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 & 아퀴나스 : 신앙과 이성사이에서 지식인마을 26
신재식 지음 / 김영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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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스럽다. 책의 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통해 현대사회에 다양한 모습으로 재현되고 있는 신앙과 이성의 문제를 새롭게 조명한다! 

중세의 그리스도교 신학에 대해 두 명의 거장을 통해 알아본다는 점은 그럭저럭 성취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두 거장이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했다는 점 외에 현대의 종교와 과학간 갈등의 해결에 어떠한 통찰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빈약한 기술만이 있을 뿐이다.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 신학의 본질에 대한 반복적인 기술(이해하기 위해 믿는다 vs. 믿기 위해 이해한다) 후, 조심스럽게 내놓는 결론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둘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진리를 단 한 가지로만 파악할 수 있다는 오만을 버리는 것이다. 과학만이 진리라는 과학만능주의 또는 과학적 제국주의와, 종교만이 진리라는 성서문자주의나 근본주의를 고수하는 일은 우리를 광기와 무지로 몰아가는 것이다. 종교나 과학은 자연과 인간의 세계를 설명하는 각각 독특한 은유metaphor로서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삶에는 종교, 과학, 예술,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가 겹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종교와 과학이 서로를 보는 눈이 더 겸손해질 수 있을 것이다. 종교와 과학은 인간의 삶과 인류 문화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 둘은 인간이 비상하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두 개의 날개다. 날개 하나로 하늘을 나는 새를 보았는가? (226~227쪽)

그럼 창조론-진화론 논쟁은 어떻게 바라보라는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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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5-04-08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3년에 출간된 `예수와 다윈의 동행`이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진일보.
 
온 삶을 먹다 - 대지의 청지기 웬델 베리의 먹거리, 농사, 땅에 대한 성찰
웬델 베리 지음, 이한중 옮김 / 낮은산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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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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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삶을 먹다 - 대지의 청지기 웬델 베리의 먹거리, 농사, 땅에 대한 성찰
웬델 베리 지음, 이한중 옮김 / 낮은산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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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의 도래는 다른 무엇보다, 농업이 무상의 태양에너지에 거의 전적으로 기대다가 이제는 돈이 드는 화석연료에 철저히 의존하는 상태로 변화함을 알리는 신호였다. 하지만 1950년의 나는 당시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값싼 연료의 공급에 한계가 있을지 모른다고 어렴풋이 지각하게 되기까지 여러 해를 보내야 했다.
그 무렵 우리는 한계를 모르는 환각의 시대에 접어든 셈이었는데, 그럴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내 할아버지는 한계의 세계에서 그것을 겪고 목격하는, 한계의 삶을 살았다. 나는 ... 일손을 줄이는 기계와 무한하고 값싼 화석연료의 세계에 빠져들고 만 것이었다. 이 세상에서 한계는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불가결한 것임을 다시 알게 되기까지는 여러 해 동안의 독서와 사고와 경험이 필요했다.-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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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궤도 2 - 하얀 비행기 신의 궤도 2
배명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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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네가 은경이를 만난 게 우연이라고 생각했나? 헤어져도 헤어져도 김은경이 자꾸만 자네 앞에 나타나는 게 무슨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혹시 신께서 은경이를 자네한테 보내시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 적도 있나? 안됐네만 그거 다 내가 한 일이야.-272쪽

소모품이라고는 하지 않겠네. 누구처럼 자네나 은경이를 우습게 생각해본 적도 없어. 난들 안 그렇겠나. 신 앞에 서면 우리 모두가 부속품처럼 보이게 마련이거든.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삶이 전부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은 비행기 유목을 할 운명이었을 거고,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운명이었을지도 모르지. (중략) 그렇게 살아온 삶들이 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네. 그렇지 않나? 자네들도 마찬가지야. 누군가가 미리 정해둔 삶을 살았다고 해서 그게 우스워 보이는 건 아니지.-274쪽

두려움이 사라지고 전율이 온몸을 감쌉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경라 언니도, 나니예도, 바클라바도, 그리고 아빠도. 그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비로소 내가 됩니다. 그곳에서 나는 나를 만납니다. 진짜 나를. 나는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내 영혼이 우주를 향해 날아가고 있습니다.-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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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궤도 2 - 하얀 비행기 신의 궤도 2
배명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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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년 후의 어떤 세계를 그렸다는 점에서 인상적이긴 합니다. 인류 진화의 미래, 선과 악의 문제, 사랑, 인생의 의미, 신실함, 종교의 문제에 대한 얘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제법입니다. 전작 '타워'와 함께 배명훈 표 SF라고나 할까요. 뭔가 새로운 SF에요. 썰렁한 유머도 가끔 들어가 있고, 현 사회에 대한 풍자도 있는... 전쟁사나 비행기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마 표지 그림 때문에라도 보시지 않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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