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 - 1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으로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장만 되풀이하다가 2장으로 넘어가지 못했죠 한참 후에 보니, 1장만 새까맣고 나머지부분은 깨끗하더군요.

그동안 읽으려고 도전은 했었지만, 1권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박경리 작가의 ‘토지’입니다.

책 좀 읽는다는 사람 중에 전권을 모두 읽었다는 사람은 종종 봅니다. 그렇다고, 읽지 않은 사람에게 뭐라 함부로 비난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200장 원고지 3만 장이라는 만만치 않은 분량과 등장인물만 800여명이라니 감히 읽을 엄두가 안 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또한, 25년에 걸쳐 써내려간 대작이 주는 중압감도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지만, 이런 긴 호흡의 소설을 읽을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단편소설을 비중 있게 다루는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좀처럼 이런 종류의 소설들이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하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 근대사를 읽는 것이고, 작가 박경리를 읽는 것과 같습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한국 근대사, 여성 주인공들의 삶과 직업, 신분질서를 둘러싼 갈등, 항일운동의 다양한 유형, 결혼 제도의 변화와 갈등 등 작가에 의해 창조된 역사와 희로애락을 해석하는 것은 읽는 사람의 몫일 것입니다.

전권을 한번 읽었다고 해서 ‘토지’의 참맛을 제대로 느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작가의 25년 삶이 모두 녹아 있는 책의 맛은 몇 번이고 곱씹어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읽어야할, 세계문학으로서 손색없는 대하소설!서럽고 처절한 대작을 끝까지 읽어내고 싶습니다.


(줄거리요약)

1897년 한가위. 평사리 마을은 평화롭고, 최참판 댁 당주 최치수는 한가위 행사에 피로감을 느낀다. 몸종 귀녀는 최치수의 시중에 정성을 다하고 멀리 마을에서는 꽹과리 소리 희미하게 들려온다.

다섯 살 서희는 봉순이와 술래잡기를 하다 윤씨 부인의 "아버지께 문안드리라"는 말을 듣는다. 최치수와 마주한 서희는 부정보다 두려움의 대상인 최치수 앞에서 간신히 인사를 올리고 물러나와 눈물을 글썽인다.

밤마다 산으로 올라 가 새벽녁에 돌아오는 구천의 뒤를 삼수와 돌이가 뒤따른다. 구천은 산 속 깊숙이 들어가서 짐승 같은 울음을 울고 뒤쫓은 두 사람은 그 모습에 놀란다.

최치수가 화심리에 사는 장암 선생의 병문안으로 사랑을 하루 비운 날, 윤 씨 부인은 별당 아씨와 구천을 헛간에 가둔다.

삼경이 넘었을 때 바우 할아범이 죽어 온 집안에 불이 환하게 켜졌을 무렵 고소성 골짜기를 지나가는 초롱불이 있었다.

엄마가 없어진 것을 안 서희는 날마다 엄마를 데려오라고 떼를 쓴다. 삼월이가 서희를 업고 봉순이의 심청가를 듣고 있는데 귀녀가 와서 수작을 떨다가 서희에게 당한다. 한밤중에 일어난 서희는 다시 엄마를 찾아달라고 울다가 윤 씨 부인에게 매를 맞는다.

장닭 두 마리를 끼고 용이는 칠성이와 장에 간다. 장터 주막에는 월선이가 국밥을 말고 있다. 어두워진 강에 보름달이 돋고 장배에 몸을 실은 용이도 하루를 마감한다.

늦게 장에 간 용이를 기다리기에 짜증이 난 강청댁은 두만네로 마실을 간다. 마침 두만네 시어머니 수의 짓는 일에 아낙들이 품앗이 일을 하는데 늦게 온 강청댁을 두고 모두들 강짜가 심한 탓이라며 흉을 본다. 아낙들이 구천이와 별당 아씨 얘기로 수다를 떨고 있다.

