작보다 이번 작품은 더 짜릿하고 쪼는(?) 맛이 배가 되었다. 제목과 표지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심 궁금했는데 역시 책을 읽어나가면서 알게 된다.

조부모로부터 많은 유산을 상속한 브리엔 두 그레이. 그녀는 6개월 전에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 그로 인한 트라우마로 그녀는 불안증이 상당히 심해졌다. 왠지 집 안에 다른 누군가 있는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심각해졌고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 앞으로 도착한 열쇠 하나. 6개월간 휴가용 주택을 임대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열쇠는 보낸 회사에 전화를 해보고, 그녀가 직접 와서 6개월치 돈을 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브리엔은 누군가 자신인 척 살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느끼면서  SNS에 자신의 이름을 쳐본다. 근데, 그녀와 너무나 비슷한 모습에(자신이 만들지 않은) 브리엔의 SNS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과 꼭 맞는 또 다른 브리엔을 보며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녀와 함께 살고 있는 세입자 나이얼이 있다. 심장전문의인 그 덕분에 브리엔은 그나마 안정감을 느낀다. 그에게 조금씩 호감을 느끼는 브리엔은 우연히 나이얼이 결혼을 했고, 아내인 케이트와 별거 중인 사실을 알게 된다. 함께 쓰는 서재에서 발견한 케이트의 일기와 나이얼의 사인이 되어있는 이혼서류를 발견한 브리엔. 왠지 나이얼이 케이트와 헤어졌으면 하고 바란다.

한편, 자신과 너무 닮은 짝퉁 브리엔의 회사까지 찾아가는 브리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녀는 오지 않고, 나이얼이 등장한다. 당황한 브리엔 앞에 나이얼은 그녀가 브리엔에 아니라 자신의 아내인 케이트라고 이야기한다. 3년 전에 자신들은 결혼을 했으며, 브리엔은 케이트 밑에서 일하던 보험 일을 해주던 비서였다는 이야기와 함께, 케이트가 브리엔에게 집착하기 시작하며 그녀와 똑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가며 그녀를 스토커 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내 안에 브리엔에 대한 기억이 가득한데, 내가 케이트라고? 브리엔은 이 모든 현실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러면서 전 적으로 믿고 있던 나이얼의 말 이이기에(결혼사진부터 여러 가지 증거자료를 들이대기에 믿을 수밖에...), 결국 그녀는 정신병원에 입원을 결정하게 되는데...

3개의 단락으로 나누어진 소설 속에서 브리엔의 부분을 다 읽을 즈음에 나타나는 반전.

책을 읽는 독자조차 이 말을 하고 있는 게 브리엔 인지, 케이트인지 헷갈린다. 하지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진실의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난다. 그동안 그녀(브리엔)와 그(나이얼)의 이야기가 등장하며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를 만날 수 있다. 단지 뽀샵의 능력만 탑재하면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벌일 수 있을까? 물론 사이코패스 여야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비뚤어지고 잘못된 자아관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에 혀를 내둘렀다. 역시 심리 스릴러 만의 강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기에, 한번 책을 손에 잡으면 결코 내려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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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이랑 집에서 뭐 하지? - 1일 1콕! 우리 가족 집콕놀이 베스트 60
21세기북스 편집부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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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마냥 아이와 집에서 지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코로나 때 밖을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놀잇감을 가지고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그렇다고 매번 새로운 놀잇감을 사줄 수도 없는 터라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과연 집에서 아이와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티브이나 스마트폰은 최대한 지양하는 편인지라,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 대한 걱정을 넘어서 고민과 공포가 조금씩 생겨나던 차에 만나게 된 꼭 필요했던 책! 일명 "오늘 아이랑 집에서 뭐 하지?"

60가지의 주제별 놀이들이 담겨있다. 거창한 준비물이 아니더라도 하루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비법서라고나 할까? 재미와 교육을 어우르는 놀이들인지라 여러 번 반복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또한 응용해서 또 다른 놀이로 발전시킨다면 60가지를 넘어서 백여 가지의 놀이가 될 수 있으니 다행 중 다행이 아닐까 싶다.

물론 종류가 참 많기에, 아이의 특성이나 흥미, 나이 등을 고려해서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아이보다 부모가 더 흥미가 생기는 놀이들도 있다는 사실! (아직 꼬꼬마인지라, 언제 사용해볼까 싶긴 하지만~학창 시절 탐구생활(?)이 생각나는 과학실험들이 상당수 있었다. 마치 추억의 놀이가 된 것 같은 기분 또한...^^)

놀이의 종류에 따라 준비해야 할 준비물이 다르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준비물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코로나집콕 놀이에 대입해도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손재주가 없는 나 같은 똥손엄마라도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놀이 방법을 사진으로 한눈에 알아보도록 정리되어 있다. 직접 해보고 놀이에 대한 평가 또한 할 수 있으니 아이들 나름의 좋았던 놀이를 꼽아볼 수도 있겠다. 또한 뭔가 재료를 필요한 것 뿐 아니라 책 자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페이지가 있기에 책을 놀이를 위한 레시피북으로 뿐 아니라 놀이북 자체로도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그뿐만 아니라 더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팁과 주의할 점 난이도와 시간까지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기에 미리 훑어보고 상황에 따라 대입한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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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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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동물원으로 유명한 SF 작가 켄 리우의 단편 모음집이다. 내용만큼 제목도 신기하다. 단편소설집답게 책에 수록된 한 작품의 제목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표지를 한 장 넘기면 오묘한 마블링 색감이 가득 섞여있는 두 번째 표지가 등장한다. 아마도 SF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삽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책 안에는 12개의 단편이 담겨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작품이 두 개 있었다. 호(弧-활)라는 제목의 소설과 곁이라는 제목의 소설이었다. 둘 다 가족을 매개로 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SF라는 장르와 가족(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어울릴까 내심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또한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라 신선하기도 했다.

