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seems to me that there are severe discrepancies between what we consciously feel, concerning the flow of time, and what our (marvellously accurate) theories assert about the reality of the physical world. These discrepancies must surely be telling us something deep about the physics that presumably must actually underlie our conscious perceptions--assuming (as I believe) that what underlies these perceptions can indeed be understood in relation to some appropriate kind of physics. At least it seems to be clearly the case that whatever physics is operating, it must have an essentially time-asymmetrical ingredient, i.e. it must make a distinction between the past and the future. (p. 304)


왜 시간대칭적인 물리법칙들이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의 흐름과,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와 미래를 만드는가? 보통 엔트로피를 이에 대한 답으로 많이 얘기하지만, 펜로즈는 그렇게 간단히 넘어가지 않는다. 낮은 엔트로피에서 시간을 과거로 돌려도 높은 엔트로피를 얻는다는 것이다. 위상공간을 이용한 논증이다. 그러니 시간의 흐름은 엔트로피의 증가 때문이라고 얘기하지 말자. 즉, 과거와 미래, 또는 시간의 방향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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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 'pale blue dot'의 의의. 우주 속 인간의 의미. 지구의 소중함. 


광대한 빈 공간의 우주, 그 속에 떠 있는 티끌 같은 먼지 위의 존재인 우리. 


That's here. That's home. That's us. On it everyone you love, everyone you know, everyone you ever heard of, every human being who ever was, lived out their lives. The aggregate of our joy and suffering, thousands of confident religions, ideologies, and economic doctrines, every hunter and forager, every hero and coward, every creator and destroyer of civilization, every king and peasant, every young couple in love, every mother and father, hopeful child, inventor and explorer, every teacher of morals, every corrupt politician, every "superstar," every "supreme leader," every saint and sinner in the history of our species lived there--on a mote of dust suspended in a sunbeam. 


The Earth is a very small stage in a vast cosmic arena. Think of the rivers of blood spilled by all those generals and emperors so that, in glory and triumph, they could become the momentary masters of a fraction of a dot. Think of the endless cruelties visited by the inhabitants of one corner of this pixel on the scarcely distinguishable inhabitants of some other corner, how frequent their misunderstandings, how eager they are to kill one another, how fervent their hatreds. Our posturings, our imagined self-importance, the delusion that we have some privileged position in the Universe, are challenged by this point of pale light. Our planet is a lonely speck in the great enveloping cosmic dark. 


In our obscurity, in all this vastness, there is no hint that help will come from elsewhere to save us from ourselves. The Earth is the only world known so far to harbor life. There is nowhere else, at least in the near future, to which our species could migrate. Visit, yes. Settle, not yet. Like it or not, for the moment the Earth is where we make our stand. It has been said that astronomy is a humbling and character-building experience. There is perhaps no better demonstration of the folly of human conceits than this distant image. To me, it underscores our responsibility to deal more kindly with one another, and to preserve and cherish the pale blue dot, the only home we've ever known.

- Carl Sagan, Pale Blue Dot,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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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가속팽창을 설명하는 우주상수가 상수가 아닌 변수라는 연구결과가 점점 지지를 얻는 모양이다. 오늘 뉴스에 나온 연세대 이영욱 교수의 연구도 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영욱 교수는 예전에 가속팽창 자체를 부인--암흑 에너지의 비존재--를 주장한 바 있다. 오늘 뉴스에 따르면,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얻어낸 결론은 우리 우주가 이미 감속팽창에 들어섰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로 과학계에서 인정된다면, 가속팽창 발견에 수여됐던 노벨상을 부인하는 결과이니 엄청난 업적이 맞다. 


오늘 나온 연구결과를 설명하는 동영상은 아직 없지만, 관련 이슈를 설명하는 25.04.27에 올라온 '우주먼지'의 동영상을 올려둔다. 


뉴스 링크: 우주는 지금, 가속 아닌 감속팽창... 천문학계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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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민간인의 살상을 낳았던 고고도 전략폭격은 2차 대전 중 탄생했다. 처음으로 전략폭격을 수행했던 폭격기 승조원 또한 막대한 희생을 치렀다. 제트기와 미사일로 인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역사이다. <Masters of the Air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는 영국에 기지를 두고 독일 점령 지역 및 독일 본토 폭격을 맡았던 미국 제8 공군에 대한 이야기이다. 국역판은 2권으로 나뉘어 출간됐다. 전쟁사 전문 번역가가 맡아서 번역은 전반적으로 깔끔해 보인다. 


