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하우스 안전가옥 오리지널 14
김효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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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독특한 케이 미스터리 소설을 만났다. 살인사건이나 연쇄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는 익숙하지만, 살마 사건(말이 살해당한 사건)이나 살마마를 찾는다니... 거기다 유독 살마 사건은 크리스마스에 일어나고, 산타 복장을 한 누군가가 말을 죽인다니... 이 사실만 가지고도 충분히 궁금증이 생길만하다.

인적도 드물고, 여행객은 볼 수조차 없는 제주 삼해리에 있는 고가 민박. 준연과 지선 부부는 시고모의 부탁으로 3년 전 제주로 내려온다. 오래된 민박집을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하고, 근무할 호스트를 찾는 중. 서울 유명한 호텔리어로 근무한 구이준이 입사를 희망한다. 이 정도의 능력이면, 굳이 게스트하우스 호스트가 될 필요가 없을 텐데... 하지만 이준만큼 유능한 면접자가 없기에 둘은 이준에게 게스트하우스를 맡긴다. 그렇게 이준은 삼해리에 유일한 게스트하우스인 크리스 하우스의 호스트, 크사장이 된다. 폭설이 내리면 마을의 길이 막히기에, 눈 예보가 있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손님이 없다. 정직한 크사장이 그런 사실을 홈피에 올려놔서이다. 2호실에 머무는 장영자 씨밖에는...

여느 때나 다름없이 이준은 숙소를 정리하고, 마을로 나선다. 크리스 하우스 앞에 서있는 편의점 사장의 차를 빼달라고 요청하고, 부이장이 전하라고 한 마을회의 일정을 어거지로 전달하러 아주머니들이 모인 곳에도 다녀온다. 게스트하우스에 내려왔는데, 귤이 붙은 길리 슈트를 입은 괴상한 형체. 2호실에 머무는 손님이라는 사실에, 놀라기도 잠시 인사를 건네는 크사장. 하지만 고개를 돌리는 순간, 이준은 얼어붙는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것일까? 원수가 아닌 웬수이자, 첫 키스 상대인 제인이 서 있는 것이다. 누나 이현의 단짝이자, 몸 소 크리스마스의 저주를 풀어준 그녀 제인. 제인은 방송작가를 그만두고, 삼해리 살마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나름 크리스 하우스의 잠복근무를 하고 있단다. 그렇게 이준은 제인과 엮이게 된다.

그리고 그 해 크리스마스에도 또 말이 죽는다. 4년 연속으로 살마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기괴하다.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과 현장에서 찍혔다는 산타 사진. 그것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증거다. 마을 주민 이준을 조수(?)로 둔 제인은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왜 크리스마스 때마다 말은 살해되는 것일까? 그 범인이 정말 산타가 맞을까? 왜 범인은 산타 복장을 하고 말을 죽이는 것일까?

둘은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사건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리고 사건을 파헤치면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 마을 사람들의 상처와 아픔들. 이준이 호텔리어를 그만두게 된 이유와 그 사건과 관련 있는 한 인물이 살마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까지 가닿게 된다. 그리고 로맨스. 추리와 로맨스, 인간 냄새 풀풀 나는 드라마까지 다 갖춘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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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감정 놀이 - 보이지 않는 마음과 놀이가 만나는 시간
신주은 지음 / 북스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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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감정표현을 한번에 할 수 있다니 실제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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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감정 놀이 - 보이지 않는 마음과 놀이가 만나는 시간
신주은 지음 / 북스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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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를 출산하고, 육아휴직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다음 달 복직을 앞두고 있다. 7개월부터 어린이집을 다녔던 첫째에 대한 미안함이 큰 지라, 휴직을 하고 집에 있게 되면 큰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다짐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큰 아이와 부딪치는 날이 많아지게 되다 보니, 자연스레 화살이 큰 아이에게 갔다. 엄마가 좋긴 하지만, 무섭기도 하다는 두 개의 마음 앞에서 아이도 나도 감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아이의 마음을 거울 보듯이 들여다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참 난감했다. 그나마 아이와 나 둘 다 좋아하는 것이 책이기에 책을 통해 해 결해 보고자 노력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제 막 한글을 깨우친 아이에게 글 밥이 많은 책은 도리어 부담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놀이와 책 육아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내 아이 감정 놀이라는 제목의 이 책의 저자는 3살 터울의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였다. 그녀 역시 나와 같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특히 둘째가 생기면서 큰 아이와의 관계가 쉽지 않았다. 우연한 계기로 아이의 감정을 알고 싶어서 시작한 놀이는 의외로 아이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알아보고, 좀 더 심화된 놀이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읽고 더 깊은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재료로 활용한다.