윤보의 생일날, 용이는 막걸리 한 병을 사 들고 그의 움막을 찾는다. 윤보는 이름 난 목수지만 가정을 꾸릴 생각은 없다. 고부에서 동학란에 참가했지만 매이기 싫어하는 성미라 2차 동학난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문 의원이 최참판댁에 와서 최치수와 사랑에 앉고, 봉순네는 길상이 탈 만드는 재주에 감탄을 하며 오광대 놀음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읍내 오광대놀이가 벌어지는 날, 용이는 봉선이와 길상이를 데리고 월선이 주막으로 간다.뜨뜻한 떡국 한 그릇씩을 먹고 아이들과 오광대놀이를 구경하던 용이는 두 마장이 끝나자 근처 주막에서 술을 마시고 원심을 찾아간다. 못살고 돌아온 월선을 애처롭게 바라보다가 눈물로 사랑을 나눈다.

간난 할멈은 두만네를 찾아 가 두만네 둘째 아들에게 사후 바우 할아범과 자신의 제사를 부탁하며 제위답 이야기를 꺼낸다. 두만네는 강청댁이 친정마을에서 환이와 별당아씨가 거지 중의 상거지가 되어 다닌다는 소식을 전한다.

밤을 투전판에서 지새운 평산은 한 잠을 자고 난 후 주막에서 강 포수를 만난다. 강 포수는 호랑이도 잡는다는 명포수지만 산 아래 동네일은 물정 몰라서 평산이 곧잘 제 마음대로 궁굴려 먹는 중이다.이번에는 뜻밖에도 최참판 댁 계집종 귀녀에게서 기물을 부탁받고 그 대가로 금가락지 한 개를 받아 그 처분을 평산에게 부탁한다. 마을에는 신신 복장을 한 조준구가 등장한다.

조준구는 초당에서 이동진과 최치수와 인사한다. 최치수는 재종형이니 조준구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들의 대화 주제는 개화와 동학이다.

서희는 간난 할멈과 삼월이를 따라 산에 오른다. 때마침 나타난 토끼가 달아나자 잡아달라고 떼를 쓰다가 뒤따라 온 길상의 등에 업혀 산을 내려온다. 산을 내려오면서 길상에게 어머니 얘기를 해보지만 길상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다.

월선이는 밤에 배를 타고 평사리로 들어와 옛집에 앉는다. 간간이 드나들던 용이가 주막에 발을 끊은 까닭에 용이 얼굴이나 보려고 왔던 것이다. 용이는 냉가 가득한 월선의 방에 불을 때 주고 마주 않는다. 둘은 슬픈 사랑을 나눈다

새벽에 도망치듯 평사리를 빠져나가던 월선이는 호박 서리를 한 임이네와 부딪힌다. 임이네의 눈이 반짝인다.

평산과 귀녀가 한 밤중에 삼신당 근처에서 만난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평산과 귀녀의 욕심이 이들을 하나로 묶는다.

최치수가 화심리 장암 선생 문병차 사랑을 비운 사이 조준구는 무료함에 김훈장을 찾아 한담한다. 김훈장은 조준구의 의사에 반대 성향임을 생각하고, 조준구는 돌아온 최치수에게 엽총 사냥을 권한다.

갓난 할멈에게서 들은 최참판 댁 내력을 봉순네는 기억한다.

불사 뒤에 노루 고길 먹어서 죽었다는 치수 부친 얘기며 최참판 댁이 치부한 이야기들이다.

구두쇠 같이 재산을 모아 사람들의 원성과 저주가 쌓여 자손이 귀하다고 한다. 사랑 대청에서 바둑을 두고 있던 최치수와 조준구는 귀녀를 몰래 뒤밟아 삼신당까지 온다. 귀녀는 개울물에 목욕하고 최 씨 가문의 씨종자 아들을 소원하는 치성을 드린다. 이것을 구경하던 조준구는 왠지 섬뜩함을 느낀다. 최치수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귀녀의 소원 비는 모습을 즐기는 것이다.