  This was an air front. From recently built bases in East Anglia, a new kind of warfare was being waged--high-altitude strategic bombing. It was a singular event in the history of warfare, unprecedented and never to be repeated. The technology needed to fight a prolonged, full-scale bomber war was not available until the early 1940s and, by the closing days of that first-ever bomber war, was already being rendered obsolete by jet engine aircraft, rocket-powered missiles, and atomic bombs. In the thin, freezing air over northwestern Europe, airmen bled and died in an environment that no warriors had ever experienced. It was air war fought not at 12,000 feet, as in World War I, but at altitudes two and three times that, up near the stratosphere where the elements were even more dangerous than the enemy. In this brilliantly blue battlefield, the cold killed, the air was unbreathable, and the sun exposed bombers to swift violence from German fighter planes and ground guns. This endless, unfamiliar killing space added a new dimension to the ordeal of combat, causing many emotional and physical problems that fighting men experienced for the first time ever. (p. 2)

  이스트앵글리아는 항공전에 있어서 최전선이었다. 이곳에 세워진 지 얼마 안 된 항공기지들은 '고공 전략폭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수행하는 곳이었다. 고공 전략폭격은 전쟁 역사상 유례도 없었고, 앞으로 다시 반복될 수도 없는 지극히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장기적이고 전면적인 전략폭격 전쟁에 필요한 기술은 1940년대 초반까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 전례 없는 전쟁이 끝나갈 무렵, 이 기술은 제트엔진 항공기, 로켓추진 미사일, 원자폭탄의 등장으로 이미 구식이 되었다.

  폭격기 승무원들은 북서 유럽 상공의 차갑고 희박한 공기 속, 역사상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환경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항공전은 1만 2,000 퍼트(3,600미터) 상공에서 벌어졌으나, 이 새로운 항공전은 그보다 2, 3배 높은 고도에서 벌어졌다. 성층권에 가까운 이곳의 환경은 폭격기 승무원들에게는 적보다 더 치명적이었다. 하늘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웠지만, 기온은 살인적일 만큼 춥고, 대기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밀도가 낮았다. 그리고 눈부신 햇살 속에 노출된 폭격기들은 독일 전투기와 대공포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익숙지 않은 이 끝도 없는 살인 공간은 전투로 인한 시련과는 또 다른 차원의 시련을 안겨주었으며, 지금껏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수많은 정신적 및 신체적 문제를 야기했다. (1권 11~12 페이지)

In October 1943, fewer than one out of four Eighth Air Force crew members could expect to complete his tour of duty: twenty-five combat missions. The statistics were discomforting. Two-thirds of the men could expect to die in combat or be captured by the enemy. And 17 percent would either be wounded seriously, suffer a disabling mental breakdown, or die in a violent air accident over English soil. Only 14 percent of fliers assigned to Major Egan's Bomb Group when it arrived in England in May 1943 made it to their twenty-fifth mission. By the end of the war, the Eighth Air Force would have more fatal casualties--26,000--than the entire United States Marine Corps. Seventy-seven percent of the Americans who flew against the Reich before D-Day would wind up as casualties. (p. 7)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을 말하자면, 1943년 10월 당시 제8 공군 폭격기 승무원 중 무사히 파견 기간(비행 임무 25회)을 마친 것은 전체 인원의 4분의 1도 안 된다. 작전에 참가한 대원 중 3분의 2는 작전 중 사망하거나 적의 포로가 될 팔자였고, 17퍼센트는 심각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부상을 입거나 영국 내에서 항공기 사고로 사망할 운명이었다. 1943년 5월, 영국에 도착한 이건 소령의 폭격전대원 중 25회의 작전 임무를 무사히 마친 비율은 14퍼센트에 불과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제8 공군의 전사자 수는 무려 2만 6,000명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병대의 전사자 수보다 많았다. '노르망디상륙작 전Normandy invasion 이전까지 독일에 대항해 출격한 미국 항공병 중 무려 77퍼센트가 죽거나 부상당했다. (1권 20 페이지)


애플 TV에 이 책을 기반으로 한 동명의 미니시리즈가 있다(2024년 1월 26일 처음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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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15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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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비슷하게 진행되다가 드라마로 끝이 난다. 뱃사람들이 초원이라고 부르는 잔잔한 바다, 갑자기 폭풍이 일어나는 사나운 바다, 그 속에 숨어 있는 악마 같은 흰 고래. 이 모두 자연의 한 모습이다. 몇 년씩이나 땅을 밟지 않고 바다에 머무는 고래잡이 뱃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간접체험하다가 결국 자연에게 압도된다. 인간은 왜 자연과 대결하고자 하는 것일까. 헛될지라도 흰 고래와의 대결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는 에이해브 선장의 모습은 한계를 넘어서려고 분투하는 인간의 숭고함인가 아니면 광기인가. 그 장엄함에 존재의 비극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역사는 자연 정복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인간들은 자연의 물질적 제약을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 왔다. 이제 인간은 자연을 압도하여 권력을 마구 휘두르다가 오히려 자신의 생존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인간의 어리석음이고, 압도당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자연의 위대함이다. 