 

 

 

사실 우리 큰아이 역시 예민하고 소심하고 꼼꼼한 편이다. 문제는 타고난 성향도 있지만 내 성향과 행동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좀 놀랐다. 같은 상황인데, 나는 이런 마음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일상적인 물음이라 생각했지, 아이의 주체성에 대한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는데 저자는 아이의 반응과 생각에 나보다 더 집중하는 엄마였던 것 같다. 책 속에는 함께 읽은 책과 함께 저자가 아이와 함께한 놀이가 소개되고 있다. 그중 한번 꼭 해보고 싶은 놀이가 있었다. 나는 칭찬에 참 인색한 사람이다. 문제는 나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칭찬에 인색한 엄마였다는 사실이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참 많은 고민을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아이와 함께 이 놀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내 마음도, 아이의 마음도 가벼워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지 않고, 준비물도 많지 않지만 행동을 통해 생각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 

 

 

 

놀이를 통해 재미와 흥미뿐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더 나아가 아이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유용할 것 같다. 놀이도 되고, 감정도 표현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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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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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단연 "별"이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만났던 별이라는 작품의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목가적이고 부드러운 작품 속 분위기가 기억나는 걸 보면 완전히 잊히지는 않은 것 같다. 사실 풍차 방앗간의 편지라는 제목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소설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내용 파악도 없이 만난 첫 장에서 저자의 이름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계약서 이야기가 나오며 시인인 도데 씨라는 이름에 순간 산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소설이라고 들었는데, 나오는 이야기가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다행이라면, 읽고 나서 다시금 머리말을 읽으니 피식 웃음이 지어진다. 책을 처음 폈을 때만 해도 낯설 디 낯선 이름들이 이제는 익숙해졌으니 말이다.

알퐁스 도데의 25편의 단편소설이 풍차 방앗간의 편지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작품 해설을 보니 그동안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이 일부 출판된 경우는 있었지만, 이 책에는 전편이 다 수록되어 있다고 하니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사실 별 외에는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만난 적이 없는지라, 이번에 만난 작품들을 읽다 보니 은근 유머와 위트도 겸비한 작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짧지만 그 짧은 소설 안에 생각할 여지 혹은 풍자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그런지 꽤 오래 기억이 남을 것 같다.

여러 편이 기억에 남는다. 제목만 봐도 피식 웃음이 나는 작품도 있고, 왠지 심각해지는 작품도 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작품은 교황의 노새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관용구처럼 사용하는 한 문장에 있다.

"저 사람! 조심들 하게! 7년 동안이나 뒷발질을 벼르고 별렀던 교황의 노새 같은 사람이니까!"

바로 이 이야기의 포커스는 교황의 노새와 7년 그리고 뒷발질에 있다. 옛말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있다. 한이 쌓이고 쌓여서 있을 수 없는 일까지 만들어 낸다는 뜻이 담겨있지만, 한편으로는 "한"이라는 것. 억울함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감정도 담겨있다. 노새 역시 그렇다. 교황이 애지중지하는 보물 2호(1호는 샤토뇌프 포도밭이다.)인 노새. 교황에게 점수를 따보겠다고 한 아이가 등장한다. 이름은 티스테 베덴이다. 교황이 노새를 아낀다는 사실을 파악한 티스테는 교황 앞에서 노새를 무척 챙긴다. 하지만 교황이 없어지면 상황이 다르다. 포도주 주발에 설탕과 향료를 듬뿍 넣은 특식을 늘 노새에게 갖다주던 교황의 업무를 대신하게 된 티스테는 친구들과 자신이 노새의 특식을 먹어버린다. 또한 높은 곳에 노새를 끌고 올라가기도 한다. 물론 교황에게는 노새가 스스로 올라갔다는 거짓말을 하고 말이다. 교황의 노새답게 화를 억누르던 어느 날, 쌓이고 쌓인 화를 담아 뒷발질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노새. 하지만 티스테는 교황의 눈에 띄어 나폴리 궁정으로 떠난 후였다. 그렇게 7년간 화가 쌓인 노새 앞에 드디어 티스테가 나타나는데...