용이는 동네에서 개를 잡았다 하여 한 잔 하러 나가고 동네 아낙들은 낮동안 삼막 일을 하고 양식을 추렴하여 두만네서 저녁을 먹는다. 임이네가 월선이 밤에 평사리로 들어와 용이를 만나고 돌아갔단 말을 하자 강청댁은 삼십 리 밤길을 헤쳐 월선의 집으로 가 행패를 부린다. 아침에 돌아온 용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강청댁을 달랜다.

칠성이는 영문도 모른 채 노름 뒷돈을 대주는 평산을 따라다닌다. 평산은 유혹의 손길을 한 층 뻗쳐 칠성에게 진시황이 왕자의 씨가 아니란 얘기까지 해주고, 칠성은 한 발 더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조준구가 서울로 엽총을 사러 간 사이 최치수는 김서방을 시켜 평산을 부른다. 평산은 최치수 앞에서 그의 지체, 재물, 학식, 오만 등에 짓눌려 울분을 느끼지만 강 포수를 찾아보라는 말에 자신의 일이 잘 되어 갈 거라는 조짐을 찾는다.

윤씨 부인은 길상을 불러 글공부를 묻고, 우관 선사의 당부를 전한다.

봉순네의 부탁으로 월선에게 모시적삼을 전하러 읍내에 간 용이는 월선이 강원도 삼장수 따라갔다는 소문을 듣고 쓰러지듯 자리에 눕는다. 월선의 주막에는 쇠통이 채워진 게 아니라 못질이 되어있다. 용이는 아직 강청댁의 행패를 모른다.

문 의원은 윤씨 부인의 시조모가 뒤에 섰는 방에서 윤씨 부인의 태기를 진맥하고 놀란다. 그날 밤, 바우 할아범이 찾아와 우관 선사의 동생 김개주의 죄를 우관 선사에게 물으라 한다. 이십여 년 전의 일을 돌이켜보며, 문 의원은 다시 연곡사를 찾아 환이 문제로 우관선사와 마주 앉아야 한다. 최치수가 환이와 별당아씨를 찾으려고 엽총을 구하는 중이라 했다.

삼수와 함께 강 포수를 찾으러 길을 떠나는 평산. 최치수로부터 받은 두둑한 노자에 바쁠 것도 없어 이틀을 구례장터 투전판을 기웃대다 산으로 향한다. 옛 사당패였던 춘매 집에서 강포수를 만났으나 최치수의 사냥 선생이 되라는 말에 강포수는 거절한다. 매이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한다.

앓아누운 용은 강청댁이 월선의 집에 찾아가 행패를 부렸다는 말을 듣고 강청댁을 팬 뒤 산에 올라간다. 월선이 떠난 이유가 자신에게 있음을 안 용이는 산에서 쓰러지고, 봉순네가 돌이를 불러 돌이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갔다.


<밑줄 그은 부분>

서문-팔월 한 가위는 한산 세모시 같은 처량한 삶의 막바지, 체념을 묵시하는 축제나 아닐는지, 우주 만물 그 중에서도 가난한 영혼들에게는

5장 아무래도 내 생각에는 가난해서 양반 대접을 못 받는 게 아니고 논리를 안 지켜서 대접을 못 받는다 싶은데?

9장 아무것도 더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더 잃지 않으려는 자연과 더불어 이 한 때는 평화스런 것이다

11장 뜻한 바를 이룩하려면은 수모를 겪는 용기와 인내심도 필요하겠지요

14장 운이란 본시 변덕스러워서 한곳에 오래 머물러 있는 법이 없다

18장 사람의 욕심이란 한량이 없지

2편1장 바람난 여자의 얘기는 제 남편에게 하기를 좋아하지만 바람난 남자의 얘기는 여자들끼리 하고 그치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2장 다만 임의로 죽을 수 없는 게 사람의 목숨이란 말씀이요. 설령 삶이 죽음보다 고생스러울지라도 사람은 살아야 하는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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