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침묵
너...
불빛 吐하며
겨울이 온몸으로 일어서고
삭풍 내달리는 저 끝없는 들판에서는
다만 그렇게 침묵이 흐른다.
남 모르게 너는
긴 어둠 삼키는 장승이 되어
말없이 눕고 말았지
삭풍 소스라쳐 멀리 내달리는 싸늘한 들녘에 앉아
꿈틀거리는 입술로
왜 그래야 하는지 나는 너에게 차마 물을 수는 없었어
내 풀섶 손가락 떨며
너의 슬픈 목줄기를 더듬거릴 때도
다만,
절절이 끓는 몸짖으로
다시는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네 이름을 애끓도록 불렀을 뿐.
아...
무리 짖는 겨울의 푸른 새벽 月光앞에 서성이다
홀로 떠 가는 네가
멀리 하늘로 날 때,
끝내 너와 함께 묻어버렸을 言語가 있다.
지난 날
내 어깨를 덮어 주던 영혼의 목소리로
한 웅큼 각혈하는 너의 금빛 언어들이 터진다.
그러나 그 금빛 언어들로
大地에 부딪혀 내가 쓰러진다 해도
나는 좋을 것이다
白雪이 되리라
白雪이 되리라
이리저리 휘 날다가
네가 있을 그 곳에서 한없이 녹아 내리는
白雪이 되리라
白雪이 되리라
白雪이 되리라
서리 서리 저 들판에 누운 이름,
영원한 나의 그 이름을 부르며
겨울 침묵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