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요강 - 정통명리학의 교과서
박재완 지음 / 역문관 / 197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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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 命理'라는 낯설고도 먼 길을 나서는 여행자에게 용신(用神)은 마치 나침반과 같은 것이어서 꼭 지니고 있어야 할 필수품이다. 먼 바다를 향해 떠나는 자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명리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도계(陶溪) 박재완 선생은 명리에 관한 전설적인 저술을 남겼다. '명리 실관', '명리 사전'과 더불어 '명리 요강'이 그 것이다. 그 중 '명리 사전'은 일본의 명리 학자들이 번역을 요청한 바 있으나 선생께서 이를 거절했다고 전해지는데, 나로서는 그 진실 여부를 확인 할 길은 없다. 다만, '명리 사전'을 가지고 있어 그 가치를 잘 알고 있을 뿐. 명리 사전, 이 저술은 도계선생께서 명리를 단순한 술법 그 이상의 차원 높은 경지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명저이다. 


일본의 명리 학자들이 번역을 요청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독특한 사전 형식의 저술임이 틀림없으니 말이다. 사적인 생각이지만, 일본 학계의 특성은 '집요하고 깊이 있으며 뛰어난 안목을 가졌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명리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고 그들은 틀림없이 '명리 사전'도 탐을 냈을 것이다. (일본이 좋은 남의 것을 탐내는 버릇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명리 요강'은 오래 전에 출간된 책인데, 여러 차례 그 옷을 바꿔 입고 등장하기를 수차례 거듭한 참고서이다. 그만큼 생명력을 가진 책이라 할 수 있다. 명리 요강의 주된 내용은 10 천간을 순서대로 사례를 들되 각 10 천간을 춘하추동 ,즉, 태어난 달을 축으로 했다. 이러한 구성으로 판단하건데, 도계선생께서 한난조습의 중요성을 일주의 강약보다 더 우선했다고 보는 방증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다시 말해 도계선생께서는 명리요강 제 2절에서 다룬 절기(節氣)의 심천(深淺)을 매우 중시했던 것이다. 일주의 강약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먼저 한난조습을 전제한 이후에 강약을 논 하라는 저술의 의도를 알아두는 것도 이책을 읽는 중요 포인트가 되겠다. 하여 이 책은 입문자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강약이라는 함정에 매몰되지 않고 피해 갈 수 있는 아주 좋은 교과서가 되어줄 것이다.





[[ 위 사진은 1985년 판본이다. 5백권 한정인지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초판도 아닌 것이 희귀템이라고 가격은 또....장난 아니었다. 지금은 아예 발견할 길이 없는 책이 되었지만 말이다. 흥미로운 것은 책의 가격을 분포가(頒布價) 라고 표기했다는 점이다. 예전 책들의 가격을 분포가 혹은 반포가 라고 표시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반 혹은 분 이라고 읽는 '頒' 은 '반포한다, 나눈다' 라는 뜻을 전달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도계선생은 이 책을 출간하면서 자신이 가진 것을 세상에 퍼트린다 혹은 나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의미 심장한 책이라 할 수 있다. ]] 


  

나아가 제 3편 명리요결(命理要訣) 첫 장은 궁통보감의 형식을 빌어 10 천간을 사계절 월지를 축으로 다시 한 번 더 정리해주고 있다. 이렇듯 본서의 내용을 이해하는 방식을 도처에서 제공하고 있으니, 도계선생께서 한난조습을 그 얼마나 중시했는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이 교과서의 꽃은 제 4편 도계실관(陶溪實觀)이다. '명리 실관'이라는 명저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명리요강'에서도 기타의 실관을 첨가했던 것이다. 실관은 도계선생께서 직접 간명한 명조들로서 10 천간을 월지를 축으로 살필 수 있도록 질서를 잡아주었다. 흥미로운 것은 도계 실관이 제시해주는 명조의 난이도이다. 아주 쉬운 것도 아니요, 아주 어려운 것도 아닌 비교적 중급 난이도에 맞추어 제시했다는 점이다. 물론 난이도 지수가 일정하지는 않다. 꽤 높은 난이도의 제시도 간혹 있으니 말이다.


더불어 흥미로운 것은 대운의 천간과 지지를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덧붙이기를, 지지의 운으로 넘어갔을 때 천간의 영향력을 감안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어떤 분은 대운은 천간과 지지로 함께 오는 것인데, 어찌 이를 분리하여 간명 할 수 있겠냐고 강력 주장했다. 도계 선생께서는 명리계의 3대 거장이라고 평가 받는 인물이며 명리계 태두라고도 부른다. 아무래도 거장 혹은 태두되시는 분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놓일 순서는 12운성을 쉽게 돌릴 수 있고, 용신 잡는 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며, 용신과 희신을 더 익히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실력을 크게 향상 시키는데 지대한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 하여 적천수와는 좋은 짝이 되어줄 명저라고 본다. 한 가지 더 추신하자면 실관의 내용은 10번 이상 읽기를 권하고 싶다.


10회 이상 읽었지만 여전히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예시들을 만나고 있다는 무능력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음이 부끄러울 뿐이다. 그러나 진정한 조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는 것이니 너른 양해를 구한다. 더불어 이 허황된 길에 이미 들어선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은 그에게 좋은 나침반 하나를 쥐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확신 하며 글을 마친다. 또한 중용(中庸)에서 공자가 크게 경계한 색은(索隱)에 치우치지 않기를 더불어 당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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