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랜더 1
다이애나 개벌돈 지음, 심연희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인 현재에서 1945년의 시대를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1700년대로 간다면 어떨까? 같은 나라라도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1945년. 결혼한 지 8년 차지만, 오랜 시간 헤어져 있던 프랭크 랜들과 클레어 랜들은 6년 만에 스코틀랜드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둘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싶은 둘. 사고로 부모를 잃고 삼촌의 돌봄을 받고 성장한 클레어는 고고학자인 삼촌 ??틴 팸버드 비첨 박사가 하는 연구를 돕다 역사학자인 프랭크를 만나게 딘다. 결혼 후 전쟁이 터져 프랭크는 장교 교육단으로, 클레어는 육군 간호사로 근무하며 헤어지게 된다. 역시 직업은 속일 수 없는 것일까? 신혼여행지를 둘러보다 우연히 자그마한 스톤헨지를 발견하게 되는 클레어는 남편인 프랭크에게 그 사실을 말한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프랭크는 환상열석(선돌을 원형으로 배열한 형태)과 관련된 의식이 있을 거라는 예상을 하고 새벽에 클레어와 함께 스톤헨지에 잠입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교구 목사 웨이크필드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그레이엄 부인이 의식을 이끌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프랭크가 웨이크필드 목사를 방문한 이유는 자신의 뿌리에 대해 큰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웨이크필드 목사가 프랭크의 선조를 알 수 있는 서류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의 조상인 조너선 랜들 대위가 포트윌리엄에서 4년간 수비대를 지휘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이야기가 지루해진 클레어의 표정을 살핀 그레이엄 부인은 따로 다과 자리를 마련한다. 그리고 손금을 볼 줄 알았던 그레이엄 부인은 클레어의 손금을 보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녀의 손금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과, 배우자가 두 명(?)이라는 사실, 생명선이 잘게 끊어지듯 이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첫 만남부터 기묘했던 그레이엄 부인이 의식의 수장이라는 사실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클레어. 그곳에서 발견했던 꽃을 다시 채취하기 위해 스톤헨지에 들렀다가 갑자기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신을 마구잡이로 대하는 한 남자로부터 추행을 당할 뻔한다. 자신의 남편인 프랭크와 너무 닮은 그지만, 그녀를 대하는 태도는 너무 난잡하고 경우가 없었다. 근데 그는 자신을 조너선 랜들 대위라고 소개한다.(프랭크의 조상인 그 사람이란 말인가? 이 무례한 남자가?!) 그녀를 창녀 취급하는 그에게 꼼짝없이 잡힐 뻔한 클레어 앞의 한 무리의 남자들이 들이닥치고, 무리의 대장인 두걸 매켄지와 동행하게 된다. 무리 중 한 명인 제이미 맥타비시는 큰 부상을 입게 되었는데, 간호사 출신인 클레어에 의해 치료를 받게 된다. 클레어는 그들과 함께 매켄지 씨족의 영지인 리오흐성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두걸의 형이자 영주인 콜럼 매켄지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의학지식이 있다는 사실을 이유로 그는 리오흐 성에 머물게 되고, 그녀가 치료해 줬던 제이미와 자꾸 얽히게 되는데...

이 책 역시 저자의 상상이 가미된 책이겠지만, 지금의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는 뭔가 좀 난폭하고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당시에는 계급도 있었겠지만, 인격적인 대우에 대한 인지가 없어서였을 테지만... 얼마 전에 읽었던 소설 속 배경과 겹쳐서 그런지 다행히 낯설지 않았다. 책의 주된 시대적 배경이 되는 자코바이트 운동은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니 명예혁명 이후 스튜어트 완조 복위를 주장했던 운동이라고 한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간의 갈등 전면에 있던 자코바이트 운동에 대해 알고 읽으면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과연 무례하고 잔혹하기만 한 조너선 랜들은 프랭크의 6대 선조가 맞을까? 남편 프랭크를 뒤로하고 스코틀랜드 전사인 제이미와 사랑에 빠지는 클레어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과연 그녀는 현재로 돌아갈 수 있을까? 2권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달토끼
김고운 지음, 기정현 그림 / 키즈엠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만에 아이들을 데리고 명절에 시댁을 다녀왔다. 도시보다는 공기가 맑은 시골인지라, 유달리 크고 풍성해 보이는 보름달 구경은 덤이었다. 거실 창을 열자 하늘 가득 보이는 보름달을 한참을 올려다본 것 같다.

