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 - 신영복의 세계기행, 개정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영복 선생님이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느낀 단상을 연재한 신문 글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일관된 맥락의 글은 아니지만, 각각의 곳에서 고민한 흔적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새천년을 맞는 와중의 세계 기행이라 벌써 십여 년 전의 글이지만, 아직도 세상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지라 현 시점에서도 곱씹어 볼만 하다. 


마음에 닿았던 글귀 하나(프랑스 파리의 혁명 현장에서의 상념):

소수의 그룹이나 개인에게 전유된 것이 아니라 동시대의 모든 민중들에 의해서 이상이 공유되고 있는 혁명은 비록 실패로 끝난 것이라고 하더라도 본질에 있어서 승리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실패는 그대로 역사가 되고 역사의 반성이 되어 이윽고 역사의 다음 장에서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혁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정신의 세례를 받았는가에 의해서 판가름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바로 이러한 사실 때문에 2,300만 명의 모든 프랑스 국민이 함께 일어선 프랑스 혁명은 실패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근현대사에 점철되어 있는 숱한 좌절을 기억하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아야 합니다. 승리와 패배를 기억하는 방법을 바꾸어 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역사 인식의 전환이기 때문입니다. (139페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First World War : A Very Short Introduction (Paperback)
Michael Eliot Howard / Oxford Univ Pr / 200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시 훌륭한 A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 중의 하나.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배경과 그 진행 상황을 간결하지만 핵심을 짚어 잘 기술했다. 이보다 더 간단한 1차 세계대전에 대한 소개는 찾기 쉽지 않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질 무렵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의 자화상... 무엇을 위해 그리 열심히 살았는지 돌아보니 남은 건 회한과 비인간적 현실 뿐이라는 노작가의 고백과 일갈. 이야기를 지어내는 품이 역시 `황구라`라는 감탄이 나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새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다. 북한이 벌인 일련의 핵실험과 이후 각국의 대응에서 내가 느끼는 것은, 국제 정치가 감정이 아니라 냉정한 실리의 장이라는 것이다. 감정대로 벌이는, 또는 명분만을 위하는 국제 정치는 국제 정치가 아니다. 명분이 있더라도 그것은 실리를 포장하는 '당의'에 지나지 않아야 한다. 


몇 가지 읽은 것들을 정리해 놓는다.


중국의 민족주의에 대한 시사인 기사: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329


요즈 싸드 배치 문제가 심각한데, 김진명의 동명 소설은 어떤지: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을 해야만 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주장을 담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Razor's Edge (Paperback)
서머싯 몸 지음 / Vintage Books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고등시절을 함께 했던 성문종합영어의 추억과 W. Somerset Maugham. 그가 천재라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 훌륭한 문체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가 일품이다. 


소설의 시작은 이러하다:

I have never begun a novel with more misgiving. If I call it a novel it is only because I don`t know what else to call it. I have little story to tell and I end neither with a death nor a marriage. Death ends all things and so is the comprehensive conclusion of a story, but marriage finishes it very properly too and the sophisticated are ill-advised to sneer at what is by convention termed a happy ending. It is a sound instinct of the common people which persuades them that with this all that needs to be said is said. When male and female, after whatever vicissitudes you like, are at last brought together they have fulfilled their biological function and interest passes to the generation that is to come.

But I leave my reader in the air. This book consists of my recollections of a man with whom I was thrown into close contact only at long intervals, and I have little knowledge of what happened to him in between. I suppose that by the exercise of invention I could fill the gaps plausibly enough and so make my narrative more coherent; but I have no wish to do that. I only want to set down what I know of my own knowledge.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ueyonder 2016-02-1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다음의 문장에서 유래했다: The sharp edge of a razor is difficult to pass over; thus the wise say the path to Salvation is hard. (Katha-Upanish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