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e, one of the most striking lessons from precision cosmology is that simple mathematical laws govern our Universe all the way back to its fiery origins. For example, the equations that constitute Einstein's theory of general relativity appear to accurately govern the gravitational force over distances ranging from a millimeter up to a hundred trillion trillion (10^26) meters, and the equations of atomic and nuclear physics appear to have accurately governed our Universe from the first second after our Big Bang until today, 14 billion years after... So precision cosmology highlights the mysterious utility of mathematics for understanding our world. (p. 93)


계속해서 나오는 주제이다. 왜 수학이 우주를 이렇게 잘 설명하는가? 유신론이 지배하던 시기에는 '하느님은 수학자'라는 생각도 있었다. 지금은 이런 생각이 '우주 자체가 수학', 또는 '우주는 수학의 발현'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수학의 유용성 증거가 우주가 수학이라는 증거는 아니다. 우주가 운행하기 위해 수학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다니엘손]. 우주는 계산하지 않는다. 계산이 필요한 것은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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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d and Ruins: The Last Imperial War, 1931-1945 (Hardcover)
Richard Overy / Viking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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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과 이후의 11개 장으로 이뤄져 있다. 처음 1~3장은 전쟁의 전개와 양상에 관한 보통의 전쟁사이다. 중요한 사건과 쟁점을 잘 정리해서 2차대전에 대한 꽤 좋은 요약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의 4~11장은 전쟁의 다양한 면모를 하나씩 떼어내서 다룬다.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아마 이 부분이 저자가 가장 하고 싶은 얘기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3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거의 7달 만에 다 읽었다. 그의 다른 책 <The Bombing War>보다 읽기가 더 힘들었다. 그는 역사학자의 역사학자인 느낌이 있다. 그의 책은 쟁점을 잘 정리하며 기존에 간과됐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데 탁월하지만, 문체가 상당히 건조하고 딱딱해서 대중을 위한 역사서 같지가 않다. 2차대전에 대한 전쟁사를 처음 읽는다면 이 책 말고 앤터니 비버로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이 책으로 오게 될 것이다. 


전쟁사 책을 읽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무엇보다도 책에서 나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이 그렇게 한다. 인간들은 아직도 곳곳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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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도중에 번역판이 <피와 폐허> 1, 2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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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 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하고 현재 MIT 교수이며 200편 이상의 논문을 썼고 이 중 12편은 500번 이상 인용됐다고 저자 소개에 나온다. 대단한 성취를 이룬 이론물리학자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꽤 많은 이론물리학자들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는 이 책에서 '실재reality가 무엇인지'에 대한 그의 지적 여정과 생각을 보여준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임에 틀림 없다. 책의 도입부인 1장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we'll explore the fascinating relations between computation, mathematics, physics and mind, and explore a crazy-sounding belief of mine that our physical world not only is described by mathematics, but that it is mathematics, making us self-aware parts of a giant mathematical object. We'll see that this leads to a new and ultimate collection of parallel universes so vast and exotic that all the above-mentioned bizarreness pales in comparison, forcing us to relinquish many of our most deeply ingrained notions of reality. (pp. 6-7)


그는 이 세상이 수학에 의해 기술될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이 수학'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귀결은 (다양한 종류의) 평행우주이다. 그의 물리학에 대해 내가 뭐라고 할 위치는 아니지만, 수학만 바라보며 산 그의 삶이 이러한 세계관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세상은 수학'과 같은 류의 주장에 대해 울프 다니엘손은 <세계 그 자체The World Itself>에서 의미 있는 반론을 편 바 있다. 이 두 권의 책을 비교하며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난 '세상이 수학'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래도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우주가 수학이라는 생각은 결국 '이 모든 변화가 환상illusion'이라는 결론을 낳는다(p. 13). 이런 주장에 동의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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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4-10-03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학이나 과학으로 우주나 자연 현상의 실체를 알 수 있고, 설명할 수 있는 관점에 동의해요. 하지만 우주가 수학이라고 단정해버리면 여전히 풀지 못한 미스터리한 자연 현상과 과학적 난제(ex: 암흑 물질의 정체)가 왜 있을까요? ^^;;

blueyonder 2024-10-03 19:31   좋아요 0 | URL
수학을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저자의 주장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

공쟝쟝 2024-10-04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는 라깡의 실재 (ㅋㅋㅋ) 저 실재랑 상관있으려나요? ㅋㅋㅋㅋ, 이 페이처 보니 세계 그 잡채 읽어야하는데 라고 ㅋㅋㅋ 뜨끔 ㅋㅋ
우주가 수학이라는 건 꽤나 설득력있는 판타지인거 같습니다. 잘 만들어진 판타지 소설처럼요 :)

blueyonder 2024-10-04 12:39   좋아요 1 | URL
제가 라깡의 실재가 뭔지 모르지만, 단어가 똑같으니 아마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
판타지란 말 좋네요. 저도 판타지라고 생각합니다.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지요. ^^
‘세계 그 잡채‘ 읽어보시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기존의 물리학적 통념을 깨는 내용이 많아서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