이 책은 달을 무서워하는 큰 아이와 같이 읽고 싶었다. 세계의 귀신을 소개한 책에서 만나게 된 늑대 인간이 보름달이 뜨는 날, 말을 안 듣는 아이를 잡아먹는다는 이야기가 유난히 기억에 박힌 걸까? 그 이후 유독 보름달을 무서워하게 되었다. 책으로 생긴 무서움을 책으로 날려줘야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달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동화를 만나게 되었다.

달달 토끼마을에 사는 토끼들은 낮에 자고, 밤에 일어난다. 달이 뜨는 밤이면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달달 토끼들은 저마다 맡은 일이 있다. 그중 떡방아 토끼는 보름을 앞두면 아주 바빠진다. 매월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달달 토끼마을에 큰 잔치가 벌어지는데, 그때 먹을 떡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보름까지 10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날따라 떡방아 토끼는 너무 피곤했다. 전날 망원경으로 지구별을 구경하느라 잠을 못 잤기 때문이다. 졸려서 눈이 감기는 토끼는 결국 떡 방망이를 떨어뜨리고 만다. 떡 방망이를 찾기 위해 결국 토끼는 지구별로 향하게 된다.

 


 떡 방망이는 찾았지만, 10일 밖에 남지 않은 잔치를 위해 달달 마을로 돌아가야 하는 토끼는 고민이 가득하다. 토끼의 고민을 듣게 된 지구별 동물들은 다 같이 모여 머리를 맞댄다. 물론 떡방아 토끼가 만든 맛있는 떡을 먹으면서 말이다. 동물들은 다 같이 모여 길고 긴 새끼줄을 꼬아 초승달에 걸어보자는 의견을 낸다.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우며 동물들은 열심히 새끼줄을 만든다. 그렇게 완성된 새끼줄을 달로 던지지만 걸리지 않고 땅에 떨어지고 만다. 그새 달이 초승달에서 반달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드디어 보름달이 뜨기 전날이 되었다. 엉엉 울기 시작하는 떡방아 토끼. 과연 떡방아 토끼는 무사히 달달 토끼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린 시절 보름달이 뜨는 날, 달을 보면 마치 토끼가 떡방아를 찢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요즘 아이들은 달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사뭇 들었다. 한동안 저녁 알람(잘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을 설정해두었다.)이 울리기도 전에 잠자리에 들었던 큰 아이가 요즘 들어 다시 취침 시간이 늦어졌다. 당연히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한다. 함께 달달 토끼를 읽으며 토끼도 늦게까지 잠을 안 자면 피곤해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모두가 힘을 합치면 어려운 일도 결국은 해낼 수 있다는 협동의 마음도 배울 수 있었다.

큰 아이의 보름달 공포증(?)을 없애주기 위한 책이었는데, 오히려 작은 아이가 더 좋아했다. 요즘 흠뻑 빠진 동물들이 대거 출현하기 때문이었다. 추석을 막 지난 후여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장장이 왕 1 - 젤레즈니 여왕 데네브가 한 곳에서 새로운 별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대장장이 왕 1
허교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과 표지가 궁금증을 가득 자아낸다. 대장장이 하면 망치로 쇠를 쳐서 칼이나 도구를 만드는 모습이 떠오른다. 근데 대장장이 왕이라는 제목만큼이나 표지가 무슨 뜻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읽기 시작한 책의 내용 역시 미궁으로 빠지게 만든다. 내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고, 맥락이 잡히는 건 초반을 훌쩍 넘어서서였다. 1권이라는 제목처럼 시리즈로 이어지는 작품이기에, 보통의 시리즈 소설들이 도입부의 앞으로 등장한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나 사건이 벌어지는 배경들에 시간을 많이 들이는 것이기에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과거 힘 있는 왕국이었으나, 이제는 숲 정도 밖에 안되는 몰락한 스타인 왕국이 있다. 그마저도 황제에게 복속되어 왕은 자신의 영지에 갇혀지내는 신세다. 그에게는 레프스 스타인이라는 왕자가 있다. 스타인 왕국에서는 오줌 세 방울 왕자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그. 왕국의 이인자인 마르쿠스와 사냥을 나갔다가 유사 토끼라 할 수 있는 괴물을 우연히 사냥하게 된 레프스 앞에 황제의 사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인물이 등장한다. 사실 사신이라기보다는 황제의 사병 부대라고 할 수 있는 까마귀 발톱이었다. 괴물도 잡은 레프스는 호기롭게 화살을 까마귀 발톱의 우두머리에게 화살을 겨눈다.

