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소가 온다 - 21세기 최고의 마케팅 바이블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남수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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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세스 고딘은 나 역시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다. 우리 집에도 그의 저서가 한 권(이카루스 이야기) 있다. 아직 읽진 못했지만^^;;;

제목이 참 특이했다. 보랏빛소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마케팅의 5P란 무엇일까?(하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던지라 마케팅 수업을 분명히 들었는데, 조금은 낯설다.) P로 시작하는 마케팅에서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한다. 물론 저자가 책에 적은 P는 8개다. 제품(Product), 가격(Price), 홍보(Publicity), 촉진(Promotion), 포지셔닝(Positioning) 등이 그에 속한다. 그리고 보랏빛 소(Purple cow). 이쯤 되면 끼워 맞추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끼워 맞추기 맞다. 그렇다면 보랏빛 소가 도대체 뭘까? 처음 제목을 읽고 나는 소는 누렁이라 부르는 황소와 우유를 제공해 주는 젖소 정도만 떠올렸는데, 보랏빛 소가 정말 존재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소가 있음 참 특이하고 눈에 띄겠다 싶었는데... 내가 생각한 그 의미와 저자가 사용한 단어는 어느 정도 비슷했다.

퍼플 카우의 핵심은 '리마커블(remarkable)'이다.

참고로 remarkable은 놀라운, 주목할 만한이라는 뜻이다. 보랏빛 소가 눈앞에 있다면 놀랍지 않을까? 주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대로 퍼플 카우는 바로 그런 의미를 지닌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다양한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자세히 언급한다. 그리고 그 안에는 내가 그동안 당연히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했던 대다수가 거절되고 거부된다. 예를 들자면 대다수의 고객을 향해 제품을 내세우기 보다 특정 고객층을 타깃으로 잡아 제품 홍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과거와 달리 가구나 전자제품을 하나 만들어도 밋밋하고 평범한 색상(흰색. 검은색, 회색)보다는 특이한 색감의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 밖에도 구매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집단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저자는 얼리어댑터라고 이야기한다. 얼리어댑터들은 먼저 제품을 사용해 보고 기꺼이 입소문을 내줄 수 있는 집단(스니저)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내는 입소문을 저자는 아이디어바이러스라고 명명한다.

아마 책을 읽으면서 적잖이 놀랄만한 이야기가 상당하다고 느낄 것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업체들 또한 여기에 포함된다. 가령 키보드와 마우스 등으로 유명한 로지텍(나 역시 로지텍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 중이다.)의 성공 요인이나 일회용 반창고 회사 큐래드의 예를 비롯하여 무궁무진한 사례가 등장한다. 근데, remarkable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아주 좋다(Very Good)이란다. 저자는 여기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보통의 경우 Very Good을 받게 되면 거기에 머물거나 더 이상의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당장은 시장을 점유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되는 기업 생태에서 살아남으려면 절대 안주하면 안 된다. 오히려 특이하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용감하게 헤쳐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오타쿠 역시 기업의 면에서 볼 때 절대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영리한 사업가는 오타쿠가 이미 있는 시장을 목표로 삼는단다.

마케팅 서적이라고 하지만, 마케팅의 "마" 도 모르는 사람조차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책 곳곳에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기업들의 사례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와 함께 익숙한 것을 깨 버리는 특이함을 맛볼 수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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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등불을 비추라 - 빛으로 성경 읽기
김동문 지음 / 샘솟는기쁨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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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태신앙이다. 어려서부터 주일은 교회에 가는 날이라는 인식이 습관처럼 자리 잡았다. 물론 여러 번의 방황과 체험을 통해 부모님이 준 종교가 아닌 내 신앙을 갖게 되었지만, 스펀지가 물을 빨아드리듯 선택의 여지없이 기독교 안으로 들어왔기에 소위 말하는 간증이 될만한 일생일대의 큰 체험이 없기도 하다. 매주 설교시간을 통해 듣는 말씀들은 주일학교부터 지금까지 때론 교사를 하며 아이들에게 공과공부를 통해 전했기에 사실 낯설지 않다. 문제는 그 낯설지 않고 익숙한 것 때문에 새로운 시야를 갖기가 힘들다는 데 있다. 책에서 저자가 언급했듯이 왜 주일 설교시간은 성경을 다각적으로 마주하도록 가르치지 않을까? 오히려 유치부나 유소년부와 같은 어릴 때는 아이들의 집중을 위해 영상을 활용하기도 하고, 사진이나 소리 등을 활용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청각자료보다는 성경 본문만을 풀어내는 설교를 접하게 된다. 다행이라면, 우리 교회 담임목사님의 경우 교회 역사를 전공하신 탓에 성경의 원문과 역사적 배경을 아울러 설명하고 때론 지도를 활용해서 설교를 하신다. 그러다 보니 같은 본문이어도 색다르게 다가올 때가 많다. 그래서 목사님은 성경을 다이아몬드라고 칭하신다.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빛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책 너희 등불을 비추라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진행된다. 우선 익히 알고 있는 말씀인데, 새롭고 낯설다. 때론 그동안 알고 있던 말씀과 다르기도 하다. (이단이나 이상하게 다르다는 말은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란다.) 아하! 하고 무릎을 칠만한 설명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아니 책 시작부터 끝까지 가득하다.

