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팡의 녹턴이 주는 부드러움과 낭만적인 서정성을 고려해볼 때 여성 연주자를 떠올릴만도 하다. 여성의 그 섬세한 감수성이라면 충분히 다수의 애호가들을 몰고 다닐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녹턴을 연주한 음반에 대한 선호도는 여성연주가들이 많지 않은 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흥미로운 현상이다.
마리아 조앙 피레스
이러한 상황에서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쇼팽 연주는 무척 환영할만한 일이다. 피레스의 연주는 현대적 감성을 살린 연주라고 호평을 받고 있다. 물론 여성인 관계로 그 섬세함을 논한다면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피레스의 연주는 이미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에서 자신이 그 얼마나 진정한 능력자인를 충분히 보여주었다. 피레스의 모차르트를 접한 후로 그녀의 연주라면 말없이 손이 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훨씬 더 사색적인 연주를 들려주는 피레스는 폴투갈 만인들의 연인이나 마찬가지이다. 폴투갈이 자랑하는 그들의 연인 피레스가 들려주는 연주는 빼놓을 수 없는 감성과 깊은 사색의 길로 안내한다.
예브네브 키씬
이 친구는 두 말할 나위없는 ‘러시아의 타건’ 이라고들 한다. 러시아의 거장 에밀 길레스나 리히테르를 사랑하시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면밀히 악보에 대한 분석을 마친 후 이를 피아노로 표현해 내려고 노력하는 러시아인들의 연주는 때로는 매우 수리적인 듯 보인다. 또한 거친 사자들의 향연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고들 한다.
이 음반은 하염없이 귀여운 키씬이 12세의 나이에, 모스크바 필을 이끄는 기타엔코와 더불어 쇼팡 피아노 협주곡 1, 2번을 녹음한 음반입니다. 마주르카도 함께 수록하고 있는 음반인데요 정말 키씬 이넘, 당차고도 정말 귀여운 넘....내한 공연때 앙코르를 열두번도 더 받아주며 무대매너 짱임을 증명해보이더 던 저, 저.. 아~ 귀여운 넘~
그들의 피아노는 가슴보다는 머리로 듣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연주에 익숙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들의 연주가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나면 키씬의 서정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빛을 발견하기 전에 리히테르나 키씬의 연주에 몰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마치 깊고 깊은 광산에서 다이아몬드를 꺼내내는 작업과도 같을 테니까...
성인이 된 키씬...안타깝게도 녹턴 전곡이 아닙니다 ㅠ.ㅠ
이반 모라벡
마지막으로 나에게 가장 깊은 감동을 주는 연주가가 있으니 바로 이반 모라벡이다. 어떤 이는 모락벡의 연주를 들어 이랗게 표현했다.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거장의 반열에 올라있다" 라고...
내가 잘 아는 한 사람은 모라벡의 녹턴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어떤 음악은 듣는 사람을 심장을 뻐근하게 한다. 또 어떤 음악은 듣는 사람의 영혼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또 어떤 음악은 때로 영혼을 불사르기도 한다. 그러나 모라벡의 녹턴은 듣는 사람의 모든 상처를 감싸않으며 치유하는 힘이 있다. 우리의 영혼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며 치유하는 연주이다." 그 사람의 이 말이 얼마나 적절한 표현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왜냐면 이 말은 바로 내 스스로 한 말이니까...ㅠ.ㅠ)
어쨋든,
분명한 것은 이반 모라벡이 녹턴을 연주하기 전과 그 이후의 녹턴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녹턴의 감상에 획을 긋는 연주, 녹턴의 역사에 한 획을 긋듯이 그는 쇼팡의 녹턴을 그렇게 새롭게 탄생시키고 있다. 그의 녹턴은 나의 눈과 귀를 의심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내게는 정녕 믿어지지 않는 연주...나는 모라벡의 연주를 그렇게 칭하고 싶다. 믿을 수 없는 연주를 들려주는 사람이라고..... 음반을 들어보지 않고는 사실상 이야기할 수가 없는 연주이다...
다음은 미처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매우 훌륭한 연주의 녹턴들이다...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연주를 들려준 인물들이 있다.
윤디리의 팬들도 무척 많을 것이다. 아쉬케나지는 또 어떤가. 치콜리니의 연주에 한 번 반하면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디누 리파티와 호로비츠 그리고 궐라여사의 연주을 어느 팬들이 잊을 수 있을까. 궐라 여사를 잊지 못하는 팬들이 아직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다. 특히 디누 리파티의 쇼팽연주는 브장송 고별연주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슬프고 애석하게 한적이 있다. 그의 불멸의 연주를 사랑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음악의 애호란 세상을 그리고 인생을 알아가는 또 다른 좋은 방법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