나 레나 오젠과 그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호는 그녀의 마지막 순간이 첫 부분에 등장한다. 그리고 눈을 자극하는 한 줄의 문장이 등장한다.

'맏아들을 낳았을 때 레나 오젠은 열여섯 살이었다.

그로부터 100년 후, 오젠의 막내딸이 태어났다.'

16살의 레나는 남자친구인 채드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긴다. 곧 예일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자 부유한 집 아들인 채드는 레나의 임신 소식이 달갑지 않고, 그는 그렇게 그녀를 떠난다. 물론 그녀의 아버지는 아이의 아버지를 밝히라고 성화였지만, 그는 그 누구에게도 아들 찰리의 아버지가 누구라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싱글맘으로 아이를 돌보던 나는 우연히 만난 제임스라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고 친정집 앞에 아들 찰리를 버리고 그를 따라 떠난다.

"우리는 서로를 소유하지 않아. 서로를 위해 곁에 있기를 원하는 거지."

그와의 5년을 지낸 어느 날, 처음 왔을 때처럼 소리 없이 사라진 제임스. 그리고 레나는 평생의 일을 찾게 된다.

보디워크스라는 회사로 이 회사에서는 플라스티네이션 과정을 통해 시신을 방부처리하고, 시신을 해부하고 열과 가스 처리를 해 고분자 화합물 조각상처럼 만든다. 물론 모세혈관, 신경, 근섬유 한올까지 보존된 채로 말이다. 아트디렉터인 에마에게 인정받는 레나는 그곳에서 10년여를 일하게 된다. 그리고 에마가 떠난 다음 날 그녀는 새로운 아트 디렉터가 된다. 하지만 한 아이의 시신을 플라스티네이션 해달라는 고객의 요청을 받고, 레나는 15년 전 자신이 버리고 온 아들 찰리가 생각난다. 결국 그녀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사표를 제출하려던 그녀를 막아선 것은 보디워크스 창립자 로버트 윌러의 아들인 존 윌러였다. 그리고 레나와 존은 영원히 살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재생 신약을 개발한 존과 레나는 자신들에게 시현하게 되고, 레나는 평생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결과가 잘 나왔어요." 존이 말했다.

"당신의 신체 나이는 이제 서른 살이에요. 정기적으로 관리만 해 주면 지금 상태를

영원히 유지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하지만 그의 파트너인 존은 암에 걸리게 되고, 그동안 지켜온 젊음은 순식간에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세상을 떠난다. 존을 떠나보낸 레나는 그때야 얼려놓은 존의 정자를 통해 딸 캐시를 낳게 된다. 캐시를 임신한 어느 날, 만나게 된 한 남자.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16살에 큰 아들 찰리를, 56살 되던 해 둘째 딸 캐시를, 그리고 100세가 되던 해 낳은 막내 세라까지...

그녀는 변함없는 모습을 가지고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앞세우게 된다. 자신이 낳은 아들 찰리까지도 말이다.

세계 곳곳에서 삶이 영원히 이어졌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함께 나이 들지 않았다. 함께 성숙하지도 않았다.

아내와 남편은 결혼식 때 한 선서를 지키지 않았고,

이제 그들을 갈라놓은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권태였다.

그 옛날 진시황 시대부터 장수를 넘어 영생은 인류의 가장 큰 소원 중 하나였다. 미래 그 영생이 이루어지고, 사람들은 늙지 않게 되었지만(물론 그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기에, 영생 또한 가진 자들만의 것이라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여전히 그들은 행복하지 않았다. 죽음을 넘어서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의 삶은 불행을 벗어날 수 없었다. 켄 리우의 단편집에는 이렇게 생각해볼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다. 생활은 발전하고, 훨씬 윤택해지고 편해졌지만 편리성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그 무엇. 그 무엇을 향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물론 호 뿐 아니라 결에서도 그런 감정은 만날 수 있다. 어머니의 병간호를 직접 가서가 아닌, 원격을 통해 한다는 설정이 독특하긴 했지만 말이다. 로봇을 통해 직접 어머니를 만지는 모습이 왠지 모를 불쾌감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어머니의 병실을 지켜보고, 간접적으로 체험 아닌 체험을 하게 되는 모습들이 왠지 각박하고 메말라 보이기만 했으니 말이다.

소설 속 이야기 하나하나 담고 있는 생각들이 있다. 생각지 못한 기술의 발전이 또 다른 감정적 결핍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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