빛 하면 떠오르는 말씀은 아마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씀일 것이다. 그 밖에 빛 하면 떠오르는 말씀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빛을 언급한 말씀이(직. 간접 포함)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었다. 총 39가지의 성경 속 빛과 관련된 말씀이 등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는 당시의 사용된 등잔을 비롯하여 각종 그림과 사진들을 실어서 독자의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말이나 글로 하는 설명 보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이해도가 더 선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성경이 쓰인 당시 배경과 역사를 중심으로 성경을 해석하다 보니, 그동안 놓치고 있던 성경 속 새로운 빛이 눈에 띈다. 이게 이런 뜻이었어?! 하는 말씀도 상당하다. 처음에 언급한 빛과 소금에 대한 말씀 속 빛의 의미 또한 그랬다.

이렇듯 빛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다른 존재를 드러낼 뿐이다.

즉, 빛은 '사람 앞에 비치게'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 앞에 스스로 환한 존재로 빛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빛이 된다는 것은, 내 존재가 바뀌어 빛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진 등불을 켜서 빛을 비추는 몫을 다하는 것, 그 역할을 실천하는 것이라면 충분하다.

누군가가 나로 인해 자기 삶의 자리를 알아차릴 수 있다면, 힘을 얻어 꿈을 꾸고 숨을 쉴 수 있다면,

우리는 그의 빛이 되어 준 것이다.

그동안 세상에서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라는 말씀을 세상과 구별되고 세상에서 주도적인 역할, 선한 영향력을 끼칠만한 역할로 해석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성경을 읽을수록 의기소침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나는 학벌도, 외모도, 직장도 뭐하나 내세울 만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책 속 한 줄은 내게 이해를 넘어 깊은 위로를 주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애쓰기 보다 그저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 작은 자 하나를 실족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타인을 내 생각 속에서 재단하지 않는 것 성경 속 빛의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우리는 빛 하면 눈에 띄는 것, 반짝이는 것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성경 속 빛 또한 같은 의미로 자연스레 해석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성경 속 빛은 세상에서 말하는 빛과 다른 것이었다.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것. 남들이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그저 내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내 생각으로 상대를 재단하고 배제하지 않는 것.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것. 그렇기에 빛은 가치가 있다.

등잔은 없어도 마음의 등불을 켤 수 있다.

눈에 불을 켜지 말고, 마음의 문을 열자.

성경을 읽으면서도 그 마음에 그리스도의 불빛을 반사하지 못하고

차별과 배제, 혐오에 찌들어 사는 것을 당연한 것인 양 생각하는 자들이 있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 덕분에 더 초라함을 느낄 수도 있었던 벳새다 들판의 사람들처럼,

서로 뽐내고 더 인정받으려고 눈에 불을 켠 채 살아가는 이들 속에서 마음에 등불을 밝히는 삶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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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노래하는 집
송길자 지음 / 예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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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가까이하기 쉽지 않은 장르를 꼽자면 단연 시다. 짧은 문장 안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를 찾아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미술도 시와 비슷한 것 같다. 덕분에 시집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졸업한 후 거의 시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면이 있어서 몇 년 전부터 일부러 1년에 시집 한 권과 미술 관련 책 읽기를 연간 계획에 넣어두고 있다. 그럼에도 내 스스로 시집을 찾아 읽는 건 정말 의지를 드려야 하는 부분이다. 남들은 참 좋다고 하는 모 시인의 시집도 내돈내산으로 산 적이 있지만,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왜 좋은지 도통 몰랐었는데 우연히 같은 시집을 읽은 다른 블로거의 서평을 읽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아니! 이 시에 이런 면이 있었다니!! 하고 타인의 시를 풀어낸 이야기를 읽으며 비로소 공감이 갔었다.

이번이 세 번째 출간하는 시집이라는 송길자 시인의 시집의 제목은 새가 노래하는 집이다. 이번 시집은 15년간 써왔던 시를 모아서 묶었다고 한다. 그녀가 시인으로 등단하게 된 것은 주부 클럽이라는 여성 단체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처음부터 문인을 꿈꾼 것은 아니었고, 그곳에서 여러 문인들의 특강을 들으며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등단한 시인은 1994년과 2007년 그리고 2023년에 각각 시집을 낸다.