공쟝쟝 2024-10-05 10:50   좋아요 1 | URL
기존의 물리학을 몰라서 통념먼저 깨고 들어가도 될까요? ㅋㅋㅋ
마침 읽고 있는 책 2권 66페이지에 이런 일화가 나오네요 ㅋㅋ
-엘렌느는 디너 파티를 주최하는 임무를 맡았다. 실비아가 자조 부인과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레온티예프와 라캉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자조는 가가린의 우주 비행과
‘우주 비행사들의 정신생리학에 관한 소련의 연구에 대해 얘기를 꺼냈 다. 그러자 라캉은 즉시 단호하게 이렇게 말했다. 우주 비행사는 없습니다.˝ 그러자 레온티예프는 라캉이 인간의 첫 우주 비행의 성공을 부 정하면서 소련을 비방하려는 의도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확신하고는 분개하며 증거들을 내놓았다. 라캉은 주저하는 기색도 없이 이렇게 반 박했다. ˝다름아니라 우주가 없기 때문에 우주 비행사는 없습니다. 우 주는 지적 관점입니다.˝ 알렉상드르 코이레의 훌륭한 제자이자 친구인 라캉은 갈릴레오의 물리학적 관점에서 우주는 조화로운 체계로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했을 뿐이었다. 확실히 우주라는 말은 분명 코페르 니쿠스 혁명 이전의 용어에 속했다. 자조는 오해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레온티예프는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당신의 친구 분 은 항상 이런 식으로 말합니까?˝ 라캉은 결코 그의 초대를 받지 못했다.

… 라캉 인성 ㅋ 좀 논란이긴 하지만, 우주라는 판타지는ㅋㅋㅋㅋ 이런 관점인 것 같죠? 그 판타지를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훈련이 필요하고요 ㅠㅠㅋㅋㅋ

blueyonder 2024-10-06 12:02   좋아요 1 | URL
알려주신 일화는 소련에서 우주비행사를 뜻하는 cosmonaut라는 말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조화로운 우주를 뜻하는 cosmos가 근대적 세계관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cosmonaut도 없다는 것이 라캉의 주장(농담?)이고요. 라캉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엿볼 수 있네요. ㅎㅎ

현대 과학이 얘기하는 우주도 충분히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조화‘라는 전근대적 개념이 들어가지 않아도요. 우리가 우주에 존재할 수 있는 확률은 극히 작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 이렇게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앗, 여기에도 cosmos란 단어가 쓰였네요. ㅋㅋ ‘조화‘가 전근대적이니 뭐니 해도 우리가 우주에 대해 느끼는 경이로움을 ‘조화‘라는 단어로 표현해도 된다는 얘기겠지요. ㅎㅎ

<코스모스> 책은 순서대로 읽지 마시고 흥미가 가는 아무 챕터나 펴셔 읽으시기 바랍니다. ^^

공쟝쟝 2024-10-07 14:10   좋아요 1 | URL
깨알 팁까지 감사합니다 ㅋㅋㅋ 코스모스를 사야겠군요. 일단은...?
 
왜 전쟁까지 -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와 세계의 길 사이에서
가토 요코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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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고등학생을 주 대상으로 한 강연을 묶은 책.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마주한 선택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이 책의 주제는 '왜 일본이 결국 전쟁을 선택했나'이며, 이를 살펴보기 위해 만주사변 이후에 국제연맹의 주도로 만들어진 리튼 보고서의 내용, 독일-이탈리아-일본이 맺은 삼국군사동맹, 그리고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진주만 기습 전 진행된 미일 교섭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다. 


읽기 전에 강연록인 것을 몰랐고 그 대상이 일본의 고등학생을 것을 몰랐다. 미·영과의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왜 일으키게 되었는지에 대해 철저히 일본의 관점에서 분석하므로 전쟁 전의 조선 침략에 관한 내용은 없다. 조선은 당연히 일본의 일부로 치부된다. 읽기 전의 기대와 달라서 별점을 세 개만 준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자신들이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했다는 의견이 많은 모양이다. 그러니 전쟁 말고 좀 더 합리적인 다른 대안이 있었다는 저자의 주장이 호평을 받는다. 책 부제에 나와 있는 "세계의 길"은 일본이 침략을 (완전히) 포기하는 길이 아니다. 당시의 열강(미·영)에 좀 더 양보하고 협상하는 길이다. 저자의 주장은 당시 미·영의 제안이 언론과 군부가 언급했듯 그렇게 일본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지 않았으며 긍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일본이 합리적인 선택을 해서 태평양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우리는 상당 기간, 아니면 지금까지도 일본 연방의 일부일지 모른다. 일본이 중국에서 철병하고 만주에서 이익을 챙기는 것에 만족했다면, 우리가 독립할 수 있었을까. 지금도 친일 매국노들이 이렇게 날뛰는데? 일본 지배 하에서는 독립투사들이 그야말로 철없는 극단주의자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일본은 수많은 희생을 낳은 파멸의 길로 갔다. 일본에서도 언젠가는 침략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바탕으로 타국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는 정부가 들어서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더욱 퇴행을 거듭하는 지금으로 봐서는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그것이 일본의 불행이고, 옆에 사는 우리의 불행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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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 <About Time>에도 나왔던 곡. 

How long will I love you? As long as stars are above you. And longer if I can...


연약함 속의 위대함을 다시 생각한다. 유한하지만 영원함을 갈구하는... 하지만 별도, 계절도, 파도도 영원하지는 않다. 딱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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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