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사이언티스트> 특별기사(2016.09.03)의 두 번째 주제는 '의식은 무엇인가?What is consciousness?'이다. 앞의 주제와 연결되는 이야기로서, 정말로 존재하든 시뮬레이션으로 존재하든, 결국 이 모든 것을 경험하는 '나'는 있다는 얘기인데, 이 '나'라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우리는 '나'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너무나 확실히 잘 알고 있다. 데카르트가 말했듯이 '나'는 물질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불멸의 영혼'일까? 아니면 단지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 정보를 처리할 목적으로 만든 뇌로 인한 부산물일까? 과학에서 무엇이라고 생각할지는 아마 누구나 짐작할 것이다.
결국 '나'라는 느낌, 넓게 얘기하면 '의식'이라는 것은 실체라기 보다는 환상, 신기루라는 것이 과학적 입장인데, 그럼 뇌가 어떻게 이러한 '의식'을 만들어내는지 이해하는 것이 과학이 시도하는 바가 되겠다. 뉴런으로 이루어진 물리적 네트웍이 어떻게 물질세계 밖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만들어내는가? 이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 결코 과학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일 수도 있다. 이 어려움을 뉴욕 대학의 토머스 네이글Thomas Nagel 교수는 1970년대에 이렇게 말했다: '박쥐 뇌의 모든 물리적 작용을 이해할지라도 박쥐인 것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박쥐 뇌를 완벽히 이해할지라도 내가 박쥐가 된 느낌을 알 수는 없다, 내가 박쥐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내가 남이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학은 '내'가 '환상illusion'일 뿐이라고 말한다. 뇌가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라는 의미에서 그렇다.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도 '나'는 환상인 것이 맞다. 나는 '우주'이다. 하지만 우리는 '내'가 우주와는 별개인 존재, 우주를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존재처럼 생각한다. 이것은 마치 내 손을 바라보면서 나와는 상관 없는 객체로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과학은, 내가 죽은 후 뇌와 몸이 사라지면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주'는 남아 있다. 이것은 과연 '내'가 사라진 것일까?