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혼나고 오셔! - 택시운전사의 빙글빙글 일기
우치다 쇼지 지음, 김현화 옮김 / 로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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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슨 뜻인가 내심 궁금했다. 일본 택시 운전기사의 이야기인데, 문화적 차이 때문일까?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 중반부에 제목이 등장했다. 바로 사무직원이 농담 삼아 이야기했던 말이 제목이 되었나 보다.

무엇이든 간에, 익숙한 무언가를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마주하는 것은 긴장되고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 그게 직업이라면 어떨까? 몇 년 다닌 직장을 이직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50세에 하던 사업을 접고 택시운전사로 재취업하는 것은 정말 힘들 것 같다. 요즘이야 내비게이션이 기본적으로 달려있지만, 책의 저자가 처음 택시운전사가 되었을 때는 승객이 저자가 모르는 곳으로 가자고 이야기할 때가 제일 어려웠다고 하니 말이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15년간 택시 운전기사를 하면서 저자가 만난 승객들만 해도 4만 명이 넘는다니 정말 어마어마하다. 운전만 할 줄 알면 택시운전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2종 면허(일본은 승객을 태우는 면허가 따로 있나 보다.) 합격 이후 한 달간 연수를 받는다고 한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한 이론적 교육이나 승객이 탑승하자마자 미터기를 누르는 것, 영수증을 출력하는 것 등 실제적인 교육도 병행된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반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동승해서 교육을 받는다.

하루 수익이 5만 엔의 60%가량을 일당으로 받는 택시 기사는 오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전을 하고, 그 시간 동안 3시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진다고 한다. 대부분은 야간에 바짝 일을 한다고 한다.(야간 할증이나, 대중교통이 끊긴 후 장거리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서 같다.) 3시간을 쉰다고 해도 오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일하고 나면 녹초가 될 거 같다. 물론 차고에 들어선 후, 시트를 바꾸고 청소를 해서 다음 기사에게 넘겨주는 일까지 있다니 정말 글만 읽어도 힘들 듯싶다.

저자는 여러 승객들과의 일화를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어둠의 세계에서 일하는 일명 조폭을 태웠을 때의 일화는 나 역시 읽으면서 손에 땀이 났다. 다행히 생김새나 말투만 험상궂었지, 팁까지 줄 정도였다니 다행이다 싶다. 그렇다고 손님을 골라 받을 수 없다. 승차거부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우리와 문화가 다르긴 하지만, 저자의 글을 통해 겸손하고 성실한 심성이 보였다. 사실 택시 기사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저자의 글을 통해 나 역시 편견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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