스타인 왕국의 왕은 다른 나라와의 협약에서 소외된 입장이다. 10년간 유효한 계약 갱신이 2년 앞으로 다가왔기에 스타인 왕은 뭔가 움직임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그런 왕의 입장을 아는 황제는 그 계획을 저지하고자 한다. 그래서 까마귀 발톱 군대를 보낸 것이었다.

한편, 새로운 대장장이 왕을 찾는 사제 가르젠은 스타인으로 내려온다. 두 곳의 여관을 머물지만, 주인들의 질이 좋지 못했다. 결국 가르젠은 첫 번째 여관에서는 폭행을, 두 번째 여관에서는 방화를 저지르고 도망 나온다. 대장장이 왕 후보로 골랐던 첫 번째 에퍼가 까마귀 발톱들에 의해 살해당하고, 두 번째 여관에서 만난 에퍼와 길을 나서는 가르젠은 첫 번째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숲속 길로 숨어가지만 결국 까마귀 발톱들에게 들키고 만다. 까마귀 발톱 제1소대장인 슈타이어와 맞닥뜨리게 된 가르젠과 전쟁고아 출신 에퍼. 쉽지 않은 싸움 속에서 도움의 손길이 등장한다. 에머랄드 가문의 왕자이자, 마법사 왕 라토의 쌍둥이 동생인 아리셀리스였다. 아리셀리스의 도움으로 무사히 대장장이 왕궁에 도착하는 에퍼와 가르젠. 첫 번째 후보가 살해되었기에, 대장장이 왕을 찾는데 차질이 빚어질까 고민한 다른 사제에 의해 또 다른 후보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누가 32번째 대장장이 왕이 될까?

사실 아리셀리스는 왕의 동생이지만, 왕을 죽이게 된다는 예언을 듣고 유랑을 하고 있는 처지다. 왕의 명으로 황제를 찾아간 그는 황제가 벌일 일들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지만, 내색을 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황제는 그의 뜻을 간파한다. 동생 아리셀리스인 척 했지만 그는 사실 마법사의 왕인 라토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다면 가르젠과 에퍼를 도와준 인물도 아리셀리스가 아니라, 라토였던 것일까?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대장장이 왕은 뛰어난 솜씨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를 돕기 위해 7인의 사제가 있다. 대장장이 왕이 세워지면 신은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뛰어난 능력을 선사한다.(대장장이 왕에게 뛰어난 능력을 주는 신이기에 사람들은 신을 대장장이 신이라 부른다.) 모든 것이 허락된 대장장이 왕에게 유일하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1권에서는 전체적인 배경과 함께 괴물인 카니세리움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카니세리움을 알기 위해서는 황제가 왜 대장장이 왕을 제거하려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주변 모든 나라들을 복속시키는 데 대장장이 왕이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살해할 수 없기에 황제는 괴물인 카니세리움을 이용하려고 한다. 신에게 가는 길에 카니세리움을 만나게 되는 32대 대장장이 왕 에이어리.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래이야기가 부쩍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다분히 한 드라마 때문인가 보다. 드라마랑 담을 쌓은지 오래인지라, 본방사수를 외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해 하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던지라, 잠깐잠깐 기사로만 봤던지라 우영우와 고래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미 한번 만난 적 있는 모비 딕인지라 한번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두께...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이다. 읽는 중 추석 연휴까지 껴 있었던지라(나는 외며느리ㅠㅠ)향유고래를 찾는 이슈메일과 에이헤브 선장만큼이나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처음 모비 딕을 읽었던 것은 만화로 된 2권짜리 작품이었다. 우연히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2권으로 나뉜 일반 서적은 도무지 자신이 없다 보니 만화로 시작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두 권을 완독할 수 있었다. 문제는... 쉽게 읽혀서 그런지 쉽게 까먹었다. 그래서 이번에 만나게 된 모비 딕을 읽으며, 만화로 그리지 못한 디테일한 설명이나 상황들 때문에 처음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포경선의 선장인 에이헤브는 거대한 흰 고래인 모비 딕에 집착 아닌 집착을 한다. 마치 후크선장이 피터 팬을 잡으려고 혈안이 된 것과 같다고 할까?(물론 후크 선장의 입장에서는 피터팬이 원인 제공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원한은 악어에게 가져야 할 텐데...;;) 사실 그는 후천적 지체장애인이다. 과거 모비딕과의 만남에서 그는 무릎 아래 다리 한쪽을 잃게 된다. 그 후 피쿼드 호의 선장이 된 그는 바다 곳곳을 뒤지며 모비 딕을 찾는다. 자신의 다리를 잃게 만든 고래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다. 망망대해에서 고래를 찾는 여정은 쉽지 않다. 피쿼드호에 동승하게 된 이슈메일의 입장에서 기록된 모비 딕은 고래를 찾아 나선 이야기와 함께 뱃사람들과의 이야기도 상당하다. 우여곡절 끝에 모비 딕을 만나게 된 피쿼드호. 과연 에이헤브의 처절한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현대 지성의 책을 여러 권 만났는데, 타 번역서와 차별점이라면 해제라는 서술서가 붙는다는 것이다. 해제를 통해 2% 부족함을 채워준다고 해야 할까? 저자의 약력이나 작품이 쓰인 사전 배경지식, 방대한 내용을 읽다 보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생기게 마련인데 그런 아쉬움이 해결되기에 아주 만족스럽다. 해양소설을 주로 쓴 저자 허먼 멜빌이 어떻게 이렇게 자세한 포경선의 이야기를 알 수 있을까 내심 궁금했는데, 과거 포경선을 탄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읽고 역시나! 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들과 아내에게 독재적인 아버지였던지라 가족과의 관계가 순탄치 않았다고 하는데 그런 그의 모습이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 속에 녹아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혼나고 오셔! - 택시운전사의 빙글빙글 일기
우치다 쇼지 지음, 김현화 옮김 / 로북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무슨 뜻인가 내심 궁금했다. 일본 택시 운전기사의 이야기인데, 문화적 차이 때문일까?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 중반부에 제목이 등장했다. 바로 사무직원이 농담 삼아 이야기했던 말이 제목이 되었나 보다.