정말 한참을 배꼽을 잡고 웃었다. 사람도 한을 품는데, 한을 품은 노새의 복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발견했으니 말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성당과 관련된 분위기의 이야기가 상당수 등장하는데, 알퐁스 도데가 살던 당시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목가적 분위기가 녹아있는 작품들뿐 아니라 인간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들도 상당수 있다. 실제로 풍차 방앗간의 편지라는 제목의 작품은 없지만, 방앗간과 관련된 작품은 있다. 알퐁스 도데가 마음에 들었던 풍차 방앗간을 소유하지 못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작품을 통해서 만난 방앗간은 후대에 알퐁스 도데 기념관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학창 시절 이후 정말 오랜만에 만난 알퐁스 도데의 작품 속에서 한참을 빠져있었던 시간이었다. 그의 작품 25편을 함께 만나서 더없이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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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3 - 결전의 날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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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가씨는 못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해 주지.

그러한 감정이 다른 존재들을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고통스러워하고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다른 존재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니까."

3권에 이르는 기괴한 레스토랑이 드디어 완결되었다. 시리즈물을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후에 읽는 편이다 보니(기다리는 것 잘 못하는 성격) 내심 다음 편이 빨리 나오길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3권이 빠르게 출판되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우연히 만난 눈동자 색이 특이한 고양이 루이를 따라나선 시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동굴에 빠지게 된다. 요괴 마을에 다다른 시아는 레스토랑의 주인인 해돈 앞에 선다. 마치 용왕에게 바쳐진 토끼처럼 불치병을 앓고 있는 해돈을 고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인간의 심장이 필요했다. 선택의 여지없이 죽게 된 시아는 한 달의 기한을 벌게 되고, 그 기간 동안 레스토랑 일을 돕게 된다. 그곳에 만난 동갑의 친구 쥬드는 낯선 요괴 마을에서 시아를 지켜주는 친구가 된다.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며 실수를 하게 되면 거미여인에게 잡혀먹게 되고, 그렇게 되면 더 빨리 심장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시아는 매번 악마 하츠의 덫에 걸려들게 된다. 문제는, 시아가 그 상황을 빠져나가는 것을 도운 게 누군지를 밝혀내려 한다. (당연히 시아를 도운 인물은 친구 쥬드다.)

마지막 편이기에 그동안 뿌려져 있던 이야기들의 앞뒤가 다 맞춰진다. 2편에서 이어진 발레리나이자 현재 레스토랑에서 거미줄을 뽑아내고, 실수를 하면 가차 없이 잡아먹히고 마는 거미여인(아카시 아양)과 시아가 해돈의 병을 고치기 위한 한 달 말미를 위해 사인한 계약서 톰의 팔의 주인공인 톰과의 일화,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세 인물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사실 2권에서부터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지만, 마지막에 웃는 인물은 누구일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오히려 도움을 주고, 믿는 도끼가 발등을 찍는다. 근데, 믿는 도끼였기에 더 아프다. 생각보다 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

사실 해돈을 고칠 수 있는 약을 구할 것이고, 시아는 죽지 않고 다시 인간세계로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세부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냐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흡족하다.

마지막으로 반전을 좋아한다면, 기대해도 좋다. 설마가 사람을 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흥미로운 판타지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시아를 비롯한 인물들과 헤어짐이 아쉽다. 과연 시아의 바람처럼 오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 아마 제목을 보면 다시금 시아와의 이야기가 생각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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