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밭 사람들 - 라틴아메리카 커피노동자, 그들 삶의 기록 트랜스라틴 총서 6
임수진 지음 / 그린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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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와 나
식사 후 커피는 하나의 의식이 되었다. 많이 마실 시기에는 7-8잔은 마셨던 것 같다. 그렇다고 커피가 무작정 좋은 것은 아니라 향을 좋아한다. 특히 집에서 드립 커피를 내릴 때 향기를 좋아한다. 내 체질상 커피보다는 인삼차가 좋다고 하던데.... 한때 공정무역 커피를 마신 적이 있다. 다국적 기업이나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제3세계 커피 농가에 합리적인 가격을 정해 직접 지불하고 사들이는 커피를 말한다. 지금도 여전히 판매 중이다. 그리고 내가 단상을 쓸 때 드립 커피 이야기를 덧붙이는데 무라카미 하루키나 김애란 작가의 글을 읽으면 생각난다. ㅎㅎ... 하루에 전 세계에서 소비하는 커피는 어마어마하다. 오늘은 커피농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 한다.

■ 임수진은 왜 이 책을 썼나?
저자 임수진은 2006년 이후 현재까지 멕시코 콜리마 주립대학교 교수로 있다. 지리학을 전공한 그는 '어디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고민하다가 2001년 가을 하루 종일 커피를 따도 커피 한 잔 값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에 코스타리코로 떠난다. 그들의 삶을 살펴보고 논문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으나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쓸 용기가 나지 않아 논문에 쓸 수 없었다고 한다. 논문을 마치고 커피밭에서 만난 사람들의 고마움과 미안함이 있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더불어 내가 마시는 커피로 그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그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 라틴아메리카 커피 노동자, 그들 삶의 기록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가 2001년 코스타리카를 향해 미국 뉴욕 JFK공항을 출발하는 모습부터 처음에 커피밭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기까지 여정이 빼곡히 들어있다. 2001년에서 2003년까지 코스타리카 타라수 지역과 페레스 셀레동 지역에서 커피 열매 수확을 함께 하며 그들과 친해진다. 특히 니카라과 출신 이주노동자인 프레디 부부와의 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기예모르와 엘레나 부부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필자는 이들을 다시 찾는다. 프레디는 미국에서 다른 살림을 차리고 부인 안토니아는 힘들게 살아간다. 아침마다 소젖을 짜 가지고 와 가족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정이 많은 기예모르는 소젖을 찌다가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고 안토니아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 나의 단상...
다른 지역 사람들에 관한 책을 펴면 마음이 대체적으로 편하지 않다. 민주주의니 민족주의니 공화주의니 하며 소수의 사람들이 대다수의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형상이다. 이 책에서 말한 커피농장의 이주노동자들만이 아니다. 바나나 농장 근로자는 또 어떠한가. 동물은 어떠한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들. 나 또한 그들에게 떳떳하게 말할 처지는 되지 못한다. 이 책에서 필자는 함께 먹고 자고 일했던 사람들을 잊지 않고 두 번이나 다시 찾은 그 마음이 아름답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모든 물건들에 대해 소중함을 느끼고 아끼며 써야겠다. 그리고 소비할 때는 잊지 말고 감사 기도해야겠다. 커피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오늘도 전 세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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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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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

어제 저녁과 오늘 새벽에 걸쳐 읽어내려 갔다. 필사를 하며 읽어내려가다 보니 글자 한자 한자가 가슴에 박혔다. 요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를 읽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내면의 의식흐름을 정교하게 묘사한 것이라면 <소년이 온다>는 눈에 보이는 현상들을 가감없이 그대로 그려내어 읽는데 다소 불편했고 죄책감이 저절로 들었다. 4월에 읽은 <오월의 사회과학/ 최정운>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큐멘터리식으로 정리한 것이라면 <소년이 온다>는 실제 그 자리에 있었던 인물들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작가 한강의 너무 지독한 묘사력에 머리털이 곤두서기도 했다. 실제 동호의 입장이 되어 시신 안치실에 있는 장면이나 죽은 정대가 그리는 시체들의 모습에 대한 묘사는 몸서리가 처질 정도였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약 4,30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올해로 40주년이 된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생존해 있는 가족들이 모두들 평안하길 기원하다.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5.18은 다시 반복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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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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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

어제 저녁과 오늘 새벽에 걸쳐 읽어내려 갔다. 필사를 하며 읽어내려가다 보니 글자 한자 한자가 가슴에 박혔다. 요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를 읽고 있는데 이는 인간의 내면의 의식흐름을 정교하게 묘사한 것이라면 <소년이 온다>는 눈에 보이는 현상들을 가감없이 그대로 그려내어 읽는데 다소 불편했고 죄책감이 저절로 들었다. 4월에 읽은 <오월의 사회과학/ 최정운>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큐멘터리식으로 정리한 것이라면 <소년이 온다>는 실제 그 자리에 있었던 인물들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작가 한강의 너무 지독한 묘사력에 머리털이 곤두서기도 했다. 실제 동호의 입장이 되어 시신 안치실에 있는 장면이나 죽은 정대가 그리는 시체들의 모습에 대한 묘사는 몸서리가 처질 정도였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약 4,30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올해로 40주년이 된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생존해 있는 가족들이 모두들 평안하길 기원하다.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5.18은 다시 반복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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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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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별은 어느 것인가요?
초등학교 6학년 어느 가을 해가 막 진 후였던 것 같다. 서쪽 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있었다. 얼마나 크고 예쁘게 빛나던지 마음속으로 "저 별은 내 별이야."라고 크게 외친 적이 새록새록 기억난다. 그 이후로 밤하늘의 별을 보면 꼭 내 별을 먼저 찾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별은 금성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별은 초등학교 시절 내가 품었던 그 별과 똑같다.

