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토끼
김고운 지음, 기정현 그림 / 키즈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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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에 아이들을 데리고 명절에 시댁을 다녀왔다. 도시보다는 공기가 맑은 시골인지라, 유달리 크고 풍성해 보이는 보름달 구경은 덤이었다. 거실 창을 열자 하늘 가득 보이는 보름달을 한참을 올려다본 것 같다.

이 책은 달을 무서워하는 큰 아이와 같이 읽고 싶었다. 세계의 귀신을 소개한 책에서 만나게 된 늑대 인간이 보름달이 뜨는 날, 말을 안 듣는 아이를 잡아먹는다는 이야기가 유난히 기억에 박힌 걸까? 그 이후 유독 보름달을 무서워하게 되었다. 책으로 생긴 무서움을 책으로 날려줘야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달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동화를 만나게 되었다.

달달 토끼마을에 사는 토끼들은 낮에 자고, 밤에 일어난다. 달이 뜨는 밤이면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달달 토끼들은 저마다 맡은 일이 있다. 그중 떡방아 토끼는 보름을 앞두면 아주 바빠진다. 매월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달달 토끼마을에 큰 잔치가 벌어지는데, 그때 먹을 떡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보름까지 10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날따라 떡방아 토끼는 너무 피곤했다. 전날 망원경으로 지구별을 구경하느라 잠을 못 잤기 때문이다. 졸려서 눈이 감기는 토끼는 결국 떡 방망이를 떨어뜨리고 만다. 떡 방망이를 찾기 위해 결국 토끼는 지구별로 향하게 된다.

 


 떡 방망이는 찾았지만, 10일 밖에 남지 않은 잔치를 위해 달달 마을로 돌아가야 하는 토끼는 고민이 가득하다. 토끼의 고민을 듣게 된 지구별 동물들은 다 같이 모여 머리를 맞댄다. 물론 떡방아 토끼가 만든 맛있는 떡을 먹으면서 말이다. 동물들은 다 같이 모여 길고 긴 새끼줄을 꼬아 초승달에 걸어보자는 의견을 낸다.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우며 동물들은 열심히 새끼줄을 만든다. 그렇게 완성된 새끼줄을 달로 던지지만 걸리지 않고 땅에 떨어지고 만다. 그새 달이 초승달에서 반달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드디어 보름달이 뜨기 전날이 되었다. 엉엉 울기 시작하는 떡방아 토끼. 과연 떡방아 토끼는 무사히 달달 토끼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린 시절 보름달이 뜨는 날, 달을 보면 마치 토끼가 떡방아를 찢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요즘 아이들은 달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사뭇 들었다. 한동안 저녁 알람(잘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을 설정해두었다.)이 울리기도 전에 잠자리에 들었던 큰 아이가 요즘 들어 다시 취침 시간이 늦어졌다. 당연히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한다. 함께 달달 토끼를 읽으며 토끼도 늦게까지 잠을 안 자면 피곤해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모두가 힘을 합치면 어려운 일도 결국은 해낼 수 있다는 협동의 마음도 배울 수 있었다.

큰 아이의 보름달 공포증(?)을 없애주기 위한 책이었는데, 오히려 작은 아이가 더 좋아했다. 요즘 흠뻑 빠진 동물들이 대거 출현하기 때문이었다. 추석을 막 지난 후여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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