무엇이든 간에, 익숙한 무언가를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마주하는 것은 긴장되고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 그게 직업이라면 어떨까? 몇 년 다닌 직장을 이직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50세에 하던 사업을 접고 택시운전사로 재취업하는 것은 정말 힘들 것 같다. 요즘이야 내비게이션이 기본적으로 달려있지만, 책의 저자가 처음 택시운전사가 되었을 때는 승객이 저자가 모르는 곳으로 가자고 이야기할 때가 제일 어려웠다고 하니 말이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15년간 택시 운전기사를 하면서 저자가 만난 승객들만 해도 4만 명이 넘는다니 정말 어마어마하다. 운전만 할 줄 알면 택시운전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2종 면허(일본은 승객을 태우는 면허가 따로 있나 보다.) 합격 이후 한 달간 연수를 받는다고 한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한 이론적 교육이나 승객이 탑승하자마자 미터기를 누르는 것, 영수증을 출력하는 것 등 실제적인 교육도 병행된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반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동승해서 교육을 받는다.

하루 수익이 5만 엔의 60%가량을 일당으로 받는 택시 기사는 오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전을 하고, 그 시간 동안 3시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진다고 한다. 대부분은 야간에 바짝 일을 한다고 한다.(야간 할증이나, 대중교통이 끊긴 후 장거리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서 같다.) 3시간을 쉰다고 해도 오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하고 나면 녹초가 될 거 같다. 물론 차고에 들어선 후, 시트를 바꾸고 청소를 해서 다음 기사에게 넘겨주는 일까지 있다니 정말 글만 읽어도 힘들 듯싶다.

저자는 여러 승객들과의 일화를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어둠의 세계에서 일하는 일명 조폭을 태웠을 때의 일화는 나 역시 읽으면서 손에 땀이 났다. 다행히 생김새나 말투만 험상궂었지, 팁까지 줄 정도였다니 다행이다 싶다. 그렇다고 손님을 골라 받을 수 없다. 승차거부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우리와 문화가 다르긴 하지만, 저자의 글을 통해 겸손하고 성실한 심성이 보였다. 사실 택시 기사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저자의 글을 통해 나 역시 편견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