■ 김초엽은...
김초엽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올해 2월경이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 우리나라에도 SF 소설을 멋지게 쓰는 소설가가 있다는 것이 내심 기뻤다. 다음으로 윤이형의 <리브 레플리카>, 그리고 테드 창의 <숨>을 계속해서 읽어보았다. 원래 SF 소설은 별로 읽지 않았는데 김초엽 작가로 인해 갑자기 좋아졌다고나 할까


■ 줄거리는...
'나는 인지 공간의 관리자였다.'로 소설은 시작된다. 주요 등장인물은 화자인 나, 제나와 친구인 이브이다.
처음 부분은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옮겨놓은 듯하다. 나는 살고 있는 공간 밖으로 가겠다고 한다. 사람들은 만류하지만 '우리는 인지 공간을 떠나야만 진짜 세계를 직면할 수 있다고 말한다.'(p.218) 그리고 시간은 다시 과거로 흐른다.

작은 몸집으로 태어난 이브. 주변 사람들은 그런 이브를 못마땅하게 여기는데...

저 밤하늘에는 별이 너무 많아서
우리의 인지 공간은 저 별을 모두 담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각자가 저 별들을 나누어 담는다면
우주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책을 읽고 나서
비록 짧은 글이지만 <인지 공간>이라는 공동 지식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잘 표현한 단어인 것 같다. 쏟아져 나오는 거의 모든 것은 지구라는 울타리 안에 한정된 것이다. 과학이 발달될수록 점차적으로 지식의 획일화가 되는 것이 아닐까.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복잡다단해진다. 김초엽 작가는 과연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을까. 인지라는 단어 앞에 '공동' 과 '개별'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모두가 같을 수는 없다. 각각 고유한 별이 있고 독창적인 생각을 가지고 산다. 서로의 다름을 포용할 수 있는 '배려'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각기 다른 별들이 사연이 다르듯이 우리 모두 다름을 인정하고 껴안자. 여러분의 별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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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강화 범우문고 129
이태준 지음 / 범우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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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수도 이런 실수를...
다독가이신 분이 추천해 주신 두 번째 책이다. <문장강화> 제목을 보면 문장을 잘 쓰는 것에 관한 책이다. 그런데 내가 착오했던 것이 있다. 경향신문에 칼럼을 쓰는 시인 문태준과 작고한 우리나라 대표적 단편소설 작가인 상허 이태준을 혼동했던 것이다. 태준이란 이름으로 이렇게 혼동을 하다니...

■ 이태준이란 분은...
먼저 이태준이란 분을 소개하면 1904년 강원도 철원에서 출생하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블라디보스토크에 갔다가 아버지의 사망으로 귀국 휘문고보에 입학, 동맹휴교 주모자로 퇴학당한 후 일본 도쿄 조치 대학 입학했다가 중퇴한다. 정지용, 이효석, 김기림, 이상 등과 함께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했다. 해방 후 조선문학가 동맹이 제정한 해방 기념 조선문학상을 수상했고 1946년 경 월북했다고 한다. 대표작으로는 <해방 전후>, <사상의 월야>, <달밤>, 그리고 많이 읽히는 <무서록>이 있다.

■ 이 책의 진짜 묘미는 ...
<문장강화>란 책은 문장 작법의 의의, 각종 문장의 요령, 퇴고의 이론과 실재, 제재.서두.결사.명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수필가 박연구에 의하면 수많은 문장에 관련된 책은 거의 이 책을 기본으로 했거나 참고했다고 한다.

이 책 <문장강화>에는 글쓰기에 대한 필자의 소신이 꿋꿋하게 적혀있다. 또한 그 당시에 이런 책을 편찬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왜냐하면 단순히 글을 쓰는 방법을 적은 것이 아니고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것은 문장 작법에 따른 내용을 소개한 것에 있다. 예를 들면, 서정문에 대해 이야기할 때 홍명희의 <죽은 사람을 생각하며>, 이원조의 <눈 오는 밤>, 장영숙의 <지변의 신화> 등등 이 자그마한 책 속에 많은 주옥같은 글을 접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책을 버킷리스트에 넣어 두고두고 읽어 볼 작정이다.

글을 쓸 때 표준이 될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글 하나하나에 필자의 정성이 배어있다. 지인이 소개해 준 이 책을 읽고 필사를 하는 순간이 매우 행복했다. 특히 이원조의 <눈이 오는 밤>은 마음속 깊은 속에 숨겨 놓았다. 문장강화를 해보고자 하는 분께 이 책을 주머니에 넣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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