책은 매우 다층적이다. 야만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의 고귀함부터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악함, 거기에 얽힌 인간 문명의 위대함과 어리석음까지. 결국 느끼는 것은 만물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천지불인天地不仁', 그저 그뿐이다. 


참고로, 난 이 책보다 <하트 오브 더 씨> 영화를 먼저 봤는데, 두 이야기는 괴물 흰 고래가 나온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난파한다는 것 외에 줄거리상 큰 공통점은 없다. 영화에 멜빌이 등장인물로 나와서 난 <모비 딕>의 주요 줄거리가 <하트 오브 더 씨>와 상당 부분 겹치지 않나 생각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책 속 몇 구절:


  향유고래가 평상시 헤엄치는 자세를 보면 머리 앞면이 수면과 거의 수직을 이룬다는 걸 알 수 있다. 앞면의 아랫부분은 돛의 아래 활대 같은 아래턱을 끼운 긴 구멍을 더 깊숙이 들여놓기 위해 상당히 뒤로 기울어졌으며, 입은 머리 바로 아래쪽이라 사람으로 치면 입이 턱 밑에 있는 셈이다. 그뿐 아니라 고래는 겉으로 드러난 코가 전혀 없고, 그나마 있는 코(분수공)는 머리 위에 있으며, 눈과 귀는 머리 양쪽으로 전체 몸길이의 3분의 1 지점에 달렸다. 그러므로 이제 향유고래의 머리 앞부분에는 아무 기관이 없고 어떤 민감한 것도 돌출되지 않은, 그야말로 무신경하고 꽉 막힌 벽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89~90 페이지)

  영원토록 경뇌유를 짤 수 있다면! 하지만 나는 오래 반복된 경험을 통해 인간이란 어떤 경우에도 결국 자신이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한 환상을 낮추거나 최소한 변경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행복은 지성이나 공상이 아닌 아내와 사랑, 침대, 식탁, 안장과 난롯가, 시골 같은 곳에 놓아야 한다. 나는 이제 이런 것들을 모두 깨달았기 때문에 기름통을 영원토록 짤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밤에 그리는 환상의 상념 속에서 나는 줄지어 선 천사들이 저마다 경뇌유 통에 손을 담그고 있는 천국을 봤다. (210 페이지)

숭고한 비극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은 근원을 알 수 없는 신들의 계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므로 건초를 말리는 반가운 태양과 부드러운 심벌즈 소리처럼 은은한 가을의 보름달 앞에서도 이것만은 인정해야 하는데, 신들도 늘 즐거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날 때부터 인간의 이마에 새겨진, 지워지지 않는 슬픈 낙인은 다름 아닌 그것을 새긴 자들의 슬픔의 흔적이다. (282~283 페이지)


<"입이 턱 밑에 있는 셈"이라고 멜빌이 묘사한 향유고래의 모습. 고래에는 수염고래와 이빨고래의 두 소목이 있는데, 향유고래는 이빨고래 중 가장 큰 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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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10-10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하트 오브 더 씨>가 모비딕을 오마주한 작품인줄 알았는데 모비딕을 읽다 보니 중간에 고래와의 사투를 소개하는 글에서 모비딕 보다 이전에 발생한 실제 사건으로 묘사되고 있더군요.


blueyonder 2025-10-10 17:5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실제로 발생했던 포경선 에식스 호의 얘기에서 멜빌이 영감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살아남은 선원에게 얘기를 듣는 멜빌의 모습이 영화에서 그려져서, 전 <모비 딕> 소설이 실화에서 영향을 더 많이 받았는 줄 알았습니다.

서곡 2025-10-15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트 오브 더 씨 영화 봤는데 내용은 가물가물하네요...옛날 영화 모비딕이 있더라고요

blueyonder 2025-10-15 14:36   좋아요 1 | URL
저도 이제 영화 봤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 그래도 엄청난 크기의 고래가 범선을 침몰시키는 과정을 놀라는 마음으로 봤던 것 같습니다.
모비딕 영화도 있었던 모양이군요. 이것도 나름 재미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