시집 속에는 4 장르의 시가 등장한다. 동시조, 시조, 사설시조, 자유시 가 담겨있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마주한 시조를 생각하고 시를 읊어봤는데,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시조보다는 동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동안 마주한 시조는 한자로 어렵고 복잡하게, 또는 낯선 고어로 쓰인 경우가 많았는데 송 시인의 시집 속 시어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일상의 언어이자 평범한 단어들이 담겨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그래서 이해가 어렵지 않았고, 때론 와닿는 시도 몇 개 발견할 수 있었다.

 

 

 

팔순의 시인의 인생의 경험이 녹아있어서일까? 유독 깊이 있어 보이는 시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며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진한 아픔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시간이 지나도 잊히기는커녕 방부제를 뿌린 듯 선명하게 각인되니 말이다.

그 밖에도 또 기억의 남는 시는 "단 한 장 오선지에"라는 제목의 시였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한 장의 오선지를 가지고 태어난단다. 그 오선지 안에 각기 저마다의 기억과 생각을 멜로디로 그려간다. 때론 화가 난 기억도, 때론 잔잔한 기억도 그려지고 슬프고 아픈 것도 그려진다. 근데 그마다의 기억들은 결국 오선지 속에 그려져서 꽃과 같은 열매로 보이기도 한단다. 얼마나 멋있는 내용인가? 비어있는 오선지 같은 인생을 자신만의 경험으로 채우다 보니 누구도 같은 음악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물론 때론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엉망인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곡이든 끝까지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실패하고 엉망인 것 같이 보여도 여러 악기가 어우러지고, 화음이 겹쳐지면서 예상치 못한 곡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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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거나 죽이거나 - 나의 세렝게티
허철웅 지음 / 가디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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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예상치 못한 우정 속에 새로운 시선을 발견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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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거나 죽이거나 - 나의 세렝게티
허철웅 지음 / 가디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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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햇빛 아래 서 있는 걸 환영한다. 내가 너의 아버지다."

아버지의 음성은 부드러웠고 무거웠다.

'햇빛 아래 서 있다'는 말이 우리 종족에게는 살아 있는 서로를 축복하는 인사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특유의 체취가 없는 사자 씸바(사자) 다씸바와 색을 또렷하게 구별할 줄 아는 음윰부(누) 응두구. 세렝게티 초원에서 벌어지는 포식자와 피식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듯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동물을 떠올리면 자연히 떠오르는 동물은 사자다. 어린 시절 동물 관련 다큐를 볼 때면 이동하는 초식동물들 무리를 잔인하게 공격하는 사자의 모습을 보며 사자는 나쁜 동물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무리가 집요하게 누를 뜯어먹는 하이에나에 대해서는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적대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누 응두구와 사자 다씸바.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음윰부 부족의 우두머리였던 아버지를 잃고 만 응두구는 형 호다루의 돌봄을 받고 자란다. 그날, 자신의 눈앞에서 아버지가 피시(하이에나) 무리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걸 보게 된다. 그리고 하이에나들을 쫓아냈던 모씸바와 그의 아들인 다씸바를 처음 마주하게 된다. 그날의 기억은 앞으로의 만남의 예고편이 된다. 어머니가 형제를 떠나고, 아버지를 닮아 큰 덩치와 뿔을 가진 형 호다루는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한 기억 때문에 누구보다 달리기 연습에 매진한다. 그 사이 다씸바는 어머니이지 냉혈한 외눈박이 암사자 자힐리와 함께 사냥 기술을 익힌다. 다씸바는 자힐리가 9년 만에 얻은 아들이었다. 그동안 일 년의 한두 마리씩 출산을 했지만, 하이에나 무리를 비롯하여 수사자 등 여러 포식자들의 공격으로 새끼들은 하나같이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자힐리는 다씸바에게 지극정성을 쏟는다. 자힐리의 노력뿐 아니라 체취가 없이 태어난 다씸바의 특징 역시 한몫을 하게 된다. 전면에서 공격해서 상대를 잔인하게 학살하는 자힐리는 무리에서 타고난 사냥꾼이다. 그런 그녀의 잔인함은 어린 시절 형제들을 잃고 자신의 눈까지 잃고 만 피시들에게 향해있다.

 

 

 

책 속에는 음윰부와 씸바의 이야기가 번갈아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각자 자신의 상황에서 나름 최선의 선택을 하는 동물들을 보고 있자면, 어느 누가 나쁘고 어느 누가 착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살기 위해 사냥을 해야 하는 씸바 무리나 씸바에게 먹히는 가족들을 두고 도망 가야만 하는 음윰부 무리의 이야기조차도 이해가 된다. 이런 냉혹한 초원에서의 이야기 속에서 포식자와 피식자가 우정을 쌓는다는 내용은 자칫 현실성이 떨어지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부분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이 책은 다큐가 아닌 소설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의 필요와 목적을 위해 행동했던 아스카리가 포식자보다 더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 또한 총 없는 전쟁터라 할 수 있는 정치판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저자 인지라 특유의 경험이 동물들을 통해 의인화되어 표현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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